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BEMS 확산 시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 인더스트리뉴스 기자
  • 승인 2019.01.3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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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효율적인 에너지 활용을 위해 도입되는 것이 BEMS다. 효율적인 건물 에너지 관리를 위해서는 데이터를 만지고 다룰 수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데이터, 최적 포인트 데이터 조사가 더 과학적

[파란에너지 김성철 대표] 아이가 ‘콜록콜록’ 기침을 심하게 해서 병원에 갔다. 의사선생님은 눈을 보고 혀를 내밀어 보라고 한다. 웃옷을 올리게 하고 가슴과 등에 청진기를 대고 뭔가 집중하며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어제 뭘 먹었냐고 물어보고 저녁에 몇 시에 잤는지도 물어본다. 아이의 데이터를 수집하느라 여념이 없다. 모든 데이터를 수집, 분석, 가공한 후 말한다. “감기네, 약 처방해 줄 테니 하루 세 번 먹고 찬바람 쐬지 말고 잠을 푹 자야 해요~.”

데이터보다 데이터를 만지고 다룰 수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의 역할이 중요하다.[사진=dreamstime]
데이터보다 데이터를 만지고 다룰 수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진=dreamstime]

감기환자가 왔다고 MRI를 찍자고 하는 의사는 없다. 온 몸에 센서를 박아서 수 만 가지 데이터를 취득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건물의 BEMS가 MRI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MRI가 사람을 건강하게 해주지 않는다. 오히려 이상한 광선을 쐬게 해서 찝찝하기만 하다. 사람을 건강하게 해주는 것은 MRI를 통해 찍힌 사진을 제대로 파악하고 분석하고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의사와 의사의 지침, 그리고 그대로 따르는 그것이다. 

데이터보다 데이터를 만지고 다룰 수 있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의 역할이 중요하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도 자신의 목적에 맞는 최적의 데이터를 원하고 그것을 얻으려고 한다. 또한 자기에게 맞는 최적의 데이터가 무엇인지도 안다. 의사도 전문가일수록 최소의 데이터로 환자의 상태를 알 수 있다.

눈빛의 데이터, 호흡의 데이터, 맥박의 데이터로 말이다. 옛날 명의들은 손목만 만져봐도 환자의 상태를 알고 처방전을 주었다고 하지 않은가? 최고의 명의들은 양반집 마님의 손목을 직접 만질 수 없으니 손목에 실을 감고 문밖에서 진맥을 해서 병을 알고 고쳤다고 한다. 그러다 많은 사람 죽기도 했을 것 같다. 어쨌건 전문가는 빅데이터가 굳이 필요 없다. 최적 데이터가 필요하다.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철이 되면 빠지지 않는 것이 통계이다. 오차율 몇%에 당선가능성이 누구라고 예측한다. 각종 매체별로 갤럽조사를 통해 나름의 분석과 예측한 결과를 내놓는다. 예측의 백미는 출구조사이다. 투표하고 나온 사람들의 샘플을 조사하고 분석해서 당선자를 맞춰내는 것이다. 때마다 출구조사의 결과가 거의 일치하는 것을 보고 놀랄 때가 많다. 

통계학에서는 전수조사보다 샘플조사를 더 과학적으로 본다고 한다. 물리적으로 전수조사가 불가능하기도 하고 오히려 데이터 오류가 발생할 소지가 많기 때문이다. 에너지 데이터도 전수조사보다 샘플조사, 더 나아가 최적 포인트 데이터 조사가 더 과학적이라고 생각한다.

꼭 상세히 체크하고 싶은 설비의 최적 포인트에 최소한의 센서를 달아 실시간 데이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사진=dreamstime]
꼭 상세히 체크하고 싶은 설비의 최적 포인트에 최소한의 센서를 달아 실시간 데이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사진=dreamstime]

예를들어 건물의 모든 포인트에 센서를 달고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키포인트 데이터만 정확히 알고 있으면 기타 연관된 곳의 데이터 추정은 꽤 정확하게 할 수 있다. 그런데 기타 연관된 곳의 데이터를 측정했는데 이상한 데이터가 나온다면 혼돈이 생긴다. 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 물론 이를 통해 포인트별 데이터를 상호 검증하든지 보완할 필요도 있지만 그게 그렇게 만만치 않다. 핵심 키포인트의 데이터만 잘 관리하고 1차 검증 및 추정을 하는 것이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과학적이다.

이는 명의가 손목에 실을 감아서 진맥하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건물 데이터를 분석하는 전문가 입장에서 짚어야 할 최소 키포인트를 확인해 진단하는 남다른 경쟁력이다. 의사가 감기환자를 체크하듯이 건물을 본다. 건물을 밖에서 한번 훑어보고 업종을 확인하고 층별로 입주자의 업무방식(사무직, 영업직, 출장이 잦은 직 등)을 체크한다.

주요 설비를 확인하고 월별 사용패턴을 본다. 계절별 패턴대비 하루 24시간 패턴을 본다. 전기요금 피크와 사용시간대별 분포를 보며 변압기 용량과 열병합발전기 및 비상발전기 용량과 결선방식을 확인한다. 그리고 진단결과 꼭 상세히 체크하고 싶은 설비의 최적 포인트에 최소한의 센서를 달아 실시간 데이터를 확보한다. 그 데이터를 보며 궁금증이 풀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이 선다. 

어떤가? “에너지절감을 위해 10억, 20억을 들여 BEMS를 설치하십시오”라는 말을 하는 사람과 다르지 않은가? 또 “그렇게 BEMS를 설치하면 얼마나 절약이 되나요?”라는 질문에 “해봐야 알죠”라고 대답하는 무책임함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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