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녹색기술 산업화 선점을 향한 글로벌 시장 동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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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4.0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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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녹색기술 산업화 선점을 향한 글로벌 시장 동향 (1)

 

해외 선진사례를 통해 녹색산업을 성장동력으로 발굴하고·육성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 지 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탄소배출권 시장, 신재생에너지 시장 등 녹색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세계 주요국들은 이른바 ‘녹색선도시장’을 창출해 선도자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서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선도시장이란 기술이나 규제의 표준이 설정되는 시장으로, 일단 표준이 설정되면 추후에 다른 국가도 채택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표준을 설정한 국가는 향후 시장을 주도하면서 선도자의 이익을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선도자의 이익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녹색경쟁을 벌이고 있는 주요 국가들은 어떤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을까?

일본은 오일쇼크를 겪으면서 이후 중간 중간의 유가 하락과는 관계없이 한국과는 대조적으로 지속적으로 정책을 개발해 일관되게 추진하면서 세계 최고의 에너지 효율 국가로 거듭났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低탄소사회’ 달성을 위한 녹색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08년 6월에는 이른바 ‘후쿠다 비전’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0년까지 현재보다 14% 줄이고, 2050년까지는 최대 80%까지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또한 후쿠다 비전은 이러한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에너지 효율과 신재생에너지 관련 핵심 기술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녹색기술 지원 정책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NEDO(New Energy Development Organization)라는 기구를 관한 것이다. NEDO는 우리나라로 치면 에너지관리공단과 같은 조직이다. 에너지관리공단과의 차이점은 우선 민간도 함께 참여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런데 결정적인 차이점은 녹색산업에 대해 기술개발부터 사업화까지의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한다는 것이다.

EU의 경우 강력한 환경규제와 법 제정을 통해서 글로벌 녹색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온실가스 규제 등의 환경규제로 역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외국기업의 진출을 봉쇄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EU 의회는 2007년 10월 자동차의 주행거리 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140g/㎞에서 2015년부터는 125g/㎞으로 제한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이러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자동차는 수입을 아예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역내에 있는 기업들은 2015년 이전까지 관련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을 했을 것이다. 다시 말해 기술 확보 후에 규제를 강화하면서 일종의 비관세 무역장벽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또한 EU는 2003년 제정한 ‘신재생에너지법’을 기반으로 회원국 공동으로 관련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그 동안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이었던 미국은 일본과 EU로부터 녹색산업의 주도권을 빼앗아 오기 위해 차세대 기술 분야에 집중해 향후 시장주도권의 장악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실리콘계 태양전지 시장은 독일과 일본이 이미 장악했다고 판단하고 차세대 분야인 非실리콘계 태양전지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태양전지는 빛을 전기로 변환시켜 주는 장치로, 현재 주재료가 실리콘이다. 실리콘은 지구상에서 산소만큼이나 흔한 물질이지만 태양전지에 사용되는 실리콘은 순도가 99.9999% 이어야 한다고 한다. 따라서 실리콘계 태양전지는 재료비가 비싸고 공정도 상당히 복잡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실리콘 사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거나 아니면 아예 실리콘을 사용하지 않는 非실리콘계 태양전지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유기 태양전지다. 유기 태양전지는 실리콘 대신 반도체성 고분자 플라스틱을 재료로 사용하는데 고분자는 스스로 조립되는 성질이 있어서 공정이 간단해진다고 한다. 또한 실리콘계 태양전지에 비해서 가볍고 잘 휘어지기 때문에 전자제품의 휴대용 전원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은 非실리콘계 태양전지 외에도 대형 태양열발전, 목질계 바이오에탄올, IGCC(Integrated Gasification Combined Cycle), CCS 등에 대한 집중적인 연구개발을 통해서 차세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포플러 나무 등에서 에탄올을 추출하는 목질계 바이오 에탄올은 기존의 바이오 에탄올이 사탕수수나 옥수수와 같은 곡물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고유가로 바이오 에탄올 생산이 늘어 곡물가격이 오르는, 다시 말해 에너지 가격과 곡물 가격이 동반상승하는 문제점이 나타나면서 관련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리고 IGCC는 석탄연료로부터 전기뿐 아니라 수소, 액화석유까지 만들 수 있는 차세대 석탄발전기술을 말한다. 석탄을 고온·고압으로 가스화 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로 기존의 미분탄 화력발전 방식보다 효율이 10% 이상 높다.

마지막으로, 세계의 공장 노릇을 하면서 오염생산국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중국의 경우도 거대한 자국시장을 활용해 특히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자국의 시장잠재력을 보고 몰려드는 해외선진 기업에게 기술이전 등을 계약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해 빠르게 선진기술을 습득해 나가면서 일부 글로벌 기업도 배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태양전지 업체 썬텍(Suntech)의 경우 2001년 설립 이래 선진기업과의 기술제휴와 함께 공격적인 경영, 안정적인 원자재 조달 등에 성공하면서 2007년 매출액 기준으로 세계 2위의 기업으로 등극했다.

2006년 모듈업체인 일본의 MSK (Making Solar worK)를 인수한데 이어 미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Sun-tech America 설립을 추진하고 있고, 미국의 MEMC(Monsanto Electronic Materials Company)나 노르웨이의 REC(Renewa-ble Energy Corporation)와 같은 폴리실리콘 업체들과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풍력터빈 생산업체인 골드윈드(Goldwind)는 1997년 풍력산업에 진출한 이후 기술 제휴 등을 통한 기술 확보 전략으로 성장에 성공하면서 이 분야에서 세계 7위에 올라 있다. 골드윈드는 풍력터빈 기술 확보를 위해 2004년 독일의 리파워(REpower)와 기술 라이선스를 체결했으며, 벤시스(Vensys)와는 2.5MW급 풍력터빈을 공동개발 중이다.

 

SOLAR TODAY 편집국 / Tel. 02-719-6931 / E-mail.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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