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통합 기술력으로 진화하는 ‘세이프티 산업’
  • 월간 FA저널
  • 승인 2014.10.14 08: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합’으로 안전 및 생산성 확보하다!
최근 국내 산업현장에서 끊이지 않는 안전사고 문제로 인해 산업현장에서의 ‘안전’이 부각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등과 같은 사고를 통해 안전에 대한 관심과 주의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임을 전 국민이 자각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산업자동화 업계의 대응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기존의 ‘안전’은 위험성을 제거하는 역할이 주가 됐다고 하면, 최근에는 위험성 제거에 더해 생산성 극대화의 역할이 추가됨에 따라 차별화 세이프티 솔루션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기조를 반영해 산업자동화 업계 또한 생산제어 시스템에 안전 솔루션을 통합함으로써 생산현장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는 ‘통합 세이프티 솔루션’을 개발 및 출시함으로써 변화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FA저널에서는 8월호 기획특집을 통해 산업자동화 업계의 통합 세이프티 솔루션 적용 관련 변화를 파악하고 나아가 향후 시장 확장을 위한 전략 및 방향에 대해 알아봤다.


이 민 선 기자


몇 해 전부터 자동화 업계의 화두는 단연 ‘통합’이다. 복잡한 제조현장을 통합 시스템으로 구성함으로써 제조사들은 일관성 있는 시스템 구성으로 작업 효율성 및 유연성 극대화를 실현한다.


이러한 트렌드는 ‘세이프티’ 산업에도 적용돼 기존 세이프티 솔루션이 통합 세이프티 솔루션으로 진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미 유럽, 북미 지역은 엄격한 안전보호 요구를 폭넓게 적용함으로써 통합 세이프티가 FA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상황으로 안전에 대한 높은 시각적 수준을 증명하고 있다. 특히 유럽 제조사들의 경우, 생산성 개선을 위한 ‘안전’ 확보를 명시하고 있어 기계 안전에 대한 요구가 더욱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한국의 ‘안전’ 수준은 어떨까?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산업재해 사망자수가 2011년 2,100여명, 2012년 1,800여명, 지난해에는 1,900여명으로 지난 10여년간 OECD 국가 중 산재 사망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한국의 산재 사망률이 독일과 일본의 5배에 다다르며, 미국에 비해서도 3배를 상회하는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통계가 확인시켜주듯이, 이번 특집을 진행하면서 대부분의 업체들은 국내 안전수준 및 세이프티 솔루션 적용과 관련해 ‘아직’이라는 한결같은 입장을 내놨다.

로크웰오토메이션의 박병준 차장은 “과거에는 세이프티와 관련해 문의조차 없었던 것에 비하면, 최근에는 크고 작은 사건들로 인해 안전확보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는 일부 대기업에서 세이프티 솔루션 적용을 강화하는 추세 정도로, 중소 규모의 업체들은 비용증가 등을 이유로 아직 세이프티 솔루션 적용에 대해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오므론제어기기의 임영명 대리 또한 로크웰의 박 차장과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임 대리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수출장비 또는 LCD/OLED 생산 회사를 제외하고는 세이프티 시스템 자체를 전문적으로 적용하는 곳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자동차, 반도체, 가전, 철강 등의 회사들도 조금씩 세이프티 적용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아직’ 세이프티 산업이 눈에 띄는 ‘성장’은 관찰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다 안전한 환경 조성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국의 안전보호 요구의 적용은 유럽, 미국 등과 비교해 10년가량 늦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안전수준에 대해 비관할 일만은 아니다. 최근 국내에서 발생된 빈번한 안전사고를 통해 제조사들은 안전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몇몇 대기업에서 현장의 안전확보를 위해 다양한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난해에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자율안전확인신고제를 확대 적용함에 따라 로봇 장비를 적용하는 사업장에서는 신고의 의무가 강제화됐다. 또한 국내 세이프티 인증인 KCs 또한 안전인증과 자율안전확인신고로 구분되는 의무를 확대 적용키로 했다. 안전인증은 8종에서 11종으로, 자율안전확인신고는 3종에서 25종으로 적용 범위가 넓어졌으며, 산업용 로봇군도 강제적으로 KCs 인증을 획득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 또한 국외의 강화된 안전 규정 적용 추세에 따라 세이프티 솔루션 적용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계 안전 제어 시스템의 설계 및 실행을 위한 요구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안전규격이 기존 EN 954-1에서 EN ISO 13849-1, EN/IEC 62061로 교체 및 의무화됐다. EN ISO 13849-1은 PL a, PL b, PL c, PL d, PL e 등 5개의 성능 수준으로 나뉘며, 각각의 조건에 따라 기계 안전 제어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또한 EN/IEC 62061은 기계 안전 무결성 규정으로 SIL1, SIL2, SIL3 등 3개의 수준으로 나뉜다.


이처럼 국제 규정의 교체에 따라 유럽 장비 설계 제조사들의 경우 세이프티 솔루션 준수 및 적용을 강화해야 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더불어 국외 수출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기업들의 경우 특히 ‘통합’ 세이프티 솔루션 적용의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기존 세이프티와 차별화된 ‘통합 세이프티 솔루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다양한 조건에서 최근 국내외 산업현장은 보다 안전하게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안전’에 ‘통합’의 옷이 입혀지면서 일관성, 효율성, 경제성, 생산성 등의 요소가 추가되고 있다.


기존의 세이프티 솔루션은 세이프티 릴레이, 분리형 세이프티 컨트롤러 등의 사용을 통해 복잡한 시스템 구성과 비용증가 등의 단점이 지적돼 왔다. 이러한 경우 일반 제어 제품군에 추가로 세이프티 제어 제품군을 추가함으로써 초기 투자비용 증가는 물론이고 추가되는 하드 와이어링, 컴포넌트 등으로 인해 세이프티 솔루션의 복잡성을 가중시켰다. 이러한 이유로 기존에 세이프티를 적용하고자 했던 제조사들의 경우 세이프티 솔루션에 대해 ‘비용증가’에 대한 우선적인 우려를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통합 솔루션’의 적용이 확대됨으로써 세이프티 시장에도 ‘통합’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통합 세이프티 솔루션은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스탠더드 및 세이프티 제어가 가능한 시스템으로서 ‘통합’으로 언급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통신, 소프트웨어까지 통일화해 제공돼야 한다.


이미 통합 솔루션 제공을 위해 기술력을 확보해온 기존의 FA 업계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이프티 시스템까지 통합함으로써 높은 세이프티 기술 수준을 보유한 상황이다.


세이프티 솔루션을 공급하는 업체들이 인식하는 ‘통합’은 무엇일까? 기존에 세이프티 솔루션을 공급해오던 업체들은 ‘통합’과 ‘토털’을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 차이는 이렇다. ‘토털’ 솔루션으로 세이프티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 스탠더드와 세이프티가 통합된 PLC를 기본으로 이와 관련한 세이프티 I/O, HMI, 드라이버 등을 공유 네트워크 통신과 함께 제공하는 것이다.


반면, ‘통합’ 세이프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경우는 세이프티 기술 자체를 기존 제품군에 내재화함으로써 통합을 실현하고 있다.


세이프티 업계의 화두 ‘생산성’

각각 다른 명칭 및 기능으로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통합 세이프티 솔루션은 최근 안전은 물론이고 경제성 확보를 위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지멘스인더스트리의 이광무 부장은 “통합 환경에서의 작업을 통해 시간 및 비용절감이 가능한 솔루션이 바로 통합 세이프티 솔루션”이라며, “공유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함으로써 데이터와 프로젝트의 통합관리가 가능하고, 통합 인터페이스의 사용을 통한 잠재적 오류의 최소화, 그리고 다운타임 감소, 제품 품질 향상 및 가용성 증대 등 다양한 이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업체들이 인식하는 통합 세이프티 솔루션의 장점은 궁극적으로 생산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귀결되고 있다.


실제로 이번 특집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한 대부분의 업체들도 세이프티 솔루션 적용을 통한 경제성 및 경쟁력 확보에 대해 강조했다.

사실, 안전의 중요성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이다.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세월호 사고 등의 예를 통해 안전 문제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때의 사회, 경제, 국가적 손실을 판단할 수 있다.


업계가 강조하는 안전 확보의 경제성은 이와 같은 맥락이다. 당장의 투자비용은 증가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비용절감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핵심이 바로 ‘안전’이라는 것이다. 더불어 최근 업계는 보다 ‘경제적인’ 안전확보를 위해 ‘통합’ 세이프티 솔루션을 강조하고 있다.


이 외에도 통합 세이프티 솔루션은 최근 유지보수 등의 분야에 적용이 확대되며 생산성 향상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확보하고 있다.


필츠코리아의 고설린 대리는 “기존 장비의 효율성 및 활용도 향상을 위한 리트로핏(Retrofit)과 세이프티 업그레이드 등을 위해 통합 세이프티 솔루션의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장비의 노후화, 유지보수 등을 위해 세이프티 솔루션을 적용하는 경우도 생산성 향상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세이프티와 관련한 전반적인 컨설팅 제공

한편, 생산성 향상만큼 업계에서 강조하는 사항이 또 있다.


ABB코리아의 오정훈 대리는 “통합 세이프티 시스템 제공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사항 중 하나는 세이프티와 관련한 전반적인 컨설팅 및 핸들링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인력 확보”라고 강조했다.


통합 세이프티 시스템은 기존 단품에 추가되는 구성이 아닌 하나의 일관된 시스템으로 제공됨으로써 일반 제어는 물론이고 세이프티 제어까지 동시에 가능한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때문에 업계는 TUV 인증을 획득한 전문 엔지니어를 확보하거나, 세이프티 기술과 관련한 인력양성을 위해 교육 및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로크웰의 경우 본사 차원에서 TUV 인증을 획득한 엔지니어를 확보함으로써 세이프티 솔루션 적용과 관련한 전반적인 컨설팅 및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로크웰의 박 차장은 “통합 세이프티 솔루션 제공에 앞서 당사는 세이프티 전문 엔지니어를 통한 밸리데이션(Validation)은 물론이고 인증 획득 등 시스템 구축과 관련한 전반적인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며, “세이프티 전문인력 확보를 위해 트레이닝 및 테스트 과정을 통한 양성에도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츠 또한 안전 컨설팅을 하나의 사업영역으로 분리하고 있다. 필츠가 제공하는 컨설팅 및 엔지니어링에는 공장진단, 위험평가, 안전설계, 안전구현, 국제규정 준수 서비스, LOTO(Lock Out Tag Out) 정책 등이 포함된다.


필츠코리아의 김인선 대리는 “KCs 인증과 관련해 위험성 평가를 받아야 하는 국내 장비사들에 안전 컨설팅을 제공하며, 더불어 전기, 환경안전부터 안전제품 및 국제 자격증 코스 등까지 다양한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제화의 시급성 인식


한편, 서두에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 안전인식 수준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통합 세이프티 솔루션의 적용 상황만 봐도 이러한 상황은 분석된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대부분의 업체들은 순수하게 국내에 적용된 통합 세이프티 솔루션의 사례에 대해 이렇다 할 성공사례를 언급하지 못했다.


이유인즉슨, 세이프티 시스템을 통합해 적용할 만큼 국내의 안전의식 수준이 높지는 않다는 것이다. 통합 세이프티 솔루션을 적용한 몇몇 사례가 있기는 했지만, 그 경우조차 OEM 기업들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국외 수출을 위해 유럽이나 미국 등의 안전규정에 따라 세이프티 시스템을 적용한 예이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업계는 세이프티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측의 법제화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인식은 업계의 한결 같은 바람이기도 하다. 세이프티의 중요성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산업현장에서는 빈번하게 산업재해가 발생하고 있음은 물론이고, 법제화 및 처벌규정의 미비로 인해 사고, 재해 등의 은폐 또한 심각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노동계는 산업 재해 은폐와 같은 사건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사망사고 발생시 업무상 과실치사에 준하는 입법조치가 필요하다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노동 전문가들 또한 사업주의 안전관리 책임 강화와 법위반 행위에 대한 엄중처벌을 골자로 하는 특별법 제정에 대해서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멘스의 이 부장은 “세월호 사고의 예를 통해 안전 마인드 및 대책의 미비로 인해 대규모 인명손실, 경제적 손실을 가져왔으며, 이러한 사건 등을 반면교사 삼아 세이프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며, “세이프티를 통한 국가 및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가적으로 법제화 및 이를 가능케 하는 기반조성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FA Journal 이 민 선 기자 (fa@infothe.com)


<저작권자 : FA저널 (http://www.fajournal.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