代물림되는 교보생명 오너家 '세금 골머리'...신창재 회장의 두 아들 증여세만 1조원 넘을듯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5.05.0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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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회장 두 아들 오너 3세 신중하·중현씨 교보생명 지분 無
신 회장 아들들에 지분 증여 가정하면 증여세만 총 1조원 남짓
2003년 당시 역대 최대 규모 상속세 낸 신창재 회장 닮은 꼴
교보생명 오너 3세인 신창재 회장의 장남 신중하 교보생명 상무(왼쪽)과 차남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 /사진=교보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교보생명 오너가의 상여·증여세에 대한 고민이 대(代)물림 되고 있다.

앞서 신창재 회장은 부친인 고(故)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로부터 상속을 받는 과정에서 당시로서는 국내 역대 최대인 1830억원의 상속세를 납부한 바 있는데, 오너 3세 경영 승계 과정에서도 거액의 증여세를 내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신창재 회장의 장남 신중하 교보생명 상무, 차남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은 둘 모두 교보생명 지분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즉 두 아들이 신 회장의 지분을 증여받을 경우 1조원 남짓의 증여세를 납부해야하는 상황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 최대 주주 신창재 회장은 현재 교보생명 지분 39.11%(어펄마캐피탈 지분 매입 포함)을 보유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비상장사인 관계로 신 회장의 지분가치는 추산에 의존해야한다. 올해 초 SBI홀딩스는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교보생명 지분 9.05%를 주당 23만4000원(액면분할 이전 기준)에 매입했다.

이를 기준으로 신창재 회장의 지분가치를 산출하면 1조8720억원 수준이다.

1953년생으로 올해 만 71세인 신 회장의 나이를 고려하면 경영 승계에 신경을 써야할 상황이다. 현재 장남인 신중하 교보생명 상무와 차남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 디지털전략실장이 현업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

특히 장남 신중하 상무는 지난해 12월 AI활용·VOC(고객의소리)데이터 담당 겸 그룹경영전략담당 상무로 신규선임되면서 경영 승계와 관련해 주목받기도 했다.

신중하 상무는 1981년생으로 현재 교보생명 최연소 임원이다.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투자은행(IB) 근무를 거쳐 2015년 교보생명 관계사인 KCA손해사정에 입사했다.

美컬럼비아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친 뒤 2021년 교보DTS(옛 교보정보통신)에 입사해 디지털혁신 신사업팀장을 맡았고 2022년부터는 교보생명에서 그룹데이터전략팀장, 그룹경영전략담당을 역임했다.

1983년생인 차남 신중현 실장은 컬럼비아대학교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 대학원에서 경영학과 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교보생명의 전략적 파트너인 일본 금융지주회사 SBI금융그룹의 계열사 SBI손해보험, SBI스미신넷뱅크 등에서 일했다.

2020년 교보생명 계열사 교보라이프플래닛에 디지털전략파트 매니저로 입사한 2020년 신중현 실장은 2021년 디지털전략팀장을 거쳐 현재 디지털전략실장을 맡고 있다.

두 아들이 실무경험을 쌓고는 있지만 장남 신중하 상무와 차남 신중현 실장 모두 교보생명 지분을 전혀 갖지 않고 있다는 점이 승계의 큰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신 회장이 두 아들에게 자신의 지분을 모두 증여하는 경우, 증여세만 1조10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대주주 할증을 포함한 60%의 증여세율을 적용했을 때 규모다. 지난해 정부는 대주주 할증 폐지 방침을 밝혔는데, 할증이 붙지 않아도 1조원에 육박하는 증여세를 납부해야 한다.

경영승계 과정에서 거액의 상속세를 납부한 신창재 회장의 상황과 닮은 꼴이다. 

신 회장을 비롯한 교보생명 회장 일가는 2003년 당시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인 1830억원을 납부했는데, 이는 1966년 국세청이 문을 연 이래 최대 규모 였다. 최종현 전 SK 회장의 장남인 최태원 회장이 낸 730억원과 정주영 현대그룹 창립자 유족들이 납부한 300억원과 비교해도 몇 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한편, 오너3세 경영승계는 교보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이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교보생명은 지난달 28일 SBI저축은행의 최대주주 SBI홀딩스로부터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약 9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교보생명은 2026년 10월까지 단계적으로 지분을 인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교보생명은 현재 은행, 손해보험, 카드 등의 사업을 하고 있지 않았는데, 국내 1위 저축은행인 SBI저축은행을 확보하면서 지주사 전환에 가속이 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7년간 이어진 신창재 회장과 FI 어피니티 컨소시엄(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싱가포르투자청·IMM PE·EQT)의 풋옵션 분쟁이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는 것도 지주사 전환 및 경영권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는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도 어피니티컨소시엄에 속한  IMM PE와 EQT와의 풋옵션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어피니티와 싱가포르투자청이 투자금을 회수하고 철수하면서 사실상 컨소시엄이 해체된 상황이어서 업계에서는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이 일단락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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