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 전세자금대출 차단해 가계부채 억제하고 갭투자 투기 수요 저지
주택담보대출 만기도 최장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하는 등 특단의 대책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우리은행이 오는 9일부터 유주택자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추가로 주택을 구입할 경우 대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유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세자금 대출도 전면 중단된다. 이는 은행권에서 유주택자에 대한 대출을 중단한 첫 사례로, 갭투자와 같은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유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에 대한 대출을 수도권에 한해 이달 9일부터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이사 시기가 맞지 않아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할 경우는 예외적으로 대출을 허용할 방침이다. 전세자금 대출은 무주택자에게만 지원되며 모든 세대원이 주택을 소유하지 않아야 대출이 가능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세 연장인 경우와 8일 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한 경우에는 주택 소유자도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또 두 채 이상의 다주택자가 서울 등 수도권에서 추가로 주택을 구입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가계부채가 계속해 증가할 경우 이러한 방침을 1주택자에게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의 최장 만기도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줄였다.
우리은행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은 잇따른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은행들은 7월 이후 대출금리를 22차례 인상하고 대출 만기를 기존 50년에서 30년으로 줄이며 전세대출을 조건부로 허용하는 등 대출 총량을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이같은 일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금융권에서는 이달 1일부터 적용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등 강력한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급증세가 지속된다면 이 같은 조치가 다른 은행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의 이번 조치는 1주택 이상을 보유한 유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수도권 주택의 갭투자 수요를 억제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이번 조치로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에서 갭투자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은 주담대의 최장 만기를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이는 KB국민은행이 지난달 29일부터 수도권 주택에 대해 주담대 기간을 50년에서 30년으로 줄이고 신한은행도 3일부터 동일한 조치를 취한 것과 관련해 동참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