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의 태양광 산업과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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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4.0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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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 현  SK 이노베이션 수석연구원 

필자는 포항공과대학에서 유기화학 박사학위를, 그리고 일본 나고야대학에서 무기화학분야로 박사 후 연수를 마친 뒤 SK 이노베이션 소재연구소 신소재 Lab에서 TFPV 프로젝트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유가 불안정으로 인한 태양광, 풍력, 지열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본격 개발

당시의 상황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하자. 1973년 중동국가들과 이스라엘의 전쟁으로 인해 1차 오일쇼크가 발생되었다. 중동국가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고립정책의 일환으로 석유자원의 무기화 정책을 들고 나왔다.

이로 인해, 3.07달러였던 유가는 4개월 만에 11.65달러까지 치솟게 되었다. 글로벌 경제는 치명타를 입었고, 에너지 안보 및 대체에너지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었다. 이는, 2006년 볼리비아의 에너지산업 국유화, 2007년 러시아의 천연가스 카르텔, 베네수엘라의 유전 국유화 조치 등 에너지자원 무기화 시도의 상황과 유사하다.

2차 오일쇼크는 1978년 2월 이란혁명에 의해 촉발되었다.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고 집권한 호메이니 정권의 미국단교조치 및 대미 석유수출 중단과 이에 동조하는 중동 산유국들의 감산 조치로 인해 배럴당 13.7달러였던 유가는 38.2달러, 현재가격으로는 약 70~80달러 수준으로 급등하게 되었다.

태양광, 풍력, 지열에너지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본격화 된 시기이다. 하지만 이내 유가는 배럴당 11달러대로 급락 이후 안정화되면서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1984년부터 향후 약 20년간 0.7% 밖에 성장하지 못한 채 뇌리에서 멀어져 갔다.

2011년 튀니지에서 시작된 재스민 혁명은 이집트, 알제리, 예맨, 리비아 등 걸프만 지역 국가들로 확대되어가고 있으며, 유가는 어느덧 배럴당 100달러대에 이르는 상황이 되었다.


태양광이 가격·자원·환경의 에너지 트라이앵글 만족시키는 에너지 자원으로 자리매김

마치 거짓말처럼 역사적 사실들이 되풀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신재생에너지의 성장역사도 되풀이 될 것인가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역사적 환경의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그 이면을 잘 들여다보면, 역사는 쉽게 되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 가능하다.

태양광 산업의 예를 보자. 금융위기의 일시적 충격을 받았던 2009년의 약 8% 성장을 제외하면, 2010년에는 전년대비 무려 68% 성장한 12.3GW까지 규모가 확대되었으며, 일부 분석기관의 올 상반기 침체 전망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는 한 장기적인 측면에서의 지속적 성장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전망의 타당성은 태양광이 에너지 트라이앵글을 만족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으로 검증될 수 있다. 첫째로, 태양광발전의 가격경쟁력 향상이다. 2차 오일쇼크 당시인 1980년대 태양광모듈 제조비용은 와트당 21달러 수준인데 비해, 2010년 현재 태양광 모듈의 제조비용은 와트당 약 1달러 이하에 도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족하지만 이제 태양광 에너지는 대체에너지로서의 가격적 이점을 지니게 되었다. 두 번째로, 태양광 에너지의 자원 접근성은 지역적 편재성을 지닌 기존 에너지 자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세 번째로, 온실가스 감축 협약 등 국제적인 환경보호 노력과 의무화 조치가 그 원인이다. 이러한 이유로 태양광 에너지는 이제 가격, 자원, 환경 평가를 모두 만족시키는 에너지 자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각국 정부의 성장동력 육성 정책에 힘입어 이른바 에너지 산업의 모습을 더욱 갖추어나가고 있다.


금융위기로 인한 강력한 가격하락 압력으로 박막태양전지 경쟁력 회복

외형 성장역사는 쉽게 되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성장을 견인하는 본질은 바뀔 수 있다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위기상황에서도 성장한 태양광 산업의 이면에는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다. 박막태양전지 업체인 퍼스트솔라(First Solar)사가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공급업체를 제치고 1위 공급업체에 올라선 사실이다. 이는 태양전지 모듈 가격이 급격히 하락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가격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은 금융위기로 인한 정부 보조금 축소와 설치계획 철회, 과잉 투자에 의한 공급량 증가, 중국업체의 저가공세 등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분석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금융위기 이전 3~4달러대를 호가하던 모듈 시장가격이 2달러 이하까지도 하락하게 되었다. 강한 가격하락 압력은 다수의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업체들의 경영상의 위축을 가져왔지만 모듈의 내구성과 신뢰성의 불확실성에 기인한 파이낸스상의 약점을 가진 박막태양전지의 제조업체인 퍼스트솔라를 일약 시장 1위 공급업체에 올려놓았다. 퍼스트솔라는 와트당 1달러대 초반의 강력한 가격 경쟁력, Cd 환경오염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인상적인 리사이클링(Recycling) 마케팅, 비교적 큰 규모인 수백 MW급의 양산능력을 보유한 준비된 기업이었던 셈이다.


높은 효율 개선 가능성으로 CIGS 박막태양전지 전성기 예고

시장의 신호를 감지한 국내외 태양전지 업체들은 박막태양전지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제2의 퍼스트솔라를 꿈꾸고 있다. 특히, 복잡한 제조 공정과 공정 표준화 미비, 부족한 생산 인프라 등을 이유로 양산 가능성을 의심받던 CIGS 박막태양전지는 높은 효율 개선 가능성과 최근의 빠른 기술발전 속도로 인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술개발 수준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최대 수십 MW급의 시험생산 수준의 생산규모에서 눈치를 보던 해외 CIGS 태양전지 선도 기업들은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위한 시도를 추진 중으로, 대표주자인 일본 솔라 프로티어(Solar Frontier)사는 최근 GW급 생산규모 확장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다수기업들도 CIGS 태양전지 개발에 참여하거나 참여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추가적인 생산장비, 분석장비, 관련 소재기업들의 저변확대를 통해 그동안 보완이 필요했던 개발 및 생산 인프라가 빠르게 확충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의 차별성보다는 신뢰성을 우선하는 제품개발 전략 필요

역사는 되풀이 되기도 하지만, 우리는 또한 역사로부터 배울 수 있다. 2차 오일쇼크 이후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역사는 되풀이 될 수 도 있지만, 신에너지원이였던 원자력이 그 이후 당당한 에너지원으로 발돋움했던 성장역사도 사실이다.

전술했다시피, 태양광 에너지는 에너지 산업의 모습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박막태양전지 분야는 개발역사가 비교적 짧고, 기술개발 속도가 매우 빨라 후발 기업이나 국가에게도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산업분야이다. 태양광 산업분야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가 글로벌 성장산업의 지위를 굳혀가고 있는 태양광 산업에서의 주도국 위치를 확보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서 정부와 기업은 태양광 산업의 에너지 산업으로서의 특성을 서로 공유하고 이해해 더욱 정교한 정책과 개발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예를 들면, 정치, 외교, 안보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산업 특성을 고려한 사업진입 전략과 산업지원/보호정책수립, 인프라 산업적 특성에 의한 부분적 사전계획 혹은 제한정책 수립시의 상호 긴밀한 연계체계 확립, 서비스의 차별성보다는 신뢰성을 우선하는 특성을 이해한 제품개발 전략과 인허가 제도 수립 및 지원, 100년 수준의 라이프 사이클(Life Cycle) 특성을 고려한 파괴기술 개발의 대폭적 지원강화와 기업들의 적극적 선도기술 개발 전략 등이 그것이다.


SOLAR TODAY 편집국 / Tel. 02-719-6931 / E-mail.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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