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ESG 평가서 현대홈쇼핑 1위… 현대백화점·KT·유한양행·네이버 순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5.06.2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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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틴베스트, 조사 결과… 국내 기업, 감사 독립성·사외이사 견제 기능 약화
내부감사 독립성 미흡, 장기 재직 감사 증가… 사외이사 전원 찬성 95% 달해
2025년 상반기 ESG 베스트 컴퍼니 100. /자료=서스틴베스트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올해 상반기 ESG 평가에서 현대홈쇼핑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는 국내 1295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상반기 ESG 평가’에서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전 영역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인 상장사 100곳을 선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서스틴베스트는 자산 규모에 따라 △2조원 이상 상장사 50곳 △5000억~2조원 미만 30곳 △5000억원 미만 20곳으로 나눠 조사했다.

이 결과 2조원 이상 기업에서는 현대홈쇼핑에 이어 현대백화점이 2위, KT가 3위, 유한양행이 4위, 네이버가 5위를 각각 차지했다.

5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 기업에서는 HK이노엔, 현대그린푸드, 콜마홀딩스가 최상위권에 올랐다. 5000억원 미만 기업에서는 동일고무벨트, 안랩, 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의 순이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국내 기업의 감사 및 이사회의 감시 기능이 실질적으로 후퇴한 것으로 드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추진이 예고된 상법 개정안과 맞물리며 주목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배구조(G) 부문에서 △내부 감사부서의 독립성 △장기 재직 감사 또는 감사위원의 비중 △사외이사의 찬성 외 의견 제시 여부 등 감시 기능과 직결된 주요 지표들이 전년 대비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내부감사부서(내부감사업무 지원조직)를 설치하지 않은 기업의 비율은 55.4%로, 전년(53.4%)보다 2.0%p 증가했다. 이는 기업 내 감시 체계가 제도적으로는 마련돼 있어도 실제 운영 측면에서는 경영진의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여전함을 보여준다고 서스틴베스트는 지적했다.

감사 또는 감사위원이 해당 회사에 6년 넘게 재직 중인 기업의 비중도 전년(24.2%) 대비 2.0%p 상승한 26.2%로 나타났다. 감사나 감사위원의 장기 재직은 경영진과의 유착으로 인해 감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사외이사의 견제 기능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사외이사 전원이 모든 이사회 안건에 찬성한 기업의 비율은 전년(94.1%) 대비 1.2%p 상승한 95.3%에 달했다. 특히 자산 2조원 이상 대기업에서 증가폭이 더욱 두드러져,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가 사실상 ‘거수기’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러한 결과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상법 개정안의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 개정안은 대기업을 대상으로 △집중투표제 의무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 포함 △감사위원 선임 시 특수관계인 지분 포함 3% 룰 적용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경영진에 대한 감시 기능 강화와 주주 권한 확대를 위한 제도적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감사와 사외이사는 기업의 건전성과 투명성을 유지하는 핵심 기구”라며 “이들의 독립성과 실효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주주와 투자자의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류 대표는 이어 “상법 개정안은 국내 기업 거버넌스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로, 자율 개선만으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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