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선박, 해양플랜트 분야의 히든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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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8.0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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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한 동 에스마린시스템 대표이사


김 태 희 기자

해운·조선 업계에도 ‘녹색’ 바람이 불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으로부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자 EEDI(Energy Efficiency Design Index : 선박제조연비지수) 및 EEOI(Energy Efficiency Operational Indicator : 에너지효율운항지표)를 2013년부터 의무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며, 이 두 가지가 본격 시행된다면 새롭게 지어지는 선박뿐 아니라 이미 운항중인 선박 역시 당장 2013년부터 10% 이상의 탄소배출을 절감해야 한다.

 

에스마린의 서한동 대표이사는 “이미 일본, 미국, 유럽 국가는 선박에 대한 탄소배출 감소와 이를 위한 방안으로 태양광발전, 수소연료전지의 도입 등 발 빠른 대응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뚜렷한 목표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하면서 “무엇보다 선박은 전체 운송수단이 배출하는 탄소량의 65%를 차지하고 있어 탄소배출 감소를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국내 기술력으로 완성한 태양광 선박 일체화

 

선박에 대한 녹색바람, 즉 그린쉽(Green Ship)에 대한 세계적인 기술개발은 비단 어제오늘 추진되어온 사항은 아니다. 서한동 대표이사는 “2000년대 중반 유럽, 미국, 일본, 호주를 중심으로 그린쉽에 대한 기술개발이 본격화되어 2000년대 후반에는 소형 전기추진 수상선부터 대형 크루즈선에 이르기까지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선박일체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조선업계에 불어온 녹색 바람을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의 NYK라인 사의 자동차운반선인 오리가리더(Auriga Leader)호, 미국 RCCL그룹의 초대형 크루즈선인 셀레브리티 솔스티스(Celebrity Solstice) 시리즈 및 오아시스(Oasis of the seas)호에는 결정질 모듈, G2G BIPV 모듈, 박막 플렉시블 필름형 모듈 등 다양한 시스템이 적용되어 실증시험 중에 있다.

 

우리나라 역시 대형 선박에 태양광 시스템이 설치된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선박만을 위한 태양광발전 시스템에 대한 연구 개발이 미비한 실정이다. 그 가운데 에스마린은 2010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2년간 지식경제부 주관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세부주관 고부가가치선 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선박 태양광 루프(Roof) 기술개발’ 국가기술과제를 수행, 일반선박에 적용할 수 있는 결정질 모듈 기반의 독립형 SAPV(Ship Applied Photovoltatic) 시스템과, 크루즈선 및 여객선의 의장일체형 SIPV(Ship Intergrated Photovoltatic) 시스템을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수상선인 한강아라호를 비롯해, 지난 3월에는 국내 최초로 부산-오사카 국제여객항로와 일본 내항 코스를 운항하는 팬스타드림(Panstar Dream)호에 독립형 시-스루(See-through) 3kW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2009~2010년에 걸쳐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서 발주한 680톤급 한강아라호에 설치한 결정질 SAPV 시스템은 국내 기술력으로 첫 상업 선박에 적용한 태양광발전 시스템이라는 점에 의미가 컸으며, 선박 운항 여건에서 안정된 운영 시스템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선박용 독립형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원형을 적용해 야간 운항 시까지 선박에서 사용하는 모든 조명, 전자기기, LED 디스플레이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팬스타드림호 역시 부산-오사카 국제 항로와 일본 내항 코스를 운항하면서 다양한 기상조건, 특히 황천(비바람이 심한) 운항조건에서 태양광발전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기본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에스마린은 대·내외적으로 실증공급 사례를 제공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팬스타드림호는 국내 최초로 외항선박에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적용했다는 점과, 세계 최초로 박막 투과형 모듈을 적용했다는 점, 그리고 신조가 아닌 운항 중인 선박에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오직 선박을 위한 SAPV, SIPV 기술력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흔히 접하게 되는 태양광발전소, 또는 BIPV 발전 시스템과 에스마린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SAPV, SIPV와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서한동 대표이사는 무엇보다 “선박은 움직이는 건물”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때문에 BIPV와 또 다른, 조선 해양에 대한 경험 지식이 겸비된 기술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선박의 경우 한 자리에 있는 육상의 건축물과는 달리 24시간 이동하기 때문에 모듈이 태양빛을 보는 각도가 일정하지 않다. 또한 운항을 하면서 흔들림이나 진동 등에 노출될 수 있다.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의 경우 염분에 따른 모듈 및 구조물 부식 문제 또한 간과해선 안 되며, 특히 계통연계형 보다는 독립형이 용이하다.

 

이처럼 구조, 일사량, 그림자, 황사, 유지관리 이외에도 선박이라는 특수한 조건, 운항 및 건조 환경, 선박 건조 기준인 Rule & Regulation, 선급 등을 고려했을 때, 선박용 태양광발전 시스템은 모듈이나 시공법에 특수성을 요한다. 서한동 대표이사는 육상과 해상 환경의 차이점에 따른 대응방안을 세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첫째로는 경량화 기술, 선체 진동 및 운동, 염해, 방식, UV, 선박 위생 등에 관한 대응 기능이 있어야 하며, 둘째로 선체 구조와 매칭 기술, 연결 기술, 선체 구조에 따른 거주구 공실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선박 전장 부분과의 인터페이스, 선박 전로 포설 공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한동 대표이사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선박에 설치되었다는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보면 육상에서 설치하는 시공법을 그대로 적용한 경우가 많으며, 그 중에는 계통연계형으로 설치되어 실제로 태양광에너지를 사용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았다”면서 “만약 짧은 기간동안 북극과 적도를 오가는 항로의 경우를 고려한다면 모듈의 방수, 제작, 부자재, 시공 공법은 특화되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직까지도 태양광발전은 비용 대비 효과가 없고 단순히 전시용 품목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때문에 서한동 대표는 “태양광발전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와 국민, 국가적인 친환경에너지 로드맵의 공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눈앞에 보이는 비용 문제보다 장기적인 이익을 크게 생각하고, 인류의 생존 환경을 지킨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

 

서한동 대표는 “지금 당장 눈앞에 드러나는 이익이 있겠느냐는 단순한 생각으로 태양광발전 시스템 적용을 망설이기보다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시도하는 자세가 기술개발과 태양광발전의 건전한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며, 아울러 태양광발전이 생활의 일부가 되도록 산업 ,학계, 소비자,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박과 해양플랜트 특수시장의 강소기업으로 자리 잡아

 

에스마린시스템은 선박외부의장 턴키시스템 전문 회사로, 2008년 대한민국 여객선으로 세계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창업했다. 이후 인류의 미래이고 탄소배출이 가장 많은 운송수단인 선박과 해양플랜트에 반드시 태양광발전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 태양광사업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게 됐다.

 

이후 한강아라호는 물론 세계 최대 페리선인 대우조선해양의 타닛(Tanit)호에 이르기까지 10여척의 호화여객선의 윈드스크린, 어닝, 도어 등 외부 의장 턴키 시스템을 국산화하고 공급 실적을 쌓아왔다. 특히, 2010년부터 경기테크노파크 입주를 계기로, 벤처기업인증, 기업부설연구소를 연이어 인증받아 선박용 태양광발전 시스템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서한동 대표이사는 “선박에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적용해 전력생산 이외에 여객에게 쾌적하고 안전한 루프를 개발함으로써 승객들의 복지와 쉼터를 제공하게 되었고, 선상에서 야외 바를 연계할 경우 선사의 수익으로도 연결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면서 “에스마린시스템은 육상이나 수상이 아닌 선박과 해양플랜트에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접목해 틈새시장이라기보다는 특수시장에서 히든챔피언(Hidden Champion)이 되고자하는 열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에스마린시스템은 기술개발 신생기업으로 공급 실적을 쌓아가고 있으며, 국내 조선소와의 협력활동을 통해 대형선박 건조 적용을 위해 다양한 선형 계획, 디자인, 설계, 예산수립 활동을 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태양광발전 시스템 선형 개발에 힘쓰고 있다. 그 결과 SAPV 및 SIPV 프로젝트를 비롯해 일반 육상 태양광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고, 또한 풍력과 융합한 솔라세일(Solar Sail)에 대한 원천기술개발을 시작했으며, 요트용 태양광 비상전원공급 시스템도 상용화를 위해 개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같은 독자적 기술력을 통해 해외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핀란드 선박 외부의장 공급업체 등 유럽과 싱가포르 조선기자재업체로부터 참여 검토를 의뢰받아 협의 중이며, 2013년 중·하반기 중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OLAR TODAY 편집국 / Tel. 02-719-6931 / E-mail.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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