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신약개발에 필수적인 인체 간(肝) 유사체 개발
  • 양철승 기자
  • 승인 2019.07.2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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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식 불가, 기능적 미성숙 등 기존 전분화능 줄기세포 기반 오가노이드 한계 극복

[인더스트리뉴스 양철승 기자] 국내 연구팀에 의해 신약 개발의 필수 단계인 간(肝) 독성과 유효성 평가를 수행할 수 있는 인체모사 간 모델이 개발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은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손명진 박사팀이 인체의 거의 모든 신체세포로 분화가 가능한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이용해 증식이 가능한 3차원 형태의 인간 간 모사모델 개발에 성공했다고 7월 23일 밝혔다.

생명연 연구팀이 기존 간(肝) 유사체의 한계를 모두 극복한 고기능 간 모사모델의 개발에 성공했다. [자료=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명연 연구팀이 기존 간(肝) 유사체의 한계를 모두 극복한 고기능 간 모사모델의 개발에 성공했다. [자료=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를 활용하면 동물실험을 마치고 인간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하기 전에 실제 임상시험과 유사한 조건에서 신약후보물질의 독성과 유효성을 미리 평가할 수 있다. 예기치 못한 부작용에 의한 인체 위해성을 탐지해 사전 대처할 수 있다는 예기다.

연구팀에 따르면 간은 재생 능력이 큰 장기지만 신약 개발용 간 조직의 확보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체외로 체취된 간 세포는 증식을 멈춘다는 점도 아킬레스건의 하나다. 실제로 줄기세포를 이용한 간 세포모델 분야의 선두기업인 네덜란드 한스 클레버는 외과적 수술을 통해서만 간 조직을 확보하고 있으며, 성체줄기세포 기반이라 특정 세포만 얻을 수 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또 다른 선두기업인 일본 히데키 타니구치의 경우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활용해 혈관세포, 면역세포 등 다양한 세포모델을 생산하는 반면 간 모델만큼은 세포 덩어리 형태인 탓에 증식이 되지 않고 기능적으로도 실제 간세포와 유사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손 박사팀은 환자 맞춤형 인간 전분화능 줄기세포를 이용하면서 3차원(3D) 오가노이드(Organoid) 형태의 간세포 모델로 분화시키는 기술을 완성했다. 체외에서도 장기간 증식하며, 동결·해동이 가능하고, 기능적으로 성숙한 간 모델을 개발해낸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후속실험을 통해 이번 간 유사체가 간 독성 평가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손 박사는 “동물실험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독성이 임상에서 발현돼 환자가 사망하거나 막대한 비용이 투자된 약물이 퇴출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며, “이번에 개발된 간 유사체를 활용하면 인체 유사도가 높아 신약 개발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손 박사팀의 연구결과는 간 분야의 세계적 전문지 저널오브헤파톨로지 7월 9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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