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소재산업의 중요성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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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7.1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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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에 나선 소재 기업들 경계 없는 경쟁 시작되고 있다’

 

이 민 선 기자


소재기업들의 중요성이 부각된 예로 스마트폰의 붐을 만든 아이폰의 예를 들 수 있다. 아이폰의 창시자인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 개발 당시 전면을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를 사용해 우아한 느낌을 주기를 원했고 소재기업인 코닝은 소재 및 공정 기술 혁신을 통해 6개월만에 4mm였던 유리를 1.5mm 두께로 줄이고, 기존보다 더 투명하고 강한 유리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소재는 최종 수요 제품의 품질을 좌우할 만큼 위상이 높아졌다.


이렇게 소재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소재 기술의 혁신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소재 기업간 영역 경계가 약해지고, 이종 소재 간 복합 및 접합된 소재들이 부상하고 있다.


소재 업체들은 자신의 기존 사업 영역만으로는 충분한 혁신 및 성장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생각해 기존에는 불가침영역이라고 생각돼오던 다른 기술 기반의 소재 영역까지 진출하고 있다. 이러한 소재산업의 변화는 기존의 소재산업 혁신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새로운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


신성장 동력 확보 위한 새로운 영역에의 진출

최근 글로벌 저성장 기조로 인해 대부분의 기업들은 성장 정체를 겪고 있다. 기업들은 다들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러한 성장 정체를 해결해 나가고자 하고 있다. 유럽의 전통적인 화학업체인 BASF, Merck 등은 글로벌 성장 둔화에 따른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 상황에도 아시아 투자는 확대하고 있다. BASF가 중국 난징, 한국 울산 지역에 투입하는 자금 규모만 해도 3억4,000만달러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근래에는 기술범위 확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다. 금속계 기업이 플라스틱 기술을 접목시키고, 플라스틱 기업이 바이오 기술을 연구하는 현상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또한 단일 소재 안에서의 추가 기술 혁신이 둔화되는 현상도 소재 업체들에게는 성장에 있어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철이나 목재, 석유처럼 자연에 존재하는 소재는 제한적이며, 플라스틱이나 CNT/그래핀처럼 인공적인 합성이나 새로운 기술을 통해 만들어지는 소재들은 이미 긴 시간 동안 개발돼왔다. 따라서 앞으로의 추가적인 소재 자체의 혁신이 지금과 같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재 업체들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소재 기반 이외에 자신의 사업 영역이 아니라고 여겼던 다른 소재 영역으로의 진출을 통한 성장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게 됐다.


차별화된 역량 확보 위한 국내 기업들의 고군분투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업영역의 확장을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는 소재산업의 모습은 국내 대기업들의 활동에서도 관찰된다.


포스코는 2010년에 계열사인 포스코켐텍을 통해서 탄소소재 및 리튬 이차전지용 소재 사업에도 진출했다. 이 사업 역시 제철사업에서 나오는 부산물인 콜타르(CoalTar)나 피치 코크스(Pitch Coke)를 원료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콜타르나 피치 코크스를 각종 공정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탄소소재로 만들어 전극봉의 원료로 활용하기도 하고, 태양전지 등에 사용되는 인조 흑연을 만드는데 활용하고 있다. 또한 이차전지 음극재 사업에도 진출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0년 LS엠트론의 이차전지 음극재 사업부를 인수했으며, 2012년에는 등방흑연 제조사업을 위해 일본의 도카이카본이라는 회사와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기존에 포스코는 제철 공정 중 발생하는 부산물을 OCI 등 외부 업체에 주로 판매해왔으나, 이제는 자체적으로 무기 소재사업의 원료로 활용해 철강 중심의 회사에서 벗어나 국내 대표 무기 소재업체로의 새로운 발걸음을 딛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정유사 중 하나인 GS칼텍스 역시 최근 신소재 부문으로의 사업 확장을 전개하고 있다. 2012년 창립 45주년 기념식에서도 이차전지 소재 등 신소재 부문에서의 차별화된 역량을 확보하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차전지 수요가 급등하고 있는 환경 변화에 대응해 GS칼텍스가 이차전지용 소재사업으로 진출하게 된 배경은 포스코와 별반 다르지 않다. 포스크가 제철사업에서 나오는 피치 코크스를 원료로 활용해 이차전지용 사업에 진출한 것과 유사하게 GS칼텍스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발생하는 코크스를 원료로 활용해 이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공동개발 및 협력을 바탕으로 한 경쟁력 확보

이제 소재산업은 더 이상 유기, 무기, 금속, 바이오로 나누는 의미가 없어지며 하나의 소재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소재 업체들은 앞으로 자신의 분야 하나에만 강점을 가진 것으로는 과거와 같은 과실을 누리기 힘들어질 것이다. 한 가지의 기술 분야만으로는 고객들의 니즈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시하기가 힘들어진 것이다. 다양한 소재 포트폴리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업체들이 앞으로는 더욱 많아질 것이며, 그들의 기술력 또한 더욱 발전할 전망이다. 기존 소재들은 이종 기술과의 혁신을 기반으로 더욱 고부가가치로 진화할 것이며, 이로 인해 혁신 소재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이것이 소재 업체들에게 장밋빛 전망만을 전해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소재 영역 내에 있던 경쟁자뿐 아니라 다른 영역에서도 경쟁자들이 진입해,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각자 전문 영역에서의 경쟁이 아닌 하나의 소재시장으로의 변화로 인해 경쟁의 핵심 성공요소도 바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소재 업체들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단일 기술 기반의 중소규모 업체의 경우 이러한 소재산업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다양한 기술 기반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소재 업체들의 경우 전자, 자동차 등 글로벌 Top 수준의 국내 수요 업체들과의 공동 개발 및 협력을 바탕으로 향후 소재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갈 수 있는 여지 또한 크다고 할 수 있다.

 

LG경제연구원(www.lgeri.com)


SOLAR TODAY 이 민 선 기자 (st@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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