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합병'후에도 SK온 IPO 순항할까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4.08.2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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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 27일 임시주총에서 SK엔텀·SK트레이딩인터 합병 표결 나서
재무·실적 개선 효과 있겠지만 본업 부진·전기차화재 이슈는 여전해
FI와 2026년 상장 약속...실패 시 '드래그얼롱' 관련 자금 손실 우려
미국 조지아주 커머스시 SK온 공장/사진=SK온
미국 조지아주 커머스시 SK온 공장/사진=SK온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SK온이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자사에 SK엔텀과 SK트레이딩인터내셜을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의 지분율이 89.52%에 이르는 데다 재무적 투자자(FI)도 이변이 없는 한 반대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무난히 승인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번 합병은 SK온의 2026년 IPO(기업공개)를 성공을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합병이 성사되더라도  IPO 실패에 대한 우려는 쉽게 불식되지 않을 전망이다. SK온의 배터리 부문 흑자전환이 단기간에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과 함께 최근에는 SK온의 배터리가 탑재된 '기아 EV6'가 연이어 화재를 일으키는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SK온의 IPO는 SK온과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반드시 성공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SK온은 2026년 IPO를 조건으로 FI로부터 2조8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다만 불이행시 FI는 동반매수청구권을 통해 자신의 투자금에 대주주 SK이노베이션의 SK온 지분 일부를 더해 회수할 수 있다는 단서 조건이 붙어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SK엔텀과 SK트레이딩내셔널을 자사에 흡수합병하는 안건 승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27일 개최한다.

SK이노베이션의 SK온 지분이 89.52%에 이를뿐 아니라 주총에 참여하는 FI들도 이변이 없는 한 반대할 이유가 없므로 합병에 관한 안건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SK온이 양사 합병에 나서는 배경으로 2026년 예정인 IPO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병의 주된 목적은 SK온의 상장”이라고 평가했다. SK온의 배터리 사업 적자가 지속며 IPO관련 우려가 커지자 두 계열사를 구원투수로 내세웠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온은 지난 상반기 791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1분기 3315억원, 2분기 4601억원에 달한다.

반면 원유 수입·석유제품 수출 사업을 하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액 48조9629억원, 영업익 5746억원의 호실적을 거뒀다. SK엔텀은 올해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 SK에너지의 탱크터미널(원유 운영 및 해상 출하 조직)을 인적분할 해 출범한 회사로, 지난 1분기 매출액 644억원, 영업익 119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SK온의 합병 이후에도 IPO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IPO성공을 위해서는 본업인 배터리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SK온의 배터리 흑자전환이 단기간에는 이뤄지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SK온이 SK엔텀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과의 합병으로 다소 개선된 현금흐름, 재무구조를 확보할 수 있겠으나, 배터리 분야의 적자 장기화는 불가피할 전망” 이라며 “여전히 긍정적인 변화를 확신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SK온의 3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1조9000억원, 영업손실 2851억원으로 적자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며 “배터리 흑자 전환은 장기간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SK온의 상장은 SK온과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하며 반드시 성사시켜야만 하는 과업이다. SK온은 2021년 출범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조단위 설비투자를 병행해 왔다.

SK온은 그동안 프리 IPO(상장전 기업공개)를 통해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 SK온에 따르면 현재까지 FI로부터 조달받은 자금은 2조80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FI와 2026년 IPO와 수익률 보장을 약속했다는 것인데,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FI들은 동반매수청구권(드래그얼롱)을 통해 자신의 투자금에 더해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SK온 지분 일부 더해 돌려받을 수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FI들과의) 프리 IPO 관련 약속 이행 실패시 강력한 조건들이 걸려 있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최근 SK온 배터리를 탑재한 기아 EV6가 연이어 화재를 일으키면서 우려를 더해가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지난 6일 충남 금산 한 주차타워에서 충전 중이던 기아EV6 차량에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8일에는 경북 안동에서 기아EV6 전기차 택시에서 연기가 나면서 소방당국이 안전조치를 취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SK온 관계자는 “두 사건 모두 아직 조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24이천포럼에 참석한 이석희 SK온 사장은 전기차 판매 부진 속 화재 사건까지 발생한데 대해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았다.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도 IPO 시점 조정을 거론하는 등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는듯한 분위기다.

앞서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SK온의 상장시점에 대해 “상황에 따라 당초 예정인 2026년에서 1~2년은 (FI들과) 협의해 조정가능하다”며 “늦어도 2028년까지 상장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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