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조창현 기자] 노동 환경이 바뀌고, 제조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국내 제조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흐름에 발맞춰 공장을 자동화해 공정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또, 올해 초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공장 내 안정성을 확보해 산업재해를 예방하려는 기업 내 움직임이 활발하다. 게다가 최근 소비 트렌트가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넘어가면서 제조 트렌드 또한 이에 맞게 변화했다. 제품수명주기는 짧아졌고, 기업은 고객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즉시 생산해내야 된다는 과제를 짊어지고 있다. 기존 방식만으로는 이러한 트렌드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에 공장 내 ‘협동로봇(Cobot)’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 발표한 ‘ASTI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1년에는 1조 6,230억원 규모였던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이 올해 2조 3,263억원까지 증가해 규모가 43.5% 커진 것으로 집계됐다. 또, 시장규모는 매년 40% 이상 증가해 2025년 기준 약 6조 8,842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글로벌시장과 달리 국내시장은 2021년에 1,082억원 규모로 협동로봇 시장규모가 비교적 작았지만, 2022년에는 1,623억원 정도로 지난해 대비 52% 성장해 글로벌시장과 성장궤도를 함께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 협동로봇 시장은 연평균 44.1%씩 커져, 2025년에는 5,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실제로 ‘인더스트리뉴스’에서 조사한 2023년 시장전망 조사 결과도 해당 수치와 비슷하며, 2023년 국내 및 협동로봇 시장규모는 각각 2,200억, 3조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심화에 따른 대응 필요
협동로봇은 산업용 로봇 중에서도 자동화 및 유연화, 작업환경의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로봇이다. 특히 산업용 로봇과 달리 플랜트 내에 설치할 때도 안전펜스가 필요 없어 필요에 따라 로봇 설치 위치를 자유롭게 이동시킬 수 있으며, 공간점유율 또한 낮다. 또, 인간과 같은 공간에서 서로 협업하며 물리적인 상호작용을 할 수 있어 공정 작업개선에 도움을 준다.
현재 협동로봇 글로벌시장에서는 덴마크 ‘유니버설로봇(Universal Robots)’이 업계선두로 위치 중이며, △일본 화낙(FANUC) △대만 테크맨(Techman) △독일 리싱크로보틱스(Rethink Robotics) 등이 경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두산로보틱스 △현대로보틱스 △한화정밀기계 같은 유수 대기업들과 더불어 △레인보우로보틱스 △뉴로메카 등 다양한 기업들이 협동로봇을 개발·공급하는 중이다.
다만 협동로봇에 탑재하는 핵심부품 중 ‘감속기’ 관련 자체 기술력 부족으로 국산제품 가격경쟁력이 해외제품에 비해 부족하다는 점과 하이엔드 제품을 유통하는 일본·미국·독일기업, 저가형 제품을 유통하는 중국기업 대비 뚜렷한 포지셔닝 전략도 취하지 못하는 상황이기에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매출 감소했지만, 시장전망은 밝아
인더스트리뉴스의 ‘2023년 시장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협동로봇 기업 대부분은 연매출이 50억 이하(75%)였으며, 전체 응답자 중 단 1곳만이 1년간 200억 이상의 매출을 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많은 기업(75%)의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감소했으며, △신기술 발표 및 신제품 출시 연기 △팬데믹·인플레이션 등 대내외적 여건에 따른 경기 불황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그럼에도 모든 응답자는 올 한해 협동로봇 시장에 대해 긍정적 혹은 매우 긍정적(100%)이라고 평가했으며, 2023년도 전망도 대체적으로 밝다(75%)고 전망했다. 특히 협동로봇 제조기업들은 2023년에는 △신제품 출시 △신사업 진행 △신규 고객 발굴 △적극적 R&D 기반 가격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쟁력 갖추기 위한 문제해결 선행돼야
응답자들은 2023년 협동로봇과 관련해 가장 큰 이슈로 IT 등 융·복합기술과 결합한 로봇 기술 발전(50%)과 로봇 시장의 확대(25%)를 언급했다. 다만 국내 협동로봇 제조업체들이 해외기업에 준하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 범정부적인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협동로봇 업계 관계자는 “현재 로봇 원가절감의 핵심인 감속기 등 자체 기술력이 부족한 상황이라 해외기업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라며, “앞으로 국내기업이 글로벌시장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지원과 더불어 협동로봇 관련 규제 완화 등 정책적인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라고 강력히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