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강력한 접착력을 유지하며 균열을 막는 하이브리드 패치 기술이 개발돼 이목을 끌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와 VR 장비, 헬스케어 산업 등에 적용돼 다양한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정훈의 교수 연구팀은 아주 작은 부분부터 큰 부분까지 균열을 방지하는 ‘프로그래머블 메타 패치’ 기술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그동안 패치들은 피부 접착을 위해 화학적인 접착제에만 의존했다. 이와 달리 이 기술은 고분자 소재만을 사용했음에도 접착 강도 및 재사용성, 생체 친화성이 매우 뛰어나, 접착력을 극대화하면서도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하며 붙일 수 있다.
하이브리드 패치는 육각형 기둥과 팁 구조, 비선형 절단 구조를 적용해 기존 상용 접착 테이프보다 70배 강한 접착력을 발휘한다. 화학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아 피부에 자극이 없고, 재사용도 가능하다. 마이크로 크기의 미세한 부분부터 매크로 크기의 큰 표면까지 균열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 접착 패치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접착구조와 키리가미(평면 물체의 선을 따라 칼로 오려내 패턴·구조물을 만드는 방식)의 메타 구조를 결합한 것이다. 접착력과 붙는 방향을 필요에 따라 조절할 수 있고, 방향에 따라 접착력이 달라지지만 원하는 방향으로만 붙일 수 있어 매우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연구진은 웨어러블 VR 장치에 하이브리드 패치를 적용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웨어러블 VR 장치는 피부에 거의 자극을 주지 않으면서도 모든 방향에서 강력하게 붙는 것으로 나타났다. 빠르고 격한 움직임에도 안정적인 피부 접착 성능을 보였으며, 피부자극 없이 통기성도 뛰어나 사용자의 편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피부 접착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이 성과는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정훈의 교수는 “기존 바이오헬스케어와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피부 접착 기술은 화학적 접착제로 인해 피부에 자극을 주고, 재사용이 어려웠다”며 “강한 접착력을 유지하면서도 방향성 접착을 적용해 피부 자극을 줄이고, 재사용 가능한 접착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벤시스(Science Advances)에 이달 13일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과 미국 국립과학재단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