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전환 시대, 클라우드 이전이 능사는 아니야… 기업 비용부담 호소
  • 최정훈 기자
  • 승인 2021.03.18 0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맹신하면 실패할 공산 커, 도입 목적 고려해 주판알 굴리는 것 부터

[인더스트리뉴스 최정훈 기자] 디지털전환을 작심한 기업은 통상 여건에 맞는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제품수명주기관리(PLM), 공급자관계관리(SRM) 등의 솔루션을 탐색해 적용한다. 문제는 데이터 생성 포인트가 다양해지면서 하루에도 셀 수 없이 쏟아져 나오는 데이터를 기존 온프레미스 방식으로는 감당하기 버거워진 것이다.

처음 클라우드 비용이 저렴해 보인다. 하지만 사용자가 늘거나, 데이터가 많아지면 비용이 치솟는 하키스틱 비용구조가 되는 경우를 목도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사진=dreamstime]
처음에는 클라우드 비용이 저렴해 보인다. 하지만 사용자가 늘거나, 데이터가 많아지면서 비용이 치솟는 하키스틱 비용구조를 목도하게 된다. [사진=dreamstime]

최근 IDC는 2025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가 175 제타바이트 수준으로 뿜어져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관·처리하기 위해 클라우드 도입이 불가피해졌다. 달리 방도가 없는 대부분 기업들은 클라우드로 발걸음을 내딛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2020년 2,427억 달러에서 6.3%로 성장해 2021년 3,069억 달러, 2022년 3,64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규모는 2020년 2조7,818억원에서 2021년 3조2,400억원, 2022년 3조7,238억원으로 계속해서 성장 가능성이 점쳐진다. 

클라우드를 발판으로 기업은 불확실한 시장을 유연하게 돌파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제조 기업은 에자일(Agile) 역량을 키워 신제품 출시 및 서비스 준비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또한,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ML) 기계학습으로 혁신을 가속화하며 어떤 파고도 극복할 수 있는 근육을 기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주력산업 분야 대기업들이 AI 등 혁신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클라우드 전환에 속도를 높이면서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laaS(서비스형 인프라)/PaaS(서비스형 플랫폼) 시장이 성숙되고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시장의 수익성 및 확장성이 타 시장에 비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클라우드는 단순한 인프라 차원을 넘어 데이터 인공지능 등 타 기술과 융합한 XaaS(Everything as a Service)로 변모하는 양상이다. 

복잡한 기업 멀티 클라우드 환경의 단순화가 요구되는 양상이다. [사진=utoimage]
복잡한 기업 멀티 클라우드 환경의 단순화가 요구되는 양상이다. [사진=utoimage]

발목 잡는 비용부담

이 가운데 기대감을 안고 클라우드에 발을 내딛었더니 아직까지는 실망했다는 반응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즈(FT)가 IT컨설팅기업 Accenture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 37%만이 클라우드 기술 기대치를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클라우드 프로젝트는 가장 복잡한 유형의 기업 IT 프로젝트 중 하나로 꼽히는데 그럼에도 기업들은 IT 시스템을 수정하고, 직원을 투입하는데 드는 투자를 간과했다고 봤다. 

플렉세라가 클라우드 전문가 7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1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기업 83%가 연간 120만 달러 이상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평균 24% 이상 예산을 초과했으며, 향후 1년간 40%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구조가 복잡하고, 사용 중인 서비스 출처를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외시 했던데 기인한 결과다. 

기업들은 클라우드 연간 유지보수 비용과 고가의 업그레이드 강요에 불만이 높았다. 통상 클라우드용으로 설계된 새로운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거나, 기존 소프트웨어 구조 또는 아키텍처를 개선해 클라우드에서 더 잘 실행되도록 하는 과정이 요구되는데 수년이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이에 비용은 눈덩이처럼 증가하게 된다. 

업계관계자는 “도입시 전문가들이 와서 최적의 세팅을 맞춰둔다. 하지만 다변화하는 산업환경에서 새로운 형태의 불량, 새 제품 등 커스터마이징이 빈번히 발생하기 마련이다”며, “처음은 비용이 저렴해 보인다. 사용자가 늘거나, 데이터가 많아지면 비용이 치솟는 하키스틱 비용구조가 되는 경우를 목도하게 된다”고 밝혔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규모는 2020년 2조7,818억원에서 2021년 3조2,4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utoimage]
국내 클라우드 시장규모는 2020년 2조7,818억원에서 2021년 3조2,4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utoimage]

굴지의 S전자가 시중 퍼블릭 클라우드를 모두 사용하겠다는 것은 한쪽에 몰리면서 나타나는 비용이 증가 리스크를 모면하기 위함이다. 특정 클라우드 종속에서 탈피할 수 있고, 데이터 소재지 변경에서도 유연성을 갖출 수 잇다. 

한편, 클라우드로 옮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IT 시스템 맞춤, AI 및 데이터 분석 같은 기술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직원도 클라우드 도입에 있어 핵심 요인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속한 아태 지역 전체적으로 전문가 품귀 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게임 업체가 출발선을 끊은 연봉 인상 경쟁이 IT업체 전방위로 번지는 양상도 이를 방증하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의 클라우드 보고서에 따르면, 아태 지역 전반에서 클라우드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기업이 벤더 대안을 모색할 때 이런 도전과제를 완화하는데 도움이 되는 사용하기 쉬운 시스템과 믿을 수 있는 성과를 보이는 클라우드 제공업체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제언이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구조가 복잡난해해 비용이 애초에 기업 현장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간파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에 전략 수립부터 서비스의 사용과 관리까지 도맡는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 기업들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내 클라우드 관련 인력을 최소화할 수 있고, 이를 통해 클라우드에 투입할 역량을 애플리케이션 개발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어 이점이 크다. 보안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에서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의 존재감은 지속 커지는 양상이다. 

개괄하면, 단순히 클라우드를 당연히 해야 하는 기업 트랜드로 인식하고 도입한다면 실피할 공산이 크기에 철저한 도입 목적을 고려한 활용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관계자는 “기업마다 다른 환경이나, 의사 결정 과정을 고려해 클라우드를 왜 도입해야 하는지, 우리의 어느 부분에 적용해야 하는지 파악하고 정확한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기업의 경우 클라우드로 데이터 분석을 해보고 가늠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과정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