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리더스클럽19] 세이지 박종우 대표, “가장 큰 AI 임팩트, 제조업에서 온다”
  • 최종윤 기자
  • 승인 2025.07.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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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인더스트리뉴스는 2024년 1월부터 “Change The World”를 기조로 탄소 중립 및 디지털 전환을 통해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국내외 기업 CEO 인터뷰를 릴레이 기획 연재하며, 이를 ‘AM리더스클럽’으로 명명합니다. AM은 ‘Autonomous Manufacturing’의 약자이며, 스마트·디지털 제조를 넘어 제조시스템의 최종 진화형태인 자율제조를 뜻합니다.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아직까지 인공지능(AI)은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기술입니다. 중견·중소기업에서는 일단 작게 시작해 성과를 검증하고, 이를 확장해 나가는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좋습니다. 유의미한 성과를 바탕으로 품질검사, 공정개선, 안전관리 등 공장 전반의 인공지능 전환을 추진해야 합니다.”

산업 특화 AI 머신비전 전문기업 세이지(SAIGE)의 박종우 대표가 중견·중소기업에 AI 적용 방식에 대해 이렇게 조언했다.

세이지 박종우 대표는 “AI 도입은 이제 미룰 수 없는 필수 과제”라며, “문제 정의를 시작으로 체계적으로 준비해 가면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전 산업군에 AI 열풍이 불며, 디지털 전환을 넘어 인공지능 전환(AX)이 기술 트렌드가 되고 있다. 단순히 활용 수준을 넘어 산업의 근본적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추세다.

활용 및 도입 여부가 기업의 경쟁력에 직결되면서, 중견·중소기업도 더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가 됐다.

박종우 대표는 “그간 제조업 분야에서 디지털화는 다소 늦었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AI는 빠르게 제조업에 적용·확산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제조업은 AI가 해결할 문제와 목표가 명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AI 적용에 따른 임팩트도 제조업에서 가장 크게 올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큰 웨이브는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박종우 대표는 산업용 AI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비전을 바탕으로 세이지를 이끌고 있는 창업자 겸 CEO다. 전기·컴퓨터공학과 응용수학을 전공했으며, 서울대학교 로봇자동화연구실에서 오랜 기간 로봇 운동 제어와 최적화 문제를 탐구해온 석학이다.

세이지는 박종우 대표가 연구실 내 석박사들과 함께 창업했다. 사명에는 ‘현명함(SAGE)’과 인공지능(AI)의 결합이 담겼고, ‘AI that works’라는 슬로건에서 보듯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성과를 내는 AI를 개발하겠다고 목표를 잡았다.

세이지의 핵심 기술력은 검사와 품질 관리, 공정 모니터링, 안전 관리를 아우르는 토털 산업 AI 플랫폼이다. 딥러닝 기반 비전 검사 플랫폼인 ‘SAIGE VISION’은 비정형 결함 검출을 위한 Auto/Quick Label, 이미지 향상(Image Enhancement), OCR 인식, 이상 탐지를 지원해 검사 성능을 높였다.

공정 데이터를 정밀히 수집·분석해 효율을 높이는 ‘SAIGE VIMS’, 산업 현장 안전을 위한 CCTV 기반 지능형 안전 모니터링 플랫폼 SAIGE SAFETY 역시 주요 솔루션이다.

현재 전자,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자동차, 바이오, 식음료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쓰이며 품질 검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의 ‘2025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AI·빅데이터 분야)’에 선정됐고, TTA GS 1등급 인증과 KISA 성능 인증도 받았다.

미국 Vision Systems Design의 ‘Innovators Awards’ 등 국내외 수상도 이어졌다. 또 중국 선전에 해외 법인을 세우고 유럽 VISION 2024, 북미 Automate 등 글로벌 전시회에도 참여하는 등 해외 진출의 발판을 넓히고 있다.

이번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박 대표는 “AI로 성과를 내기 위해선 바텀업(Bottom-up) 방식, 즉 현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시행착오를 줄여나가는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이지는 창업 초기 AI의 불확실성과 산업 현장 도입의 어려움을 겪으며 검사 성능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리는 체계를 확립해왔다.

세이지의 솔루션에는 박 대표의 전기·컴퓨터공학, 응용수학, 30여년의 로봇운동 최적화 연구 경력이 녹아들어 있다. 세이지 솔루션의 완성도를 업력으로만 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AI 도입은 이제 미룰 수 없는 필수 과제”라며, “문제 정의를 시작으로 체계적으로 준비해 가면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세이지 박종우 대표와의 일문일답.

세이지 박종우 대표가 지난 3월 26일 ‘마이크로소프트 AI 투어 인 서울’에서 ‘제조 산업 AI 혁신 전략’을 주제로 키노트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세이지]

세이지를 소개한다면?

세이지는 2017년 서울대학교 로봇자동화연구실에서 함께 있던 석박사 제자들과 공동 창업한 산업 특화 AI 머신비전 전문기업이다. 사명인 ‘SAIGE’에는 ‘현명함(SAGE)’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해 현장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산업 현장에 실제로 작동하는 AI를 제공하겠다는 미션으로, 단순히 트렌드를 좇기보다는 실제 공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듭해 왔다. 현재는 검사, 품질 관리, 공정 모니터링, 안전 관리를 아우르는 AI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솔루션 소개 부탁한다.

그동안 딥러닝 기반 머신비전, 공정 모니터링, 산업 안전 모니터링의 3대 축으로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왔다. 먼저, ‘SAIGE VISION’은 딥러닝 머신비전 플랫폼으로 기존 룰 기반 모델의 한계를 넘어 비정형 결함도 자동 감지하며, Auto/Quick Label과 이미지 향상(Image Enhancement), 이상 탐지(Anomaly Detection), OCR 문자 인식 기능까지 통합된 토탈 검사툴을 제공한다.

SAIGE VIMS는 공정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인공지능 기반 공정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공정 흐름의 이상 징후를 검출하고 생산라인 효율을 높인다. SAIGE SAFETY는 산업 현장의 보안·안전 위험 요소를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안전모 착용 여부, 화재·연기 감지, 접근금지구역 침입 등을 감시하며, 현재 전국 주요 공장에 적용됐다.

국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우리 기술력이 점차 인정받고 있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 우선 중소벤처기업부의 ‘2025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AI·빅데이터 분야)’에 선정돼 국가 차원에서 육성받고 있다. 소프트웨어 품질 부문에선 TTA GS 인증 1등급을 받았고, 산업 안전 부문에선 KISA 성능 인증을 획득해 신뢰성을 높였다. 또 최근 미국 Vision Systems Design에서 수여하는 ‘2025 Innovators Awards’를 수상해, 해외 비전 분야에서도 기술을 인정받았다. 이런 성과들은 고객사들이 안심하고 저희 솔루션을 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

AI 기술 개발 초기에 어려움은 없었나?

당연히 어려움이 많았다. 초창기만 해도 제조업체에서 AI를 도입하는 건 낯선 일이었고, ‘정말 현장에 도움이 될 수 있나’라는 의구심이 컸다. 특히 검사 영역은 정량적 검사 기준만 맞춰서는 부족하고, 오랜 경력을 가진 작업자의 정성적 판단까지 담아내야 해서 시행착오가 있었다. 결함 데이터를 모으기도 힘들고, 오검출 문제를 줄이는 데 오랜 기간 집중해야 했다. 수많은 국내외 공장을 돌아다니며, 현장 엔지니어분들과 함께 한땀 한땀 튜닝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거쳤다. 그런 바텀업(Bottom-up) 방식의 개발 덕분에 검사 성능을 안정화할 수 있었다고 본다.

산업 현장에 AI 도입 시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바텀업(Bottom-up) 방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트렌드를 좇아가며 AI를 무작정 도입하기보단, 현재 현장에 있는 문제 하나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검사 문제 하나부터 시작해서 성과를 내고, 이를 바탕으로 공정 모니터링, 품질 관리, 안전 관리로 넓히며 확장해 나가면 고객 입장에서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예를 들면 검사 소프트웨어를 도입한 후 오검출을 줄이고 검사 정확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다 보면 공정에서의 낭비나 품질 문제를 찾을 수 있고, 안전 환경까지 체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다.

다른 AI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세이지만의 차별점은?

세이지의 가장 큰 차별점은 현장 이해와 유연한 협업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화려한 기술만 내세우기보단, 산업 현장마다 다른 문제를 세심히 파악하고 이를 고객과 함께 해결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또 내부적으로도 위계보다는 소통을 강조하고, 엔지니어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개선점을 찾아가는 조직 문화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런 방식이 오히려 빠르게 변하는 AI 트렌드에도 흔들리지 않고, 고객에게 꼭 맞춘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유명한데, 조직 문화가 궁금하다.

수직적인 구조보다 수평적인 소통을 지향하고 있다. 사무실에서도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축구나 공연 같은 취미를 함께 즐기며 자연스럽게 교류한다. 트렌드를 파악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때도, 이렇게 구성원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시간이 큰 도움이 된다. 늘 배우려는 자세, 열려 있는 마음을 바탕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고 산업 현장에 적합한 방향을 잡으려 하고 있다.

향후 세이지의 비전은?

검사 소프트웨어에서 나아가 산업 AI 토털 플랫폼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단순히 검사만 잘하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검사-공정-안전 전반을 아우르며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 분석해 고객사의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는 플랫폼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의 검사, 공정, 안전 분야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AI 엔진을 최신 트렌드에 맞춰 유연히 수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선전의 법인과 유럽 VISION, 북미 Automate 전시회 참여 등 글로벌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I 도입은 이제 미룰 수 없는 필수 과제라고 생각한다. 한 번에 큰 변화를 주기보단, 작은 문제를 정의하고 한 단계씩 확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믿고 함께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도 필요하다. 세이지 또한 현장과 함께 성장하면서 검사부터 공정, 안전까지 아우르는 산업 AI를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협업을 부탁한다.

세이지는 검사 소프트웨어에서 나아가 산업 AI 토털 플랫폼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세이지 박종우 대표 [사진=인더스트리뉴스]

평소 건강관리는?

지금 대학에서 교수 축구단 단장이다. 매주 훈련도 하고 시합도 나간다. 농구도 종종 한다. 팀 스포츠를 좋아한다.

48시간 자유시간이 주어진다면?

조금 짧은 시간 같지만, 1박2일 정도 여행을 갈 것 같다. 평상시에도 여행을 좋아해 즐겨 가는 편이다.

평상시 직원들과의 소통은?

우리 회사가 워낙 수평적이라 일상에서 편하게 소통한다. 대표라고 자리가 별도로 있는 것도 아니고 직원들과 같은 공간에 있다. 쉽게 언제든지 와서 소통할 수 있는 구조다.

추천해 줄만한 영화나 책이 있다면?

넷플릭스도 즐겨보는 편이고, 영화는 장르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 갑자기 추천해줄 만한 영화는 떠오르지 않는데(웃음)... 특별히 라이브 음악을 좋아해 공연장에 자주 가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하루 중 소중한 시간이 있다면?

별도로 없고, 그냥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일과가 즐겁다. 제가 조금 비정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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