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결 앞두고 양측 지분 경쟁 치열할 듯...기대감에 주가도 상승세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고려아연이 다음 달 23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경영권 분쟁 중인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운명의 표 대결에 나선다.
3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이같이 임시주총 날짜를 확정했다. 이사회는 사외이사 7명 중 6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영풍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와 손잡고 지난 9월 고려아연 공개매수전을 시작하면서 격화된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다음달 임시주총에서 드디어 최종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임시주총에서는 MBK·영풍이 요청한 신규 이사 14명(기타비상무이사 2명, 사외이사 2명) 선임건, 집행임원제도 도입 정관 개정 등이 다뤄질 예정이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윤범 회장을 비롯해 총 13명이다. 이 가운데 12명이 최윤범 회장 측 인사다. 영풍이 제시한 사외이사가 진입에 성공하느냐 여부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갈릴수 있다.
임시주총에서 권리 행사가 가능한 주주를 확정 짓는 주주명부 폐쇄일은 오는 20일이다.
이에 양측의 막판 지분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임시주총 소식에 고려아연 주가는 상승세다. 고려아연은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보다 9.28% 오른 154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려아연 주가가 종가 기준 150만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10월 29일 이후 한달 여 만이다.
업계에서는 주가 상승이 고려아연과 영풍·MBK 파트너스의 지분 경쟁으로 인한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는 영풍·MBK 파트너스 지분(추산 39.83%)이 최윤범 회장 보다 5%p 앞서고 있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최윤범 회장 측을 지지하는 여론이 상당부분 감지되는 상황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인수하려는 시도에 대해 이례적으로 우려 의사를 표한 바 있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달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정 산업은 20~30년 정도 길게 보고 (경영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5년이나 10년 안에 사업을 정리하는 구조를 가진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했을 때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주 가치 훼손이 있을 수 있지 않나”라고 언급, MBK파트너스를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