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는 2025년 <Change The World>라는 의미를 담아 탄소중립과 디지털 전환에 기여하고 관련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외 대표기업 CEO 인터뷰를 매달 릴레이 형식으로 연재합니다. 태양광, ESS 산업 분야의 대표 CEO를 만나는 이번 주인공은 인셀(Incell) 정창권 대표입니다. / 편집자주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인셀(Incell)은 설립 20년이 넘은 국내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산업 분야의 선도 기업이다. 2004년에 설립해 지난해 20주년을 맞은 인셀은 산업용, 통신용, 모빌리티(AGV·AMR), 의료기기, ESS 등 다양한 분야에 리튬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자체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를 통해 빅데이터 기반의 AI 시스템을 구축 운용하고 있다.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거듭해오고 있는 인셀은 최근 액침탱크 방식의 화재 없는 ESS ‘exCube’를 선보이기도 했다. ‘exCube’는 배터리셀이 항상 소화액제에 잠겨 있는 구조로 화재 안전성에 강점을 보인다.
본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태양광·ESS 업계의 CEO 릴레이 인터뷰 기획 취재를 진행한다. 관련 산업 대표 리더들의 목소리를 조명하고 산업 발전을 위한 전략과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이번 호의 주인공은 인셀 정창권 대표다. 정 대표는 국내 ESS 시장 초기부터 BMS(2006년) 개발과 재생에너지 연계형 ESS(2010년 한전 태양광발전소) 공급을 이뤄냈다. ESS 산업 환경의 여러 파고에도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해 안전하고 안정적인 ESS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
인셀 정창권 대표는 “우리는 과거 컴퓨터의 등장으로 산업 환경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경험한 세대”라며, “최근 나오고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 컴퓨터의 등장만큼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AI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 대표는 “기술 기업은 노하우(Know-how)도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노웨어(Know-where)가 더 중요한 것 같다”며, “AI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선 혼자만이 아닌 정보와 기술의 협력을 통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셀의 2024년 주요 사업 성과는?
올해 세계 최초로 화재 없는 액침형 ESS ‘exCube’를 개발해 해외 및 국내시장에 론칭했다. ‘exCube’는 안전성과 냉각성능이 탁월해 배전망 연계형 ESS 및 RE100을 추구하는 사업장에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SS 활용이 필수적인 분산에너지 확대 및 전력시장 개편에 대한 의견과 사업 전략은?
분산에너지 확대 측면에서 보면, ESS는 수요와 공급의 시간차를 해소해 송전 비용을 낮추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향후 분산에너지 사업자 간 경쟁을 통해 전력시장의 효율성과 전력계통의 안정성을 높여 재생에너지 공급 여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력시장 개편 측면에서는 분산에너지가 확대되면 전력시장 가격 변동성을 줄일 수 있고. 지역 단위에서 생산된 전력을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활용해 중앙 전력망 의존도를 줄이고 에너지 자립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저장전기판매사업, 통합발전소(VPP) 사업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서 ESS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에 인셀은 재생에너지 출력제어와 RE100에 대응할 수 있는 배전망 연계형 ESS 시장이 열릴 것을 대비하고 있다. 기존 ESS의 화재에 대한 불안 요소를 100% 제거한 액침형 ESS를 보급하는 사업 전략을 통해 안정적인 ESS 공급에 기여하겠다.

ESS 안전성 이슈에 대응해 관련 기술 및 제품 개발에 집중했다. 이에 대한 성과는 무엇인가?
액침냉각 기술은 배터리 모듈을 냉각유(Cooling Fluid)에 완전 침지하는 것이다. 열폭주가 발생할 경우 냉각 효과와 질식 효과가 동시에 작용해 화재 발생을 원천적으로 차단함으로서 100% Fire Free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다른 소화시스템은 대부분 화재를 감지하는 센서, 소화제를 공급하고 분사하는 장치, 그리고 이들을 관리하는 콘트롤러로 구성돼 있다. 어느 한 부분이라도 고장이 발생하거나 작동이 지연되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exCube’는 항상 소화액에 잠겨 있어 고장 여부와 상관없이 100% 소화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사용후 배터리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한 사업 계획은?
전기차 증가와 함께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과 재사용은 미래 에너지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핵심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인셀은 한전의 에너지신기술연구원과 함께 사용후 배터리 재사용 분야의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다가오고 있는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준비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데, 어떠한 계획을 갖고 있나?
액침냉각 ESS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IEC, UL 등 관련 인증 획득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2025년도부터 본격적인 보급을 추진하기 위해 해외 파트너들과 함께 전시회 등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인셀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사업 전략은 무엇인가?
안전은 어느 분야에서나 가장 중요한 요소다. 특히, 공장이나 선박, 그리고 데이터센터 등에서는 안전 관련한 이슈의 파급효과가 더욱 크다. 인셀은 액침기술을 활용한 가장 안전한 배터리시스템으로 ESS뿐만 아니라 AGV나 선박용 배터리 분야, 데이터센터의 백업(Back-up)용 배터리 분야의 안전도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
ESS 및 에너지 업계와 공유하고픈 의견이 있다면?
최근 해외 ESS 시장은 지속적인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국내시장은 몇 년간 정체된 상태로 업계가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럴수록 힘을 모아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해 국내시장을 되살릴 수 있는 장치들을 마련하고, 글로벌 시장에도 동반 진출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할 필요가 있겠다.
인셀의 향후 사업 계획과 장기적 목표는?
장기적으로는 ESS를 활용한 사업 다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20부터 2023년까지 규제자유특구 사업으로 ESS를 이용한 VPP 사업을 수행해 왔다. 이를 기반으로 ESS 제조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전기저장판매사업, 통합발전소(VPP) 사업에 진출할 계획에 있다.

‘exCube’는 배터리가 항상 냉각유에 잠겨 있어
고장 여부와 상관없이 100% 소화가 가능한 시스템이다.
지난 2024년은 인셀 설립 20주년의 해였다.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인셀 자체 사옥을 마련해 입주할 때가 4년 전 코로나19 시작 무렵이다. ESS 시장 분위기도 좋지 못하고, 열 명도 모이지 못하는 때라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았던 시기다. 그러나 직원들도 노력해 주고, 지속적인 제품 개발도 해오면서 무차입 경영을 이룩한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앞으로 시장이 열리면 다시 한번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경영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화나 사람은?
사람을 떠올려 보면 우리 직원들이 생각난다. 인셀에는 장기 근속자가 많다. 무엇보다도 회사에는 가장 귀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기업문화 혹은 사내 분위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회사에 피트니스센터와 탁구장, 농구장 등 체육시설이 갖춰져 있고 인근에 좋은 공원이 있어 직원들이 운동을 통해 건강을 챙기기 좋다. 운동을 통해 소속감도 갖고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근무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최근 감명 깊게 본 책이나 영화 등 문화콘텐츠가 있다면?
최근에 김녕만 사진작가가 중앙일보에 연재하는 <사진의 기억> 코너를 꽤 감명 깊게 보고 있다. 작가는 1970대 격동의 시절에 아주 그리고 너무나 평범했던 순간을 어찌 그리 고이 담아 놓았는지, 사진 한 장마다 써놓은 작가의 글은 그때의 아릿한 추억과 감정을 솟아오르게 한다.
평소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
과거에는 등산과 골프로 체력을 유지했다. 그러나 지금은 가까이 있는 산책로를 1~2시간 정도 걸으면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2025년 개인적으로 달성하고픈 목표는?
우선 건강을 잘 유지하면서 회사의 지속성장을 위한 새로운 아이템을 찾는 일에 결실이 있었으면 한다.
직원들에게 나누고픈 메시지는?
직원들이 결혼을 할 때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뭔가를 이룬 후에 결혼을 하려는 것 같다. 그런 고민을 안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나누고픈 말은, 지금은 부족하지만 결혼을 해서 둘이 함께 이뤄내는 인생이 훨씬 풍요롭다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