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누적 영업익 2085억원 크게 웃돌아
한화오션,우발 부채 1조5000억으로 빅3중 최대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고수익 친환경선박 발주량이 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실적 상승 기대감이 커가고 있지만, 소송 관련 부담은 여전하다. 조선 빅3로 꼽히는 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가운데 HD현중을 제외한 2개사의 상반기 영업익이 현재 각사에 청구된 손해배상 금액(소송우발부채)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은 빅3 유일하게 상반기 소송우발부채가 지난해 말 보다 늘어나며 부담이 커졌다. 한화오션도 지난해 러시아 3개 선주사로 부터 청구된 1조원대 중재 재판에 여전히 묶여있는 상황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말 기준 삼성중공업이 피소돼 재판에 계류 중인 소송 및 중재 건수는 26건, 소송가액은 3809억원이다.
지난해 말(21건, 3475억원)과 비교해 건수는 5건, 소송가액은 333억원 가량 늘었다.
기업재무제표 상에서 아직 계류 중인 소송 등 불확실한 미래사건의 발생여부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금액은 ‘우발부채’로 인식된다.
올해 상반기 조선 빅3 가운데 이 같은 소송 관련 우발부채가 늘어난 곳은 삼성중공업이 유일하다.
한화오션도 소송 관련 우발부채 부담이 큰 것은 마찬가지다. 한화오션의 소송 관련 우발부채는 지난해 말 보다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빅3 가운데 압도적으로 많다.
상반기 말 기준 한화오션이 피소된 소송은 총 88건(중재 7건 포함)이다. 소송가액은 무려 1조591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5월 엘릭슨(Elixon), 아조리아(Azoria), 글로리나(Glorina) 등 러시아 선주 3곳은 싱가포르 국제중재센터(SIAC)에 한화오션을 상대로 1조1599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바 있다.
한화오션이 이들 선사가 발주한 액화천연가스(LNG) 쇄빙선 3척을 계약 해지 했다는 이유에서다. 한화오션은 이에 대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발로 기자재 공급이 지연됐고, 선사로부터 잔금을 받지 못하면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피소된 소송 건수는 총 34건, 소송가액은 약 471억원이으로, 지난해 말 36건, 소송가액 1395억원 대비 2건, 924억원이 줄어들었다.
이 같은 소송 관련 우발부채는 빅3의 실적 전망에 암초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아 국내 조선업계는 고수익 친환경 선박 수주량을 늘렸지만, 조선업계 특성상 실적 반영되기까지 통상적으로 1~2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실제로 조선 빅3의 소송 관련 우발부채는 상반기 누적 영업익을 상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상반기 영업익 2168억원, 삼성중공업은 2085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오션은 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HD현대중공업을 제외하고,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상반기 영업익은 자사 소송 관련 우발 부채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한 예로 HD현대중공업은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 KOC가 지난 2020년 런던 국제중재재판소(LCIA)에 제기한 중재재판에서 패소하면서 지난해 710억원의 관련 손실을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