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 가격하락, 멀지 않은 그리드 패리티 ‘수직계열화’로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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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1.0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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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 야 기자


태양광 산업의 ‘쌀’로 불리는 폴리실리콘 산업에 그동안 진입을 고민하던 국내 화학분야 대기업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고수익성·고성장성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폴리실리콘 산업은 2011~2015년 동안 19~22%의 성장이 전망되는 태양광 산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연 평균 15% 이상의 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최근 일본의 원전 사고로 세계 각국의 태양광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기존의 전망치를 초월하는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태양전지는 원재료 및 기술에 따라 결정질과 박막으로 나뉘며, 이 중에서도 폴리실리콘을 원료로 하는 결정질 태양전지가 전체 태양전지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결정질 태양전지는 실리콘(규소)을 화학적으로 가공한 폴리실리콘을 시작으로 몇 가지 단계를 거쳐 생산된다. 폴리실리콘을 원료로 원기둥 모양의 2차 소재인 잉곳이 만들어지고 잉곳을 얇게 절단해 만들어진 웨이퍼가 태양전지 셀을 만드는 원료가 된다. 이 셀을 여러 장 모아 모듈을 만들어 설치하면 태양광발전이 시작된다.

다결정 실리콘으로도 불리는 폴리실리콘은 태양빛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이며, 반도체용 웨이퍼의 핵심소재이기도 하다. 폴리실리콘은 염화실란가스 등 화학적 공정이 동원되는 지멘스 공법과 FBR공법, 불순물 함량을 낮춰나가는 방식의 금속정련(UMG) 공법 등으로 제조된다.

태양전지의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의 경우 다른 태양전지 사업분야에 비해 대규모 투자와 기술력이 요구되어 그 진입 장벽이 높다. 세계적으로 폴리실리콘 제조 원천기술을 보유하며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는 기업으로는 미국 헴록(Hemlock), 독일 바커(Wacker), 일본 도쿠야마(Tokuyama) 사 등을 들 수 있다. 폴리실리콘 사업은 소수업체에서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해 세계시장을 좌우하고 있는 첨단 기술 산업이다.

따라서 태양광 산업의 활황에 따라 폴리실리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이 마저도 폴리실리콘 확보경쟁으로 가열되자 많은 화학분야 기업들의 폴리실리콘 사업에 대한 투자 고민이 급기야 실제 투자 러시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국내에서 세계 1위 폴리실리콘 기업 나오나?

2006년 국내 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폴리실리콘 사업에 진입한 OCI는 선두주자의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며 현재 세계 시장 톱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OCI는 총 1조8,000억원을 투자해 2만4,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제5공장 추가 증설을 추진하며 고순도 폴리실리콘 시장선점을 위한 또 한 번의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선다. 2011년 하반기 공장건설을 착수, 2013년 12월까지 완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5공장에서 생산되는 2만4,000톤의 생산량은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며, 총 연산 8만6,000톤의 생산량 역시 세계 최대 규모로 OCI는 앞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1위 폴리실리콘 업체로 확고한 입지를 자리매김한다.

OCI는 기존 폴리실리콘 공장의 축적된 기술력과 생산성 향상을 바탕으로 2012년 4분기에 연산 2만톤의 제4공장이 완공되면 총 6만2,000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되어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경쟁력을 갖추게 되며, 이번 제5공장 건설로 앞으로 증가하는 세계적 수요에 장기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생산기반을 확실히 확보하게 된다.

OCI 관계자는 이번 제5공장 건설 계획에 대해 “햄록, 바커 등 메이저 공급업체들도 모두 2013년을 목표로 공격적인 증설 중에 있고, 경쟁력 있는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증설을 추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밝혔다. 또한 “폴리실리콘 시장은 분명히 공급과잉이 되겠지만, 고효율의 태양전지에 대한 요구가 날로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고효율 태양전지 제조에 필수인 고순도 폴리실리콘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높을 것”이라고 밝혔다.


2010년 국내 폴리실리콘 차세대 주자들의 역습

OCI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태양전지용 폴리실리콘 양산 체제를 갖춘 한국실리콘은 2008년 LCD 장비 및 웨이퍼 생산업체인 오성엘에스티와 태양전지 제조업체 신성솔라에너지가 공동출자해 설립한 회사로, 지난해부터 전남 여수에서 연산 3,200톤의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전략적 투자자로 태양광산업 진출을 선언한 에쓰오일의 경영 참여로 증설계획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한국실리콘은 2012년까지 제2공장을 지어 연산 1만2,000톤으로 설비를 확대하는 중인데, 규모의 경제를 통해 폴리실리콘 원가를 낮추기 위해 연간 생산능력을 2만5,000톤까지 확대하는 제3공장 건설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8년 폴리실리콘으로 태양광 사업 진출을 선언한 KCC는 현대중공업과 합작법인 KAM(Korea Advanced Materials)을 설립하고, 2010년에 충남 대죽에 연산 6,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양산체제를 구축했다. KCC는 향후 연산 1만8,000톤 이상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폴리실리콘 생산 기업으로 합류한 웅진폴리실리콘은 2008년 설립돼 2010년 경북 상주에 연산 5,000톤 규모의 공장을 완공했으며, 2012년 초까지 800억원을 투자해 공정 최적화를 통해 상주공장의 생산능력을 현재 5,000톤에서 7,000톤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2013년 초까지 7,500억원을 투입해 연산 1만톤 규모의 제2공장을 완공해 연간 총 생산량을 1만7,000톤으로 늘릴 예정이다. 이는 세계 10위권 내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웅진홀딩스의 자회사인 웅진폴리실리콘은 지속적인 증설을 통해 2015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을 10%로 높여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선발 업체를 추격하는 것은 물론 후발 주자들과의 격차 벌리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2011년에도 이어지는 대기업들의 폴리실리콘 공장 착공 러시

그동안 태양광 산업을 관망하던 국내 화학기업들의 폴리실리콘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업계는 LG화학, 삼성정밀화학, 한화케미칼이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을 눈앞에 두고 있거나 최근 착공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전남 여수에서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에 착수해 2013년까지 총 4,900여억원을 투입해 연산 5,000톤 규모의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로써 LG그룹은 LG화학의 폴리실리콘 및 LG실트론의 태양전지, 웨이퍼 등 태양전지 핵심소재의 생산시설 구축을 위한 투자를 시작, 폴리실리콘(LG화학)-웨이퍼(LG실트론)-셀·모듈(LG전자)-발전소 운영(LG솔라에너지)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해 경쟁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정밀화학은 합작사 설립을 통한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다. 미국의 폴리실리콘·웨이퍼 생산기업인 MEMC와의 합작법인인 SMP를 울산사업장에 설립해 연산 1만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2013년부터 양산할 계획이다. 향후 시장의 수요확대에 대응해 추가 증산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삼성정밀화학과 MEMC의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MEMC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삼성정밀화학이 보유하고 있는 염소, 수소, 염화수소 등 원료를 수직 계열화하고 염소화 공정, 고순도 정제기술 등을 활용해, 폴리실리콘 사업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도 제품의 원가 및 품질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는 이상적인 사업협력으로 업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한화그룹도 폴리실리콘 사업에 본격 진출키로 결정했다. 한화케미칼은 전남 여수에 연산 1만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을 짓고 2013년 하반기부터는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2014년부터 연간 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공장건설을 위한 총 투자비는 약 1조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폴리실리콘 분야의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1만톤 정도의 폴리실리콘 생산설비를 우선 국내에서 시작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에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을 결정함으로써 한화그룹은 향후 폴리실리콘에서부터 잉곳, 웨이퍼, 태양전지, 모듈에 이르기까지 태양광 제조분야의 수직계열화를 갖추게 돼 태양광사업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품질과 원가경쟁력 확보가 주요 관건

이처럼 국내 대기업들이 속속 폴리실리콘 산업으로 전진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경기침체와 증설경쟁 등으로 폴리실리콘 가격이 요동치면서 고품질과 원가경쟁력 확보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태양광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kg당 49달러를 기록했다. 2008년 초 470달러에서 2011년 9월 현재 마침내 마지노선을 깨고 40달러대로 떨어진 것이다. 그리드 패리티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긴 하나 관련 기업들에게는 고품질과 원가경쟁력 확보가 더 시급해졌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직계열화 및 규모의 대형화를 통한 원가절감을 유일한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폴리실리콘 선두 업체들은 생산 속도를 높이거나 원재료 사용을 감소해 저원가를 실현하는 기술들을 다각도로 개발 중이며, 이러한 신기술을 적용해 신규라인을 증설하고 최대한 원가를 줄이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의 태양광 산업은 흡사 일기예보와 같다. 함부로 예측하기도, 그 예측을 무조건 믿을 수도 없는 안개속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안개속에서도 자금력 있는 기업들은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기 위해 폴리실리콘 사업에 투자하면서 멀지 않은 그리드 패리티를 준비하고 있다.

 

SOLAR TODAY 편집국 / Tel. 02-719-6931 / E-mail.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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