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농촌진흥청은 최근 꿀벌응애(Varroa destructor)의 저항성이 심각한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양봉농가에 검증된 방제 약제만 사용할 것을 강력히 당부했다.
농진청은 지난해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과 공동으로 꿀벌응애 약제 사용 실태 및 저항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플루발리네이트 성분 약제에 대한 저항성이 97.7%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해당 해충이 이미 전국적으로 퍼져 있고 기존 약제에 대한 효과가 크게 떨어졌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일부 농가에서는 정부의 플루발리네이트 약제 지원 중단 이후 불법 수입 약제나 자가 제조 약품을 사용하는 등 규정을 벗어난 방식으로 방제를 시도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플루발리네이트를 사용하는 농가 비율이 전년 대비 47%에서 10.9%로 급감했으나 일부 농가에서는 약제를 꿀벌 먹이에 섞어 주는 등 위험하고 검증되지 않은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이에 대해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약제를 사용할 경우 꿀벌응애 방제에 실패할 수 있으며 꿀벌 군체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꿀벌응애의 아미트라즈 성분에 대한 저항성 확산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화학 약제의 남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농진청은 꿀벌응애 방제 시 개미산, 티몰 등 천연 약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아미트라즈·쿠마포스 등 화학 약제는 제한적으로 교차 사용(순환 사용) 해야 저항성 증가와 약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방제 약품은 정해진 용량과 방법에 맞춰 사용해야 하며 같은 성분의 약제를 반복 사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진청 한상미 양봉과장은 “꿀벌응애 방제는 약품 선택만큼 사용 방법이 중요하다”며 “농가들이 검증된 약제를 올바르게 사용하고 교차 방제를 철저히 지켜야 꿀벌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