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박한구 단장] 지난 50년은 정부가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제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선택과 집중으로 많은 대기업을 지원해 왔다. 그 결과 질 좋은 제품을 많이 생산해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수익을 창출해 국민 삶의 질을 높여왔다. 그 와중에 중소기업은 원가 절감의 압박에 마른 수건도 짜야하는 힘든 시기를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 앞으로 50년은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의 디지털 경제 체제를 구축해 벤처, 스타트업이 중소기업으로, 중견기업을 넘어 글로벌 히든챔피언 기업으로 성장 발전하도록 정책을 수립해 지원해야 한다. 이번 칼럼은 열한 번째 정책 제안으로 ‘Open Innovation 기반 스마트 제조혁신’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하는 새로운 제품을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정책을 제언한다.
모든 것을 다하려는 생각은 버리자
우리나라는 지난 50년 동안 해외 시장에서 잘 나가는 제품을 리버스 엔지니어링해 더 경제적이고, 좋은 제품을 생산해 세계 시장을 선점해 왔다. 이를 위해 기업은 수직 계열화를 통해 모든 것을 설계, 제작, 판매, 서비스하는 체계로 발전해왔다. 결국 대기업을 거대 계열 회사를 거느리는 공룡 회사가 됐고,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다른 나라들과 경쟁하면서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해 왔다. 기업은 스스로 모든 부품을 생산할 수 없어 많은 중소기업을 하도급 업체로 만들어, 설계서대로 부품을 가공 제작해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러한 경제 성장의 과정에서 기업들은 모든 것을 스스로 하려는 아성의 마음이 내재됐다. 다른 기업들과 협업해 수행하려는 마음보다는 가능하면 자체 기술력으로 생산하려는 경영 철학이 내재화 됐다. 중소기업이 새로운 부품을 설계, 개발, 납품을 하게 되면 그 기술력을 높이 사고, 상호 협업해 상호 발전하려는 마음보다는 어떻게 하면 기술을 탈취해 자체 기술화함으로써 조직이 성장하고 인정받고, 조직 내에서 임원으로 승진하려는 출세 수단으로 사용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반면 글로벌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전문 인력을 충원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많은 기간이 소요되고, 낭비가 많다는 판단에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찾아 높은 금액을 주고 회사를 인수 합병하거나, 상호 협업 발전하는 Alliance를 구축해 추진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내가 모든 것을 하기보다는 기술을 가진 기업들과 스스로 협업하려는 경영 철학이 필요하다.
사장이 직접 기술을 개발하는 중소기업은 발전 한계
2021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0인 이상의 중소 제조기업의 숫자는 69,639개사로 매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중소기업에서 수행하고 있는 R&D 조직은 부설 연구소 52.1%, 상시 개발팀 27.6%, 임시개발팀 4.6%, 전담팀 없음이 15.7%이다. 조직적으로 보면 많은 기업에서 연구 개발이 집중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기술 개발의 주역이 대표자가 수행하는 기업은 36.0%, CTO가 수행하는 기업은 40.6%로, 76.6%가 사장과 연구 개발 담당 임원 중심으로 한시적인 개발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경영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기업을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에 판매해 성장하려는 투자보다는 기존 제품을 어떻게 더 잘 만들어, 판매를 할 것인가 많은 집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다. 그 결과 중소기업은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해 69,639개 중소 제조기업 중에 2020년 중견 제조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단 49개로 성장의 한계가 있다. 총 중견 제조기업은 1,977개사다. 2020년도 통계를 봐도 전 산업에 걸쳐 총 5,526개 중견 기업 중 7개 기업집단(총 107개사) 대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제조기업보다는 서비스 기업들이 많이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소 제조기업이 중견 기업으로 더 나아가 대기업을 성장 발전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CB In sights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1년도에 507개의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으나, 한국은 하나도 없고 지금까지 총 958개의 유니콘 기업 중 미국 489개사, 중국 171개사, 인도 53개사이며 한국은 11개사로 세계 10위에 머무르고 있다. 2021년도 신규 유니콘 기업의 비중을 보면 핀테크가 134개, SaaS 기업 117개, 인공지능/데이터분석/사이버 보안 등이 81개, 제조 분야는 자동차 3개, 하드웨어 13개사이다. 국가가 아무리 서비스업이 발전해도, 제조기업이 뒷받침되지 않은 국가는 결국 성장을 멈출 수밖에 없다.
Open Innovation이 필요한 이유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언급했다. 핵심 개념은 지금(Now), 여기서(Here), 사람들이 원하는 형태(Only for me)로 제품과 서비스가 즉각 제공될 수 있도록 기술이 개발되고 활용되는 것이 제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의 미래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에, 지금부터 4차 산업혁명은 시작됐다고 WEF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이 선언한 이유를 잘 분석해 대응하지 않으면 우리의 존재 가치는 없어질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는 4차 산업혁명의 동력기술인 AI, Big Data, IoT, Cloud Computing, Metaverse, Digital Twin, Cobot, Blockꠓchain, 5G, Mobility 등 최신 기술을 응용해 새로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수많은 스타트업이 탄생하고 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존의 삶에서 더 효율적이고, 더 풍요롭게, 더 편리하게 만드는 새로운 제품을 상품화해 출시하면서 미래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기업들은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많은 돈을 투자하지만 기대만큼의 효과를 나오지 않고, 많은 시행착오를 통한 기술 개발의 한계성을 느끼고 있다.
이미 똑똑한 인재는 돈이 되는 스타트업으로 쏠림 현상이 발생하고, 기존 기업으로 가지 않으려 한다. 많은 급여와 스톡옵션 등 내가 주인이 될 수 있는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기존 조직은 꿈을 펼치기보다는 조직의 삶 속에서 자아를 잃어버릴 수 있겠다는 불안감으로 꺼리고 있다. 결국 좋은 인재는 스타트업으로 몰리고, 나머지 하급 인재들이 대기업으로 쏠리면서, 중견·중소기업에서는 조금 연관있는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따라서 글로벌 시장에서는 가치사슬상 거의 모든 영역(R&D, 생산, 판매, 마케팅 등)에서 Open Innovation이 이루어지고 있고, 달성하고자 하는 비즈니스의 목표도 매우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이제 Open Innovation은 더 이상 혁신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건이다.
신기술 기반 시장에 나온 제품을 잘 활용하는 것이 경영자의 책임
4차 산업혁명의 최신 동력 기술을 이용해 많은 기업에서 솔루션을 상품화해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이미 기술을 가진 기업이 상품화한 것을 내가 직접 개발한다고 전문가를 충원 개발해 본들 이미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따라잡을 수 없다. 이미 시장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이 있는데 앞으로 돈이 될 것이라고 지금부터 개발을 시작하는 것은 참 어리석은 일이다.
물질 자본주의 중심의 시대에서는 발전의 속도가 늦어, 시장에 나와 있어도 처음부터 개발해 따라잡을 수 있었지만, 데이터 자본주의 시대에는 따라잡기 불가능하다. 많은 데이터를 이용해 데이터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솔루션은 이미 수많은 스타트업이 개발해 상품화하고 있어, 이들 상품 중 우리에게 적합한 솔루션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다. AI의 알고리즘을 개발하기보다 더욱 어려운 것은 수많은 AI 알고리즘 중에서 우리 공장에 적합한 알고리즘을 찾는 것이 더 큰 연구과제라고 말하는 이유다.
독일의 사례를 보면 앞으로 모든 세상은 클라우드 플랫폼 시장으로 전환돼 시장을 지배하게 되는 것을 감지하고 독일 정부에서는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들을 따라잡기 위해 플랫폼 개발 사업을 기획한다. 그러나 독일 정부에서는 이미 시장에는 기술력을 가지고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제 우리가 개발해 그들과 대적할 수 없다는 것을 직관하고, 사업을 포기한다.
그 대신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업들의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국제 경쟁력을 갖도록 하면서, 이들이 독일의 모든 데이터 자산을 송두리째 독점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Gaia-X라는 것을 기획하고 유럽 연합과 협력해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 회사를 끓여 드리면서 협업하고 있다. 이는 서로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 간에 상호운용성을 좋게 만들고 데이터의 주권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규칙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대기업 사례를 보면 아직도 새로운 기술에 흥미를 느끼고 미래 지장을 선도하겠다는 착각에 빠진 듯 하다. 하지만 새로운 AI 인재를 충원하고, 수준 낮은 인재를 뽑아 개발한들 경제성 확보는 불가능하고,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제품을 제조 현장에 도입해 빠르게 효과를 보는 기업 대비 손해만 보고 있다. 이미 시장에 상품화돼 나온 제품은 개발보다는 도입 활용해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현명하고, 기업에서 이제 시작해 개발하는 것은 비즈니스적인 생각이 아니다. 이미 시장에 나와 왔다면 성능을 검증하고 경제적 구매로 잘 활용하는 것이 현명하고 사업가 정신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수많은 AI 솔루션이 상품화돼 어느 상품이 우리 제조기업에 적합한지를 Pilot Project로 진행하면서 최적의 솔루션을 찾고, 선정된 솔루션을 확산하면서 공급 기업에게 우리 회사에 귀사의 솔루션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는 홍보를 절대해서 안 된다는 보안 협약을 하고 있다. 제조 기업들은 이미 시장에 많은 스타트업이 개발해 검증된 솔루션을 신속하게 검증, 도입하면서 경제적인 효과를 다른 경쟁 기업보다 먼저 보는 것이 정답이다.
스마트제조혁신의 근본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것
스마트 제조혁신의 핵심은 기존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면서 보유한 핵심 기술과 다른 기업에서 보유한 핵심 기술과 융합해 사람의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지속 성장하는 것이다. 기존 제품의 품질·원가·납기 향상은 임직원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기업이 미래 지속 성장하기 위한 융합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야 하는데 혼자서는 불가능한 시대다.
2021년 통계를 보면 중소 제조기업에서 기술 개발의 주목적을 보면 기존 제품의 매출 및 수익 등대를 위해 86.7%, 신제품을 개발하는 사업 다각화에는 11.0% 수준이다. 중견 제조기업의 경우 40.2%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새로운 제품 개발에 주력하는 것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우리의 중소기업은 새로운 융합 기술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기업간 연구 개발은 적고, 기존 제품의 시장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니, 영세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 나와 있지 않은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하는 경우 내 기업의 핵심 역량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분석 정의하고, 타 산업의 핵심 역량을 가진 기업과 상호 협업할 개발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Open Innovation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이 빠른 변신을 하려면, 새로운 제품 개발과 서비스 주기를 단축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기획해 실행하는 것이다. 나만의 기술과 너만의 기술을 융합해 우리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최고 경영자 간의 소통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협업체계(NCBP, New Collaboꠓration Biz Platform)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력을 가진 인력을 충원하는 비용과 시간을 낭비할 수 없고 단일 기업으로 미래 시장을 이끌어갈 수 없다. 따라서 국가 간 진입 장벽을 극복하고 새로운 서비스망을 단기간에 구축하기 위해 다국적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강한 상호 협업으로 불확실성에 대비한 위험성을 서로 분담해 발전해 나가야 한다.
스마트 플랜트를 개발하는 기업에 지속 성장 지원정책
세계는 글로벌화에서 글로컬라이제이션으로 전환 중으로 극단적인 민족주의로 빠져들어 가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다른 나라와 협업해 함께 잘 살아가자는 글로벌화에서 잘못된 정치인이 나타나 글로벌 시장을 흔들어 놓고 있다. 인건비를 쫓아 후진국으로 또 후진국으로 공장을 이전해 공급하는 체계는 이제 사라질 것이고, 국가 간 강력한 협업체를 구축하지 않은 나라, 정치적으로 불안한 국가와 지금까지 협업체계는 무너지고 자국 생산을 중심으로 강력한 협력이 가능한 나라를 중심으로 재편될 조짐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대기업을 중심으로 강력한 공급 사슬로 중소기업간 협력을 통해 지속 성장해 왔지만, 앞으로 중소기업은 핵심 기술을 가진 기업을 중심으로 융합해 강력한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동반 성장하는 쪽으로 발전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대기업의 경영 환경이 변화되지 않는 한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현재의 대기업을 버리고 새로운 글로벌 기업과 더욱 강력한 협업체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이를 위해 핵심 기술력을 가진 엔지니어링 기업과 제조기업이 협업해 새로운 지능화된 플랜트를 설계, 개발해 더 경제적이고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새로운 제품을 생산 공급하기 위해 소비가 많은 글로벌 기업 근처에 스마트 생산 공장을 신축해 부품을 공급하는 체계로 발전하도록 정부와 협업해야 한다.
정부는 엔지니어링 업체의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핵심 기술을 가진 엔지니어링 기업간의 협업체를 구축하고, 제조기업과 협업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생산 공장을 설계, 제작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장기적인 지원정책을 만들어 간다.
정부 주도에서 민간주도의 사업 혁명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집단 지성을 이용해 VCWG(Value Creation Working Group)을 구성해 관련 기업과 협업해 많은 VCWG을 운영할 수 있도록 민간주도의 정책을 홍보한다. 집단 지성이 모여 많은 VCWG 운영 계획서 만들고, 그 계획서를 설명해 민간 자본이 투입할 수 있도록 민간 캐피털 회사가 평가 심사하고, 통과한 사업 계획서를 실제 기업과 새로운 제품을 개발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을 설계한다.
설계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 공장을 만들어, 시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정부와 민간 자본을 5:5로 투입해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 될 때까지 지속적인 강력한 협력체계를 구축한다. 강력한 협업체 VCWG은 각 단계별 실행시 기본 착수금을 주고, 성과가 우수해 다음 단계로 확정 추진할 경우 성공 성과금을 지급해 이들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전념해 일할 수 있도록 지원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민간주도의 VCWG는 기존 기업의 핵심 역량과 부족 역량을 분석하고, 부족 역량을 가진 기업과 강력한 협업체를 만들어 새로운 제품을 설계하고, 스마트 공장을 새롭게 설계할 엔지니어링 기업과 함께 신속하게 스마트 플랜트를 설계, 제작해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는 민간 중심의 실행 할 수 있도록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