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모니 대미 수출 거론… “고려아연 현 경영진, 한미동맹 민간 파트너”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미국 정치권이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대해 잇달아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미국 공화당 원로 정치인인 빈 웨버(Vin Weber) 전 연방하원의원은 미 국무부에 서한을 보내 ‘고려아연 사태’를 한미 공동 안보 이익과 경제적 영향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미국 정치권 인사로는 트럼프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에 이어 두 번째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나선 셈이다.
최근 웨버 전 의원은 제프리 파이어트(Geoffrey Pyatt) 국무부 에너지자원 차관보에 보낸 공식 서한에서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한미 양국이 구축한 핵심광물 공급망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탈(脫)중국 공급망 형성에 있어 고려아연의 역할과 성과가 있는 만큼 양국 정부 차원에서 고려아연 사태를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그는 특히 MBK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투자 이력과 관심도를 고려할 때 중국 기반 기업 또는 중국 자금의 지원을 받는 회사들이 다양한 거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기업들로 광범위한 기술 이전을 초래할 뿐 아니라 중국에서 탈피한 핵심광물 공급망을 보호하려는 한미 양국의 공동 노력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웨버 전 의원은 고려아연 기술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고려아연의 기술은 M&A나 수출시 당국으로부터 엄격한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고려아연 인수 주체로 알려진 MBK의 6호 바이아웃 펀드 출자 구성 가운데 80% 이상이 외국계 자본으로 알려진 가운데, 여기에 중국외환투자공사(CIC) 등 중국 자금도 상당수 유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연간 수백t의 안티모니를 미국에 공급한 뒤 수요에 따라 수출량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안티모니의 대미 수출이 실현되면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데 도움이 될뿐 아니라 탈중국 공급망 구축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MBK가 경영권을 놓고 결판을 벌이는 임시주주총회가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어서 지분 4.5%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캐스팅 보트’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방향은 17일 열리는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책위) 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