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초 연일 '경제 올인'…민생회복·산업육성 투트랙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기업인들과 함께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출범식에 방문하면서 대선 후보 시절부터 공약했던 'AI 3대 강국' 달성을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했다.
전날 2차 추가경정예산안 의결을 통해 민생 회복의 교두보를 마련한 데 이어 첫 산업현장 방문을 통해 AI 산업에 공개적으로 힘을 싣고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방문을 기해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 참석했다.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 류덕현 재정기획보좌관 등 대통령실 경제 라인이 총출동해 이 대통령을 보좌했다.
이 대통령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신아 카카오 대표, 이준희 삼성SDS 대표 등 간담회에 참석한 기업인들에게 "회장님 애썼다"거나 "뛰어난 능력으로 우리 대한민국 산업경제를 이끌어주고 계신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산업현장 방문지로 AI 데이터센터를 낙점했다는 점에서 향후 5년의 임기 동안 AI 산업 육성을 최우선 국정과제 중 하나로 삼고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경제의 저성장 추세가 고착화하고 '경제 엔진'이 식을 수 있다는 우려가 안팎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AI를 비롯한 첨단산업을 국가 주도로 육성해 탈출구를 마련하겠다는 국정 책임자로서의 고심도 엿보인다.
이 대통령은 선거 기간부터 AI 산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자주 드러냈다. 5대 과제 공약으로 100조원 투자를 통한 AI 3대 강국 진입과 미래 전략 산업 육성을 내세웠고, 지난 4일 취임 선서에서 "AI,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대대적 투자와 지원으로 미래를 주도하는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직후에는 대통령실 조직을 개편해 AI미래기획수석 자리를 신설하고 민간 전문가인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혁신센터장을 깜짝 발탁했다. 하 수석은 전날 브리핑을 열고 이공계 인재 육성을 위한 정부 지원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도 AI를 비롯한 첨단 전략 산업 분야에 정부의 과감한 지원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최태원 회장도 이날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에게 "AI 국가 인재를 양성해달라"거나 "정부 주도 AI 시장을 형성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AI 드라이브'는 평소 강조해온 국정 철학대로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최우선으로 해결해 국정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행보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경제 문제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를 방문해 주식 시장을 점검했고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두차례 열어 물가 대책을 주문했다.
전날 국무회의에서는 국민 1인당 15만~50만원씩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는 등 민생경제 활성화 방안이 담긴 30조5천억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이 의결됐다.
산업 육성을 위해 기업과의 접촉도 늘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5대 그룹 총수·경제6단체장 간담회를 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과 회동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실용주의' 기조 아래 기업친화적 행보를 보이면서 후보 시절 공언했던 상법 개정은 뒷순위로 밀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상법이 개정되면 장기적 투자가 어려워지고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