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 3사 가운데 토스뱅크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이 나머지 2개사 보다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뱅크의 높은 연체율은 타사 대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을 뿐 아니라 상환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의 상품을 취급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올해 1분기 연체율은 1.26%로 카카오뱅크(0.51) 보다 2.5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케이뱅크의 0.66%와 비교해도 2배 정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적으로 연체율이 높으면 그만큼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간주된다.
토스뱅크는 설립 취지부터 중저신용자를 위한 포용 금융을 실천하겠다는 목표로 출발했다. 토스뱅크는 이에 따라 지난 2023년 초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44%라는 다소 높은 목표치를 제시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을수록 연체율도 상승하는 양상을 띠게 마련이다. 이에 은행들은 중저신용자 여신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헷지(위험회피) 수단인 주담대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담대는 부실 위험이 낮고 차주의 상환 능력을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는 우량 상품으로 은행들의 주요 수익원으로도 꼽힌다.
인뱅 3사 중에서는 케이뱅크는 지난 2020년 업계 최초로 주담대를 출시했고, 카카오뱅크도 지난 2022년에 관련 상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규모는 시중은행과 견줘도 작지 않은 수준이다.
반면 토스뱅크는 인뱅 3사 중 유일하게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연체율이 타사 대비 높다는 것이 토스뱅크의 설명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토스뱅크는 현재 주담대를 다루지 않는 상황이고, 대출 대부분이 신용대출인 관계로 연체율이 타 인뱅에 비해 높다"며 "연체율은 절대적인 수치보다 이를 예측하고, 관리하면서 건전성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토스뱅크도 현재 주담대를 준비하고 있는 중이며 담보대출이 나오게 되면 수익성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 연체율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주담대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토스뱅크는 지난해부터 대출 정책 관련 팀을 꾸린 이후 지난 2월에는 주담대 한도 산출을 위한 시세 제공 사업자 선정에 나선 바 있다. 지난 3월 24일에는 '부동산담보대출 여신 제도 매니저' 직군도 채용하면서 주담대 상품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다른 인뱅업계 관계자는 "주담대를 보유하지 않고도 연간 흑자를 달성한 토스뱅크가 주담대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실적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한편 토스뱅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457억원으로, 출범 3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해 주목받았다. 인뱅 3사 중 1위인 카카오뱅크와 같은 속도이면서 케이뱅크보다는 4년 더 빨리 이뤄낸 셈이다.
고객 수도 2022년 543만명을 시작으로 지난해는 전년(888만명) 보다 32.6% 증가한 1178만명, 올해 1분기에는 1245만명으로 집계되며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