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낙태·외교 등 전방위 부문서 난타전 펼쳐
테일러 스위프트, ‘해리스 지지’ 전격 선언 눈길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열린 첫 TV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었다.
10일(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열린 대선 TV토론에서 두 후보는 모두 발언도 생략한 채 곧바로 토론에 들어가 열띤 논쟁을 펼쳤다.
두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경제와 낙태, 외교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팽팽하게 맞섰다. 경제 분야에서 민주당 해리스 후보는 주택가격을 낮추고 자녀세액 공제를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기회 경제(opportunity economy)’를 강조했다. 공화당 트럼프 후보는 미국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중국산에는 60%를 부과하겠다고 밝혀 대중국 공세를 펼칠 것임을 예고했다.
트럼프 후보는 낙태 문제에 대해 그가 임명한 보수 성향 대법관들이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는데 역할을 한 점을 부각시키면서, 주 차원에서 낙태 허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해리스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낙태권을 연방정부 차원에서 보호하는 법안에 서명하겠다"면서 “여성이 자기 몸에 관한 결정을 내릴 자유를 정부가 침해해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후보는 외교 정책과 관련,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에 동의한다면서,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기 위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안보를 동시에 보장하는 ‘두 국가 해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가 대통령이 되면 이스라엘이 2년 내로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면서 자신은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 내낸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의 거센 공세에 막말로 받아치기보다는 웃으며 지켜보거나 고개를 젓는 식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다만 해리스후보는 럼프 전 대통령과 독재자들의 관계에 대해 “트럼프가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교환한 것은 유명하다”며 “독재자들이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기를 응원하는 것은 그들이 아첨과 호의로 트럼프를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라고 거칠게 비판하기도 했다.
토론 종료 후 CNN은 “평정심을 잃게 하려고 할 의도로 해리스 후보가 거의 모든 토론 시간 동안 트럼프 후보의 화를 부추겼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끼를 다 물었다”고 분석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42분 52초, 해리스 부통령이 37분 36초를 답변에 썼다고 전했다.
토론 종료후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10일(현지시간) ABC방송 주관 TV 토론회를 시청한 등록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가운데 63%가 해리스 부통령을 승자로 꼽았다고 보도했다. 같은 응답자들은 토론이 있기 전 어느 후보가 더 강세를 보일 것인지에 대해 50%는 해리스, 50%는 트럼프가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백중세를 보이다가 토론회 직후 해리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 6월 치러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을 시청한 유권자들이 67% 대 33%로 트럼프가 앞섰다고 답했던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완전히 판세가 역전된 것으로 관측된다.
CNN은 이번 조사가 전체 유권자가 아닌 토론을 시청했다고 응답한 605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문자 메시지로 실시됐고, 오차범위는 ±5.3%p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의 세계적인 팝 가수인 테일러 스위프트는 토론 직후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해리스가 권리와 대의를 위해 싸우기 때문에 그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그가 꾸준하고 재능 있는 지도자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