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셀&모듈 제조혁신을 위한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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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6.2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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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제2성장기에 대비하라!”


태양광산업의 시장 메커니즘 이해

태양광산업은 철저한 IT 업종으로, IT 산업의 특징은 활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너무나도 뚜렷한 사이클을 띤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수요공급의 법칙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 태양광업계는 1차 사이클의 불황 곡선을 지나, 2차 사이클의 활황 초기에 진입하고 있다. 태양광산업이 1차 불황 사이클을 그리게 된 이유는 2008년부터 전 세계 많은 태양광업계가 투자과잉을 통해 태양광 셀을 공급 대비 2배 이상 많이 생산했기 때문이다. 2011년 기준 전 세계 셀 수요는 24GW였지만, 실제로 공급 능력은 그 두 배인 50GW에 달했다. 그 결과,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 위해 태양광업계는 장기간의 혹독한 불황기를 거쳐야만 했다.


불황을 끝내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먼저, 공급업체의 파산으로 50% 이상의 국제 생산기반이 없어지던지, 아니면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 대신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발전을 사용해 전기를 사용함으로써 수요를 50GW까지 높이는 것이었다. 1차 사이클을 거치며 미국 및 일본, 유럽 등 전 세계에 걸쳐 많은 태양광 셀 제조업체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심지어 세계 1위 생산기업인 중국의 선텍마저 파산했다. 만약 세계 10위권 내 태양광 제조기업들이 2~3곳 추가적으로 파산했다면 태양광산업 경기는 한층 빠르게 회복됐겠지만, 중국 정부의 지원 덕분에 기대만큼 많은 기업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10GW 이상 공급 능력이 줄어든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이와 더불어 태양광 수요가 기대치를 상회하면서 2013년에는 그 최대치인 37GW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45GW까지 태양광 수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지금은 수요와 공급이 어느 정도 균형점을 이루게 됐다.


그렇다면 2차 사이클은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시나리오 경영을 통해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2015년부터는 계속적인 수요 상승을 통해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변수는 새로운 투자다. 아직도 태양광 셀 공장에는 기술적인 큰 장벽이 없다. 이는 다시 말해 자본만 있으면 바로 공급 증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의 대단위 투자라는 위험 요소가 2차 사이클의 최대 복병이자 고려해야 할 요인인 것이다. 즉, 공급이 부족해지면 그 즉시 투자로 이어져 다시 공급과잉으로 인한 불황의 고리로 이어짐에 따라, 2016~2017년에 호황의 정점을 찍고 다시 불황에 빠질 수도 있는 셈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점에 유념하면서 2차 사이클에 대한 대비책을 적절하게 세워야 할 필요성이 있다.


1차 사이클이 지나면서 전 세계 태양광 중심축은 유럽에서 아시아권으로 넘어왔다. 현재 불황 속 구조조정을 통해 살아남은 곳은 아시아권 국가로, 그중에서도 태양광의 새로운 삼국지를 이루고 있는 곳은 대만과 중국, 한국업체다. 따라서 이 2차 사이클에서 국내 태양광업계는 정부와의 협업을 통해 뛰어난 전략을 가지고 전 세계 시장 변화에 대처해야만 우리나라가 제2의 메모리 반도체로 부상하면서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2차 사이클에서 필요한 전략

2차 사이클에서는 무리한 생산량 증가를 절대적으로 자제해야 할 것이다. 공급량이 부족하다고 투자를 통한 생산량 증대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다. 이 시기에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은 ‘효율화’다. 첫째는 ‘투자의 효율화’, 둘째는 ‘원가절감의 효율화’를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 투자의 효율화와 관련해, 만약 1GW의 생산기반을 가지고 있는 회사라면 20% 생산량을 올리기 위해 수백~수천억원 단위의 투자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럼 마케팅에서 요구하는 고객이 필요한 공급의 확대를 생산 측면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정답은 투자 없이 증산을 하는 것이다. 제조 쪽을 잘 살펴보면 모든 장비를 다 20% 증가시킬 필요가 없다. 1~2대의 Capacity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공정 엔지니어 및 설비 엔지니어와의 미팅으로 통해 적절한 방법으로 대처하면 투자 없이도 약 10~15%까지는 거뜬히 생산량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보완 투자를 통해 최소한의 자본만 투입하면 바로 20%의 목표를 얻을 수 있다. 즉, 투자 없는 증산에 이어, 최소한의 투자를 통해 다시 생산량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인 ‘투자의 효율화’가 먼저 진행돼야 할 것이다. 이 같은 방법은 국내 엔지니어들이 가지고 있는 최대 장점이다. 창의력과 혁신감을 키워주면 국내 엔지니어는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와 더불어, 파산 직전의 회사를 청산 기준으로 M&A 하는 것도 또 다른 방법이다. 투자된 금액의 20~30%만 확보하자는 것이다. 파산된 회사의 장비 가격은 사실 고철값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이 같은 회사의 M&A는 추천할 만하다.


한편, 효율화의 두 번째 전략인 ‘원가절감 효율화’도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 경쟁회사보다 10~20% 이상 낮추는 원가절감 작업을 1~2년 동안 기간을 두고 착실하게 진행해야 한다. 구매단에서의 구매단가 인하 및 제2 경쟁업체 도입으로 인한 원가절감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제조단에서의 엔지니어에 의한 절감도 동시에 실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체 원재료 적용이나 원자재 사용량 절감, 획기적인 공정의 변환 등으로 원가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전체 엔지니어 워크숍을 통해 찾고, 이를 직접 처리하도록 격려를 해줘야 한다.


한국기업의 2차 사이클 대응 전략분석

2차 사이클 기간 동안 한국 내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상생하는 조화로운 전략을 구상하고, 정부 측도 정책적으로 지원해 준다면, 국내 태양광산업은 이 시기에 어느 정도 회복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다음 사이클에 대한 준비도 충분히 하게 된다면, 태양광 3차 사이클에는 분명 전 세계 태양광산업은 한국 태양광업계가 이끌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한국의 대기업인 OCI, 한화그룹, 현대중공업, LG전자 측이 강한 리더십을 통해 앞에서 이끌어 준다면 많은 중견 및 중소기업인 태양광 소재, 장비, 모듈회사들도 덩달아 많은 이득을 얻게 돼 공생할 수 있다.


태양광산업의 공급체인 중 폴리실리콘 산업과 셀 산업은 투자비가 조 단위로 투입돼야 하므로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으로서는 감당할 수가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 대기업들이 어느 정도 태양광산업을 받치고 있어 무척이나 다행스럽다. 특히, 한화그룹은 이미 폴리실리콘, 셀, 모듈제조는 물론,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 및 금융까지 진출하고 있어 가장 유리한 입장이다. 현대중공업과 LG전자도 셀과 모듈에서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일부는 태양광발전사업까지 진출하고 있다. OCI는 폴리실리콘에서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했을 뿐 아니라, 웨이퍼와 태양광발전소 건설 분야에까지 진출해 안정된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대기업 중 2차 사이클에서 내실화를 잘 다져 세계 1위로 자리매김할 주인공이 누가 될지 궁금하다. 한화의 경우, 한국 내에서 가장 선두주자의 자리에 근접할 수 있도록 전 그룹 차원에서 태양광산업에 지원하고 있다는 최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태양광산업에서 밸류체인을 완성한 대기업은 이익 극대화를 위해 조직 혁신을 통해 생산량 증대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원가구조를 기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다시 전열을 정비해 기술을 이해하는 임원을 영입하면서 이 시기에 최대한 이익을 올릴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박막 산업은 일단 유보시키고, 셀과 모듈 공장의 혁신과 함께, 국외 태양광발전소 건립 사업에 더 집중해야 한다.


태양광사업의 사이클 이해도가 높은 LG전자의 경우 최고경영자가 태양광사업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고, 전사적으로 태양광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은 배려를 해야 할 것으로 본다. OCI도 한층 강화된 원가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새로운 공정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빠른 결정을 위해 기술력을 알고 있는 고급 임원의 기술 경영자도 투입할 필요도 있으며, 전 세계 시장에서 태양광발전사업까지 추진할 수 있도록 검토해야 한다. 

한편, 대기업 외 중견기업이 추진해야 할 전략은 무엇일까. 국내에서는 중견기업으로 신성솔라에너지와 에스에너지, 솔라파크코리아 등이 어려운 1차 사이클을 잘 견뎌내며 선전하고 있다. 이러한 중견기업도 사업을 더욱 확장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국외 태양광발전소 건설사업에 뛰어들어야 하며, 필요시에는 대기업과 같이 공생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본다.


국내 모듈 제조업체 대부분은 중소기업으로 구성돼 있는데, 독자적으로 시장에서 살아남기는 쉽지가 않다. 2차 사이클과 같이 호황일 경우에는 큰 영향 없이 사업을 지속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후 불황에 대비해 대기업과 같이 공생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왜냐하면 국내 모듈업계의 총 생산용량은 2GW인 데 반해, 모듈이 대부분 소비되는 국내의 REC 공급분량은 0.43GW에 불과해 국내 수요만으로 전부 살아남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모듈 제조업체가 전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국외 태양광발전사업 진출시 모듈 공급 부족분을 국내 모듈 제조업체의 지원을 통해 공급받는 방안을 들 수 있다. 이처럼 대기업과 중견 및 중소기업들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에서도 이번 활황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중국산 셀과 모듈이 유럽과 미국에서 상계관세 대상이기 때문에 그 공백을 한국산으로 충당하면서, 한국기업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이 같은 정국을 더 잘 이용할 수 있는 전략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우선 RPS 용량과 관련해 중견 및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부족한 RPS 용량을 더욱 늘리는 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르지만, 국가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고려해 보면 아직 여지는 남아 있다고 본다.

이와 더불어 국내 기업들의 국외 진출 활성화를 위해 금융 쪽으로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국외에서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할 때 타국 기업보다 더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시장은 고품질을 요구하기 때문에 더 많은 국내 모듈 판매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태양광발전소에 필요한 EPC 비용도 어떤 일본 업체보다 원가 측면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국내 기업들이 이 같은 국외시장에서 장악력을 높이려면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위한 펀드 구성이 관건이다.


펀드 구성시에는 필수적으로 자기자본(Equity)을 통해 투자해야 하는데, 국내 태양광업체들 대부분은 긴 불황을 거쳐오며 자체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진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등에서의  인프라 투자금으로 조성된 자금을 집중적으로 태양광펀드에 자기자본(Equity)로 투자함으로써 많은 태양광회사가 펀드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국외 진출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것은 물론, 태양광펀드 자체도 수익성이 좋기 때문에 투자처 자체에서도 좋은 기회가 될 수가 있다. 이처럼 정부가 태양광산업에 더욱 신경을 써 줌으로써 앞으로 5년 후에는 태양광산업도 제2의 반도체산업으로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대표 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

 


SOLAR TODAY 편집국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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