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 삽입 의료기기 ‘무선충전시대’ 열린다...성균관대 연구팀, 원천기술 개발
  • 양철승 기자
  • 승인 2019.08.0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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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 구동 마찰전기 이용해 생체 내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

[인더스트리뉴스 양철승 기자] 심장박동기, 인슐린펌프 등 체내 삽입형 의료기기는 전원공급을 위해 주기적인 배터리 교체 시술이 필요했다. 물리적 시술이 필요 없는 무선충전기술도 개발돼 있지만 유선과 달리 전력 전송과정에서 손실이 불가피한 탓에 고출력의 전력을 무선 전송해야만 해 인체 위해성 우려가 상존했다.

국내 연구팀이 이 같은 체내 삽입형 의료기기의 한계를 극복할 무선충전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초음파 구동 마찰전기 발전소자 모식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성균관대 김상우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기술적 가치를 인정 받아 저명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8월 2일자에 게재됐다. [자료=성균관대학교]
초음파 구동 마찰전기 발전소자 모식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성균관대 김상우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기술적 가치를 인정 받아 저명한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8월 2일자에 게재됐다. [자료=성균관대학교]

화제의 주인공은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김상우 교수팀. 김 교수팀은 이번에 배터리 교체를 위한 주기적 시술 없이 체내에서 생성된 마찰전기로 생체 삽입형 의료기기를 상시 충전할 수 있는 신개념 에너지 수확(Energy Harvesting) 기술을 개발했다.

그동안 세계 각국에서는 체내 삽입 의료기기용 무선충전기술의 인체 유해성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심장박동, 혈류, 근육운동 등 생체 내 기계적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기술에 주목해왔다. 하지만 이렇게 얻을 수 있는 생체 기계적 에너지의 양이 적어 의료기기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인체에 무해하고 생체 투과가 가능해 검진과 치료에 널리 쓰이는 초음파에서 난제를 풀 열쇠를 찾았다. 그리고 지속적 연구 끝에 인체 외부에서 초음파를 발사해 체내에 삽입된 특정 소재의 변형을 일으킨 뒤 변형에 의해 유도되는 마찰전기로 높은 수준의 전기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

실험에서 연구팀은 쥐와 돼지의 피부에 마찰전기 발생소자를 삽입하고, 외부 초음파로 마찰전기를 유도했다. 그러자 돼지 지방층 1㎝ 깊이에 삽입된 발전소자에서 0.91V의 전압과 52.5㎂의 전류가 수확됐다. 이는 체내에 삽입된 심장박동기나 신경자극기를 구동시키기에 충분한 출력이다.

이전에도 쥐나 돼지의 심장박동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려는 연구가 있었지만 실제 전력원으로 쓰기에는 전력량이 미미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초음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 출력 전류를 1,000배 이상 끌어 올린 것이다.

특히 연구팀은 여기서 더 나아가 마찰전기 발전소자로 최적 조건에서 0.7mAh급 박막형 리튬이온 배터리와 4.7mF급 상용 축전기의 완충에도 성공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피부층을 통과한 초음파로 유도된 마찰전기를 이용하는 새로운 방식의 체내 에너지 수확 개념을 제시한 것”이라며, “인체 삽입형 의료시스템 산업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의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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