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향토 제조업체 제쳐두고 외산 수륙양용버스 선정… “실현 가능성 낮아”
  • 최정훈 기자
  • 승인 2021.06.09 11:2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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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준 충족시켜 기한 내 등판 가능할지 미지수”

[인더스트리뉴스 최정훈 기자] 부산시의 수륙양용버스 민간 운행사업자 선정 결과에 대한 이의 제기에 시민들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기술 개발, 시제품 제작, 양산 체제도 구축한 지역 제조업체가 아닌 해외업체가 기한 내 완제품을 내놓을지 의구심을 해소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해양수도를 표방하는 부산시는 지난 3월 다양한 해양관광 콘텐츠 개발의 일환으로 바다와 육지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수륙양용버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호주 아쿠아덕, 일본 스카이덕 등 바다를 끼고 있는 대도시를 위시로 전세계 500여대의 수륙양용차가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에서도 에버랜드 사파리 체험 등 내수면에서 수륙양용차가 운행돼 왔다. 부산시는 내년 7월께 해운대와 광안리 연해 평수구역을 시작으로 노선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미국 캐미(CAMI)사 수륙양용버스 [사진=CAMI]
미국 캐미(CAMI)사 수륙양용버스 [사진=CAMI]

부산시는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심의위원회를 통해, 공모지침서의 항목별 배점 및 기준에 따라 평가했다고 전했다. 평가 기준은 △사업신청자에 대한 운영능력 평가 △차량도입 계획 △운용시설 확보 계획 △사업운영 계획 등 사업계획서 평가와 △차량의 안전시설 및 장비 확보 △안전사고 대책 등을 포함한 안전성 평가 등이다.

지난달 3일 부산시는 우선협상대상자로 대준종합건설, 현대요트, 아이리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전문업체인 미국 캐미(CAMI)사로부터 버스를 도입해 운영할 복안으로 이 과정에서 인허가 및 마케팅 업무도 도맡아 수행한다. 컨소시엄은 이후 부산에 제조공장을 구축하고 2025년께 대량생산 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 가운데 수륙양용버스의 도입 및 안전 확보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수륙양용차는 육상의 도로교통법과 해상의 선박안전법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차순위 대상자로 선정된 지엠아이그룹(GMI) 이성준 대표는 "캐미의 수륙양용버스가 영국 연안경비청(MCA) 및 미국 해안경비대(USCG) 인증을 확보했다지만, 이는 해양경찰이 수륙양용버스를 수상레저기구로 본데서 기인한 것이다. 국내법에서는 수륙양용버스를 여객선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수륙양용버스 같은 신종해양기구가 제작되려면 선박안전 관련 기관인 한국선급 혹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의 안전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한국선급(KR)은 수륙양용차가 선급규칙에 적용될 수 있는 선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 잣대를 들고 미국 현장에 가서 검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데, 전례도 없으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엠아이그룹의 설명이다.

지엠아이그룹 수륙양용버스를 소개하는 이성준 대표 [사진=지엠아이그룹]
지엠아이그룹 수륙양용버스를 소개하는 이성준 대표 [사진=지엠아이그룹]

검사가 아니더라도 제작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소지가 크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캐미의 수륙양용버스는 앞면이 선박과 같은 유선형태를 띤다. 지엠아이그룹이 그간 관계 기관들과 시제품 제작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는 사고시 유선형태이면 상대선박을 올라타면서 침몰시킬 가능성이 높아 일반 버스와 같이 평면 형태여야 한다는 것이다. 캐미가 이를 반영해 새로운 솔루션을 1여년 만에 내놓을리 만무하다는 시각이다.  

국내 유일 수륙양용버스 제조업체 지엠아이그룹은 지난 2013년 자본금 50억원으로 부산시 기장군 명례산업단지에 공장을 설립하고, 수륙양용 기술에 천착해 4여년 끝에 2018년 국산화에 성공했다. 

포밍시스템과 발라스트시스템을 탑재해 180도 뒤집혀도 복원되고, 침몰할 수 없도록 구현했다. 기존 수륙양용버스는 보트와 같이 우회해서 방향을 바꿔야 하는 스크류 방식이 대부분인데 반해, 국산은 워터제트방식 엔진을 탑재해 해상운행시에도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자유롭게 방향을 바꿀 수 있어 기동성이 우수하다. 스테인레스 스틸과 알류미늄 재질을 사용해 부식 우려도 없다. 지엠아이그룹은 지난 2019년 부여군과 협약을 맺고 지난해부터 백마강에서 수륙양용버스를 운행하며 레퍼런스를 쌓고 있다. 

지엠아이그룹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수륙양용버스 시승이벤트를 여러차례 진행하며 출시 기대를 키워왔다. 하지만 납득할 수 없는 심사 결과가 실망과 좌절을 안겨준 것이다. 부산시민단체협의회는 지난 6월 2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자 선정 과정에 개입한 시 공무원과 심사위원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부산시민단체협의회 최상기 공동대표는 "심사 과정에 착오가 있다고 본다. 부산시는 즉각 수륙양용버스 운행 사업자 선정을 재검토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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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범잡 2021-08-22 21:06:50
상식적으로 납득이안가요 심사자와 커미션이있었던게 아닐지 이런게 국민신문고에 올라가야하지 않나요?

지나가다 2021-06-10 11:35:23
일반 스크루엔진 선박도 2엔진은 제자리 선회 다 합니다.
제트분사식이라 가능하다고 하다니...
유선형이면 충돌시 다른 배를 침몰시킵니까?ㅋ지금배들은 무서워서 어찌 운행하나요? 그리고 부여에서 운행하고있는 수륙양용버스는 실제 제작사가 어딘지나 알고 기사를 쓰시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