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카카오페이 2대 주주인 중국 핀테크업체 알리페이가 카카오페이 보통주를 대상으로 해외 외화표시 의무교환사채를 발행하며 자금 조달에 나섰다. 이를 통해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지분을 추가로 매각하고, 지분율은 28.35%로 줄어들 예정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페이가 자금을 조달할 목적으로 전날 보유 중인 카카오페이 보통주를 대상으로 해외 외화표시 의무교환사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교환사채란 발행회사가 보유한 주식 등과 교환가능한 채권을 말한다.
알리페이 싱가포르 홀딩 PTE Ltd(Alipay Singapore Holding Pte. Ltd.) 거래계획보고서에 따르면 알리페이는 오는 8월 18일 카카오페이 주식 479만6168주를 처분한다.
교환사채 액면금액은 2억500만 달러(약 2835억원)이며, 교환대상 주식은 카카오페이 기명식 보통주식 479만6168주(발행주식의 3.55%)다. 교환가액은 주당 5만9100원이며, 거래금액의 기준환율은 지난 16일 서울 외국환중개 고시 종가 환율인 1382.70원이다.
교환사채 발행일은 오는 8월 18일이고, 만기일은 오는 11월 27일이다. 교환청구기간은 11월 12일까지다. 이 기간에 사채권자의 교환권 행사 또는 교환사채 조건에 따른 의무교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의무교환사채 만기 때까지 카카오페이 전체 지분의 최대 3.95%에 해당하는 주식이 교환될 수 있다. 발행사는 의무교환사채 발행일로부터 30일간 의무 보호예수 규정을 적용 받는다.
현재 카카오페이의 최대주주는 카카오로, 지분율은 46.3%이다. 알리페이는 2대 주주로 31.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민연금은 5.51%를 보유 중이다.
교환사채 발행 후에도 알리페이는 2대 주주로서 지위를 유지할 수 있지만, 교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카카오페이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알리페이가 카카오페이 지분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는 것에 대해 “카카오페이에서의 손을 떼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환사채를 발행함으로써 알리페이가 자금을 유동적으로 확보할 수 있지만, 교환사채를 주식화한 후 주가 하락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페이 주식을 기반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한다는 것은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며 "다만 최종적으로 교환사채를 매수한 당사자가 교환사채를 주식화 시키는 경우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알리페이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바바의 결제 부문으로 시작한 회사로, 중국 시장에서 지배적인 핀테크 공룡으로 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