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간 비공개 면담...상법 개정· 반도체특별법 관련 대화 오가지 않아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삼성이 경제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잘해 주시길 부탁한다“고 당부하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이하 SSAFY)를 방문해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되고, 삼성이 잘 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 산다"며 삼성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이 대표의 SSFY 방문에 동행한 이재용 회장은 이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회장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3일 부당합병 · 회계 부정 혐의 2심 무죄 선고가 내려진 이후 처음이다.
이날 검은색 정장에 노타이 차림으로 10분가량 먼저 도착한 이 회장은 간담회장을 미리 둘러본 뒤 다시 내려와 1층 로비에서 이 대표를 맞이했다.
이 회장은 이 대표에게 SSAFY에 대해 소개하며 "삼성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가지고 우리 사회와 동행하고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년의 미래를 위해 투자한다는 믿음으로 지금까지 끌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SSAFY 교육생들과 대한민국 AI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청년들이 (이 대표가) 방문해 주신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게 느끼고 기를 많이 받을 것 같다"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재용 회장과 이재명 대표는 SSFY를 함께 둘러본 후 10분 가량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상법 개정안이나 반도체특별법 등 현안에 대한 얘기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 회장은 2020년 말 코로나19 국면에서 백신 주사 잔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LDS 주사기 생산 기업 풍림파마텍에 전문가 30명을 급파해 스마트공장 구축을 도운 사례를 언급하며 "가장 보람 있던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동은 민주당이 삼성 측에 방문을 요청해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동은 이 대표와의 첫 공개 회동이라는 점과 이 회장이 지난달 3일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회장은 앞서 항소심 무죄 선고 이튿날인 지난달 4일 방한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등과 'AI 회동'을 하기는 했지만, 대외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여기에 최근 이 회장이 삼성 임원들을 대상으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죽느냐 사느냐 하는 생존의 문제'에 직면했다"며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라고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놓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사즉생' 각오로 위기 극복 의지를 밝히면서 이 회장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 대법원 상고심이 남아있어 당분간 '로우키'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