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N’중 엔씨소프트만 실적 추락… 카겜·그라비티 실적 ‘동반 하락’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올해 2분기에도 게임업계의 명암이 엇갈렸다.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거나 흑자 전환에 성공한 회사들이 있는가 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하거나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회사도 있어 ‘실적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역대 실적 경신’ 넥슨·넷마블·크래프톤·NHN 웃어
인더스트리뉴스가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을 기반으로 지난해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16개 주요 게임사의 2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절반이 넘는 11곳(넥슨·넷마블·NHN·크래프톤·위메이드·더블유게임즈·네오위즈·펄어비스·웹젠·조이시티·컴투스홀딩스)은 매출이 전년대비 성장했으나 나머지 5곳(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컴투스·그라비티·위메이드플레이)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각 사의 성적을 좌우한 요인으로는 지적재산권(IP)과 신작, 글로벌 흥행의 3가지가 꼽힌다. 이른바 ‘3N’으로 불리는 ‘게임사 3대장’ 중 넥슨과 넷마블은 이들 요소에서 괄목할만한 실적을 거뒀지만, 엔씨소프트는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런 가운데 ‘신흥 강호’ 크래프톤의 질주가 단연 돋보였다.
넥슨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분기에도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넥슨은 2분기 매출 1225억엔(1조762억원·100엔당 878.7원 기준), 영업이익 452억엔(3974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0%, 64%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399억엔(3504억원)으로 63%나 늘었다.
이러한 실적은 지난 5월 중국에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풍부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중국 이용자에 맞춘 현지화에 성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메이플스토리’와 ‘FC’ 프랜차이즈 게임도 성장을 이어가며 주요 지적재산권(IP) 3종의 매출이 작년 2분기보다 57%나 급증했다.
넷마블은 2분기 매출 7821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29.6% 증가하며 분기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1112억 원, 당기순이익 1623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웹툰을 기반으로 지난 5월 출시된 ‘나 혼자만 레벨업’이 분기 매출의 20%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도 2분기 매출 7070억원(전년 동기비 +82.7%), 영업이익 3321억원(전년 동기비 +152.6%), 당기순이익 3414억원(+165.7%)으로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상반기로 넓혀봐도 매출 1조3729억원, 영업이익 6426억원을 달성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PUBG: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매출과 트래픽 등 모든 부문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해서다.
NHN은 NHN페이코, KCP 등 결제·광고 사업이 고르게 성장하며 2분기 매출 5994억원(+8.7%), 영업이익 285억원(+36.3%)을 기록했다. 다만 본업인 게임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 감소한 1064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영업익 ’동반 감소‘한 엔씨·카카오게임즈·그라비티… 선방한 컴투스·컴투스홀딩스
반면 엔씨소프트는 2분기 매출 3689억원, 영업이익 88억원으로 각각 작년 동기 대비 16.2%, 74.9% 급감했다. 엔씨소프트는 영업이익이 쪼그라든 이유를 신작 출시를 앞두고 전분기 대비 152.0% 확대된 174억원의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집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신작인 ‘쓰론 앤 리버티(TL)’와 ‘배틀크러시’ 등이 부진한 데다, 리니지 IP를 활용한 게임들에 대한 이용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모바일 리니지 3종 매출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엔씨소프트는 12일 해외법인장 전면 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엔씨아메리카 대표에 진정희 전 펄어비스 아메리카 대표를, 엔씨웨스트 대표에 박병무 공동대표이 윤송이 사장과 겸직하도록 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엔씨 재팬·타이완 대표에는 임원기 사업개발·마케팅 최고책임자(CBMO·전무)가 임명되며, 김택진 대표의 동생이자 엔씨 아메리카·재팬·타이완 대표를 맡아왔던 김택헌 수석부사장은 물러났다.
카카오게임즈도 2분기 매출 2356억원, 영업이익 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89% 급감했다. 대규모 이벤트 부재로 ‘오딘’ 매출이 줄어든 데다, ‘롬(R.O.M)’이 매출도 감소하면서 모바일 게임 매출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라비티는 2분기 매출 1230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5%, 71.5% 급감했다. 동남아시아에서 ‘라그나로크 오리진’ 매출이 감소한데다, ‘라그나로크: 초심지전’ 마케팅비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컴투스와 컴투스홀딩스는 비교적 괜찮은 실적을 거뒀다. 컴투스는 2분기 매출 17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4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출시 10주년을 맞은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대규모 프로모션 등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거둔데다, 국내 프로야구 인기에 힘입은 야구게임이 40% 이상 성장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컴투스홀딩스는 ‘소울 스트라이크’를 비롯해 ‘MLB 퍼펙트 이닝’ 등 주요 게임들이 견조한 매출 성과를 올리며 2분기 매출이 10.4% 늘어난 380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40억원으로 적자 규모는 축소됐다.
위메이드·더블유게임즈·네오위즈·펄어비스·웹젠·조이시티·위메이드플레이, 실적 엇갈려
위메이드도 ‘나이트크로우’ 글로벌 매출과 신규 라이선스 사업에 힘입어 2분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7.6% 늘어난 171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40% 축소된 241억원, 순이익은 4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더블유게임즈는 소셜카지노 사업의 성장과 자회사 슈퍼네이션을 통한 아이게이밍 매출이 고힘을 보태며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1631억원, 영업이익 671억원을 달성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3%, 영업이익은 33.4% 증가했다.
네오위즈도 2분기 매출 870억원, 영업이익 47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24%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P의 거짓’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브라운더스트2’가 탄탄한 매출을 이끌었다.
펄어비스는 2분기 매출 818억원, 영업손실 58억원, 당기순이익 9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대비 매출은 4.3% 늘었고, 광고선전비 증가에도 영업손실 규모는 59% 줄어든 58억원,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웹젠은 2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13.1% 증가한 480억원, 영업이익은 소폭(0.4%) 감소한 118억원, 당기순이익은 5.7% 늘어난 139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조이시티는 매출 370억원, 영업이익 32억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은 8.9% 늘고 이익은 33.3% 감소했다. 위메이드플레이는 매출 292억원, 영업이익 4억원으로 매출은 2.2%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