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김관모 기자] KAIST(총장 신성철)가 공기 중에서도 산소로 저절로 충전되는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공기 배터리의 에너지 저장 소재를 개발했다. 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약 10배 정도의 큰 에너지 밀도를 얻을 수 있어 친환경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 널리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금속-유기 구조체로부터 생성된 촉매가 기공 내에 안정화하는 과정의 개략도 [그림=KAIST]](/news/photo/202006/38348_34180_5257.jpg)
KAIST 신소재공학과 강정구 교수는 숙명여대 화공생명공학부 최경민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원자 수준에서 촉매를 제어하고 분자 단위에서 반응물의 움직임 제어가 가능한 리튬-공기 배터리용 에너지 저장 전극 소재(촉매)를 개발했다고 6월 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소재개발을 위해 기존 나노입자 기반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는 원자 수준의 촉매를 제어하는 기술과 금속 유기 구조체(MOFs, Metal-Organic Frameworks)를 형성해 촉매 전구체와 보호체로 사용하는 새로운 개념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금속 유기 구조체는 1g만으로도 축구장 크기의 넓은 표면적을 갖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신소재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물 분자의 거동 메커니즘 규명을 통해 물 분자를 하나씩 제어하는 기술도 함께 활용했다. 이 결과, 연구팀은 합성된 원자 수준의 전기화학 촉매가 금속 유기 구조체의 1nm(나노미터) 이하 기공(구멍) 내에서 안정화를 이루며, 뛰어난 성능으로 에너지를 저장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금속-유기 구조체를 통과한 물이 원자 수준의 촉매를 기공 내에서 생성하고 안정화하는 과정 [그림=KAIST]](/news/photo/202006/38348_34181_5454.png)
KAIST 신소재공학과 최원호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 연구결과는 재료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5월 6일 자(字)에 게재됐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낮은 에너지 밀도의 한계로 인해 전기자동차와 같이 높은 에너지 밀도를 요구하는 장치들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들이 연구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높은 밀도의 에너지를 구현할 수 있는 리튬-공기 배터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다만 리튬-공기 배터리는 사이클 수명이 매우 짧아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기 전극에 촉매를 도입하고 촉매 특성을 개선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KAIST와 숙명여대 공동연구팀은 원자 수준의 촉매 도입 후 사이클 수가 3배 정도 증가하는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또 촉매의 경우 크기가 1nm(나노미터) 이하로 작아지면 서로 뭉치는 현상이 발생해서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공동연구팀은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원자 수준 촉매 제어기술을 사용했는데 물 분자가 금속 유기 구조체의 1nm(나노미터) 이하의 공간에서 코발트 이온과 반응해 코발트 수산화물을 형성했고, 그 공간 내부에서도 안정화를 이뤘다고 밝혔다. 그 결과 안정화가 이뤄진 코발트 수산화물은 뭉침 현상이 방지되고, 원자 수준의 크기가 유지되기 때문에 활성도가 향상되면서 리튬-공기 배터리의 사이클 수명 또한 크게 개선되는 성과를 얻었다.
강정구 교수는 “금속-유기 구조체 기공 내에서 원자 수준의 촉매 소재를 동시에 생성하고 안정화하는 기술은 수십만 개의 금속-유기 구조체 종류와 구현되는 촉매 종류에 따라 다양화가 가능하다”며, “이는 곧 원자 수준의 촉매 개발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재개발 연구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및 수소에너지혁신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