청정국가 부탄, 전기차 보급 재점화 되나
  • 이건오 기자
  • 승인 2018.07.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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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은 히말라야에 위치한 산악국가로 독특한 문화와 정책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나라다.

2014년 도입한 전기차 육성정책 최근 다시 주목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부탄은 헌법을 통해 전 국토의 60% 이상은 산림지역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더불어 통상 여러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경제개발 개념 중 GDP 대신에 GNH(Gross National Happiness) 지표를 도입해 국가의 모든 정책 방향은 최종 GNH의 각 평가 지표를 통과해야 실행이 된다.

유럽의 알프스처럼 산악 국가이며 오염되지 않은 자연과 공기, 고유한 전통문화로 전 세계에 부탄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최근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도 팀부(Thimpu) 등 도시를 중심으로 차량이 늘어나 도시 내 매연이 심해지고 있으며, 그 수준은 청정국가 이미지를 상실할 정도다. 또한, 국가 재정이나 개인소득에 비해 대부분 자동차에 소요되는 화석연료 비용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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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본 브랜드 전기차 [사진=KOTRA]

부탄은 GDP의 25%를 차지하는 수력발전을 통한 전력생산으로 자체 수요를 충당하고 인도로 전기를 수출하는 나라다. 이에 따라 수입연료 대신에 자체 전기를 이용한 전기 자동차 도입은 자연스러운 정부 정책으로 자리 잡게 됐다.

부탄은 2014년 최초로 전기차 도입 정책을 시행했다. 신차 및 3만km 이하 중고 전기차도 수입가능하다. 일본 닛산 및 인도의 마힌드라 레바(Mhindra Reva)와 양해 각서를 체결하고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닛산은 브랜드 리프(Leafs) 3대를 무상 기증하기도 했다.

2015년 이후 미쓰비시, BMW, 테슬라 등의 기업과도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 미쓰비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1대와, 전기차 1대를 정부에 기증했으며, 테슬라는 부탄 총리에게 1년간 테스트용으로 전기차 1대를 제공했다. 그간 100여대의 전기차가 등록됐고, 현재 등록된 자동차는 3만대 정도로 파악된다.

2016부터 현재까지 부탄의 전기차 시장을 살펴보면, 초기의 야심찬 계획과는 다르게 그동안 지지부진한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이후 현재까지 부탄의 전기차 등록대수는 초기 등록된 전기차 100여대에서 정체된 상황이다. 또한, 전기차 충전소도 초기 설치한 전국 5대 이외에 추가된 곳이 없다.

이렇게 전기차 도입이 부탄 정부의 최우선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부탄의 일반 국민들의 소득 수준에 비해 전기차 가격이 너무 높은 현실과 전국의 충전소도 고작 5개에 불과한 점 등 제반 인프라 부족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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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의 수도 팀부에 있는 전기차 충전소 [사진=KOTRA]

부탄은 1인당 국민 소득이 3,000불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대부분 농업, 축산 인구로 구성돼 있다. 정부의 재정 수입 또한 인도에 수출하는 전기와 관광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등 제한적이며, 복지국가 개념이 정책에 많이 반영돼 있어 무상 의료, 무료 교육 등에 지출이 많아 정부의 관련분야 재정 지출에도 한계가 있다.

올해 부탄 정부에서는 지구환경기금(GEF : Global Environment Facility)의 도움으로 23개의 전기차 충전소와 300대 이상의 전기차를 신규로 도입하는 계획을 착수했다. 충전소는 그동안 수도인 팀부와 공항인 파로시에 집중됐으나 수도에 추가로 12개가 배치되고 기타 국경도시나 내륙 지방 등 전국에 걸쳐 충전소를 설치한다. 이러한 조치를 통해 전기차 보급을 전국화 하는데 의의가 있다.

또한, 전기차 구매자에게는 차량 구입대금의 20%를 보조금으로 지급하고 차량 가격의 최대 50%까지 융자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정책은 주로 택시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돼 택시 사업자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KOTRA 김종원 방글라데시 다카무역관은 “부탄은 이제 전기차 도입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러한 제도 시행과 더불어 관련법과 규정을 정비하려는 노력을 볼 때 향후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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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탄의 전기차 충전소 안내판 [사진=KOTRA]

이어 “4륜 구동 전기차뿐만 아니라 2륜 구동, 전동 카트 등 풍부한 전기를 이용한 친환경 이동 수단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탄의 수득수준에 비춰 아직도 전기차 구입에 일반인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언급한 김 무역관은 “반면 일단 전기차를 구입하면 값싼 전기료 때문에 연료비가 거의 없다시피 해 일반인들의 전기차 구입비용을 줄여 주는 것이 정부의 관심사항이고 일반 소비자의 바람”이라며, “이에 따라 대기업의 비싼 전기차 보다는 중소기업이 자체 개발한 저가의 실용적 전기차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이어 “2014년 첫 전기차 도입 이후 어느 정도 시간도 지났고 중고 전기차도 도입된 만큼 향후 전기차 배터리 및 전기차 수리 관련 서비스 분야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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