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시장은 절호의 기회다?
  • SolarToday
  • 승인 2012.10.2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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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시장은 절호의 기회다?

 

새로운 성장의 축을 설계하는 기업들은 신사업을 고려하고, 신사업을 꿈꾸는 기업들은 매력적인 시장을 찾는다. 신성장 동력을 찾는 이들에게 가장 어필하는 매력은 ‘뚜렷하게 성장하고 있는’ 특성이다. 때문에 아직 업계에 이렇다 할 메인 플레이어가 없어 진입 때 높은 성장성을 보장받는 블루오션과, 이미 경쟁 구도가 어느 정도 재편돼 있더라도 높은 수익성을 보이며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은 의욕에 찬 기업들의 구미를 당긴다. 산업이 기업의 성장을 운명 짓지 않는다는 의견은 기업 내부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학자들에게 지지를 받아왔다. 아무리 성장하는 시장에 진입한다고 하더라도 기업의 핵심 역량을 제대로 확립, 활용하지 않으면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업의 성패는 기업의 내부 환경과 산업 환경에 모두 영향을 받는다는 측면에서, 현업에서도 시장의 매력도와 기업 역량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해 왔다.


뚜렷한 역량 없이 동반 성장의 기대를 안고 새로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지만, 관련 산업에 핵심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또한 안심할 수는 없다. 기존 사업과 비슷한 카테고리에 속한 업계라고 판단되더라도, 새롭게 성장하는 시장의 생태계는 또 다른 모습으로 진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기업들은 ‘성장하는 시장’이 사실은 해당 기업들에게는 ‘성장하지 않는 시장’일 수 있음을 의심해 보고 ‘성장하는 시장’에 대한 해석 및 접근 방식에 있어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우선, 기업들이 성장하는 시장을 대함에 있어 ‘우리 기업이 진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시장인가’에 대한 자문에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주로 고려할 사항은 ‘투자 회수 기간’이다. 실상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시점에서 ‘투자 회수 기간’을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 시점에서 ‘투자 회수 기간’을 고려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 제공 시점이 아닌 현금 흐름 예측을 통해, 수익성을 동반한 성장에 대해 고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신사업을 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신사업을 통해서 추가적 수익을 얻는 것이 실질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염두에 둘 수 있다. 수익성을 고려한 성장을 예측하는 흐름 속에서 기업이 예상하는 해당 시장의 예상 총 파이 크기 역시 도출 가능하다.


단, 회수 기간 및 시장의 예상 총 규모를 예측하는 단계에서 기업 내부자 의견뿐만 아니라 외부자의 의견을 함께 참고하는 것이 이 단계의 핵심이다. 신규 진입 때 시장을 예측하는데 있어, 앞으로의 시장이 불확실하다는 것을 전제로 기업 내부자의 의견이나 애널리스트들의 보고서를 위주로 참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향후 시장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더욱 신규 시장을 들어가는데 있어서 향후 시장 동향 및 전망과 관련해 업계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 볼 필요가 있다. 국내외 외부 현업 전문가의 의견을 함께 고려하며 일어날 수 있는 사건들의 스펙트럼 범위를 설정하면서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여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러한 다각도 분석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신규 시장에 대한 검토는 신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경영진의 의욕에 맞춰 성급히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총 파이 규모 예상, 회수 기간 측정’을 통해 성장하는 산업이 진입할 만한 가치가 있는 시장이라고 판단된다면, ‘과연 우리 기업이 바로 그 성장 곡선을 탈 수 있을지’를 가늠해 보아야 한다. 이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해당 산업에서 최근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Player들의 동태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주요 Player들의 평균적인 기업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이들이 해당 시장에서 매출을 올리는데 공통적으로 갖추고 있는 자산은 무엇인지, 장애물은 없는지에 대한 파악이 신중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 각 기업들이 시도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성패는 그 산업에서 다른 Player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에 달렸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해당 산업에 먼저 진입한 기업들과 함께, 혹은 이들을 추월해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다.


만약, 시장이 아직 형성돼가고 있는 시점이라 업계 경쟁자 동향 분석이 어려울 경우, 과거 유사사례를 살펴보며 Reference Check을 할 수도 있다. 한두 가지가 아니라 풍부한 과거의 사례를 통해 추정의 과소평가와 과대평가를 최대한 막아내도록 한다. 성장하는 시장이 기업에게 진입의 가치가 있는 시장이며, 성장 곡선에도 합류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면, 추가적으로 지속 성장 가능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신규 진입 기업이 시장에 안착한 이후에도 의도한 성장을 꾸준히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 고려하는 것이다.


신규 진입자가 성장 시장에서 무사히 기반을 닦는 것은, 아직 해당 시장에 진입하지 않은 다른 기업들에게 긍정적인 시그널로 비춰진다. ‘저 기업이 성공했으니 나도 성공할 수 있다’라는 희망을 심어주며 초기에는 예상하지 않은 수의 많은 기업이 해당 산업으로 진출할 수 있다. 시장 진입 때에는 고려하지 않았던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경우에는 기업이 달성하기로 마음먹은 성장이 예기치 않게 분화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진입 장벽 구축이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시장에 아예 늦게 진입하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다. 때문에, 비록 먼 훗날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지라도, 기업은 해당 시장의 관련 신기술 동향은 어떤지, 대체제의 등장은 수월할지, 진입 Barrier는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사항도 Tapping할 필요가 있다. 성장 시장으로의 진출이, 기업의 전략적 방향성에 어떻게 부합하며 모멘텀을 이어갈 것인지를 기업 전체의 성장과 연계해 생각하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투자비용이 적게 들고 시장 변화가 빠르게 이루어져서 ‘속도 전쟁’이 중요한 시장에서는 빠른 의사결정이 어떤 전략보다 최우선시 될 수 있다. 그러나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돌이키기 어려운 경우라면 돌다리도 두드려보는 접근이 필요하다. 선행 분석이 효율성이 떨어지는 작업이 될지언정, 꼼꼼한 분석의 결과로 도출된 최선과 최악의 시나리오가 향후 진입한 시장에서 사업을 하면서 부딪힐 문제에 대한 대비를 하는데 지침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지침을 위한 투자는, 대비 없이 사업 단계에서 처음으로 맞닥뜨리며 발생하는 비효율 및 손실 규모에 견주었을 때에 비해 훨씬 적을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은 성장하는 시장이 신규 진입자로 하여금 성장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는지 유심히 관찰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의지를 가지고 신규 사업에 진입하되, 장애물을 미리 예상해보고 대응 방안을 생각해 둠으로써 성공 플랜을 더욱 탄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은 복 LG경제연구원 연구원

필자는 연세대학교에서 학, 석사학위를 받고 LG경제연구원 사업전략부문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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