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부터 폐기까지’ 충북테크노파크, 태양광 선순환체계 구축한다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1.07.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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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태양광모듈연구센터 준공 완료 예정… 폐패널 소재 80% 이상 재활용 가능해져

[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하는 국내 첫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센터가 오는 9월, 그 시작을 알린다. 사용을 종료한 폐모듈 처리문제에 대한 논란은 태양광발전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이후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정부는 태양광 산업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 폐모듈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 등을 방지하고자 태양광모듈연구센터 구축을 추진했다. 충북 진천에 구축 중인 ‘진천 태양광모듈연구센터’는 이러한 노력의 첫 결과물이다. 2014년 충북도청에서 제작한 보고서부터 시작된 재활용센터 구축사업은 8년여간의 준비기간 끝에 오는 9월 본격적인 사업 시행을 앞두고 있다.

충북테크노파크 차세대에너지센터 최종서 센터장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진천 태양광모듈연구센터는 연간 3,600t의 폐모듈 재활용이 가능하다. 총 사업비 190억원이 투입됐다. 센터 운용은 2016년 산업부 공고를 통해 선정된 충북테크노파크가 책임진다.

충북테크노파크 차세대에너지센터 최종서 센터장은 “전국에서 생산되는 셀(Cell) 중 약 60%가 충청북도에서 생산된다”며, “생산자 입장에서 폐기까지 책임지며,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 사회 구현에 기여하고자 재활용센터 구축 및 운영을 맡게 됐다”고 이번 재활용센터 운영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최 센터장은 “지역 내에 폐기물 처리시설이 건설되는 것을 두고 상당수 주민들이 불안감을 표시했다”며, “이러한 주민 불안을 상쇄하고,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조성에 기여하고자 화학약품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시설로 구조를 변경했다”고 덧붙였다.

불안감을 조성하는 존재가 있다면, 아무리 철저히 관리한다고 해도 대다수 사람들은 해당 존재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느껴한다. 이에 충북테크노파크는 원인을 없앰으로써 이를 해결했다. 또한, 열분해 시 발생할 수 있는 대기오염과 재활용 시 발생하는 최소한의 폐수를 처리하는 시설 구성도 끝낸 상태다. 완벽한 친환경 공법이 적용된 재활용센터를 구축한 것이다.

최 센터장은 “국내에서는 폐모듈 재활용에 대한 기술 및 지식이 부족했기에 설비 구성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또한, 폐기물 처리시설 입주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 등 센터 구축에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그간의 노고를 소회했다.

이에 충북테크노파크는 재활용센터가 준공 완료되는 9월 이전, 지역 주민들을 초청해 투어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직접 시설을 둘러본다면, 재활용센터에 가지는 막연한 불안감이 사라질 것이라는 자신감의 방증이다.

진천 태양광모듈연구센터는 충북테크노파크 뿐만 아니라 산·학·연·관 협력체계로 운영된다. 이미 센터 설계 단계부터 협업을 진행해왔다. 설비 구성 및 기술이전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기연)이, 발전소 노지에서 폐모듈 수거 및 공급, 테스트는 녹색에너지연구원이 맡는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은 수거된 폐모듈이 리사이클, 또는 리유즈에 적합한지 여부를 정밀하게 판별하는 테스트 진행을 맡는다.

최 센터장은 “재활용은 산업생태계 구축의 마지막 단계이며, 순환경제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진천 태양광모듈연구센터를 통해 국내 태양광 시장의 부정적 인식을 걷어내고, 대표 친환경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태양광 리사이클 사업 추진 이유는? 또한, 이를 통한 기대효과는?

정부가 탄소중립 달성이라는 목표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펼치면서 태양광 보급이 급속도로 증가해왔다. 이에 따라 사용이 완료된 태양광발전소의 철거 및 재설치 시 발생하는 폐패널 처리문제도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다. 태양광 시장이 형성, 발전하던 산업 초기부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발생한 폐패널의 대부분을 파쇄 후 매립하는 방식으로 폐기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은 향후 환경적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친환경적이면서도 안전한 태양광 폐패널 처리방법에 대해 고민을 진행해야 할 때다. 또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태양광 모듈에 포함된 유가물의 재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는 상황이다.

태양광 재활용을 통해 폐패널 원소재의 최소 80% 이상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은 자원순환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진천 태양광모듈연구센터에 구축된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 장비 구성도 [자료=충북테크노파크]

‘진천 태양광모듈연구센터’ 관련 충북테크노파크의 역할은?

충북테크노파크는 태양광모듈연구센터 구축 기반조성사업 수행기관이다. 태양광모듈연구센터 건축, 재활용 설비 및 친환경안전시스템 구축 등 태양광재활용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태양광모듈연구센터의 준공이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폐모듈의 재활용을 담당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폐모듈의 재활용을 수행하기 위해 선행돼야 하는 인허가사항을 완료할 예정이며, 폐기물 처리업을 취득 후 본격적인 재활용 업무가 추진될 것으로 예상한다.

재활용센터 설비 구성에 있어서 어려웠던 부분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추진하는 태양광 재활용센터 구축사업이었던 만큼 참고할 수 있는 선례가 없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이에 기술자문을 담당한 에기연과 협의를 통해 해외 사례를 참고하며, 설비 구성 및 재활용 공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설비 구축은 마무리 단계이며, 대부분의 재활용 공정을 자동화로 구성해 처리 속도 및 처리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요소를 최소화했다.

이번 경험을 토대로 재활용을 원하는 지자체 및 민간기업에 기술 이전을 진행해 태양광 재활용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현재도 주민수용성, 설비 구성 등을 체험하고자 하는 타 지자체 및 기업에서 견학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충북테크노파크가 구축한 진천 태양광모듈연구센터의 폐패널 재활용 설비 [사진=충북테크노파크]

태양광모듈연구센터 관련 산·학·연·관 협력체계 역할은?

태양광모듈연구센터 구축사업에는 여러 기관이 참여해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다. 태양광 재활용 관련 여러 특허를 보유한 에기연은 본 사업에서도 이를 활용해 장비 구축을 지원했다. 또한, 에기연은 장비 스펙구성, 장비 제작, 장비 시운전을 통한 장비검수에서도 충북테크노파크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은 건축 및 장비 구축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적 문제 등을 해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장비 설치 및 운용과정 중 발생하는 여러 환경적 요소에 대한 판단 및 측정을 통해 환경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다.

녹색에너지연구원은 태양광발전소 철거, 수거, 보관, 운반에 대한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발전소 철거 단계에서 절차서 작성, 운반과정의 폐패널 패키지 방안, 운반비용 산출 등 전반적인 수거/운반단계의 검증을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은 태양광 재사용을 위한 현장에서의 측정법, 랩실(lab室)에서의 측정법 등을 검토 중이다. 현장 및 랩실에서의 재사용 모듈 판별기준을 만들고, 필요한 절차 및 장비구성을 제시하고 있다.

최종서 차세대에너지센터장은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은 자원순환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방안”이라며, “이번 재활용센터 구축을 바탕으로 태양광 재활용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태양광 리사이클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 필요한 정책적 제언 및 국민적 노력은?

태양광 리사이클 산업은 2023년 EPR 제도 시행을 기점으로 활발하게 성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이 지속적으로 운영되려면 일관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예를 들면, EPR 제도 시행에 따른 재활용업자에 대한 수거, 운반, 처리지원금의 적정금액 책정이다. 이는 사업을 영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태양광 폐패널의 적정한 처리를 위해 철거 단계에서부터의 철저한 절차 이행이다. 폐패널이 손상되지 않도록 철거하고, 패키지 단위로 포장해 운반과정 중 발생 가능한 폐패널 파손도 방지해야 한다. 산업활성화에 앞서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이를 철거업자에게 홍보하는 계획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

국내 태양광 산업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충북테크노파크의 향후 계획 및 목표는?

충북테크노파크는 2021년 말이면 태양광 제품 생산, 시험평가, 재활용 등 태양광 산업의 선순환체계를 완성하는 지원체계 및 장비를 갖추게 될 예정이다. 태양광 분야의 제품 생산, 시험평가는 충북혁신도시에 위치한 태양광기술센터에서 담당하며,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은 진천 태양광모듈연구센터에서 담당할 예정이다.

충북테크노파크는 충북의 태양광 산업 육성을 위해 충청북도와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며, 많은 기업에게 혜택을 나눠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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