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시장으로 부상한 일본, 국내 기업에게 기회인가, 위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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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8.0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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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장 보면 태양광산업의 미래 게임 룰 보인다!

 

편집자 주


올 1분기, 일본이 세계 태양광산업의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다. 세계 태양광 수요는 9.34GW를 기록했고, 일본은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은 2.21GW를 설치, 전체 수요의 24%를 차지했다. 2013년 최대 수요 시장이었던 중국은 이보다 적은 1.61GW를 설치했을 뿐이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촉발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 태양광시장은 달라졌다. 50여개의 원전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일본은 원전을 대체할 에너지원 확보가 시급해졌고, 태양광발전에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 보다 강력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태양광발전을 확산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2009년 재도입한 ‘고정가격매입제도’를 2012년 ‘재생가능에너지 전량 매입제도’로 개정했다. 개정의 주요 골자는 10kW 미만의 주택용 태양광발전설비 위주로 적용했던 높은 매입가격(38엔/kWh)을 10kW 이상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일본은 2013년 세계 2위, 2014년 1분기 세계 1위의 수요국으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


일본 태양광시장, 제조업체 중심에서 발전서비스사업자로 축 이동

일본 태양광 수요 확대는 한동안 불황에 빠졌던 태양광 기업에는 희소식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시장의 성장이 지속될 것인지의 여부는 일본 정부의 정책적 지원 규모와 방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회복되고 있는 세계 태양광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일본 시장은 기존 최대 수요국이었던 독일이나 중국과는 사뭇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일본은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1GW에 못 미치던 태양광 신규 수요가 2013년 9GW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조업 육성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인다. 태양광 전문 컨설팅 업체인 RTS에 따르면, 일본의 태양광 모듈 수입 비중이 2011년 16%에서 2013년 40%를 넘어섰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태양광 기업들은 투자를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일본의 태양광산업은 증설을 자제하고 있는 제조업 대신, 발전시스템 구축 및 운영 등 발전 서비스의 영역으로 중심축이 옮겨가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소프트뱅크, 마루베니상사, 도요타 등 태양광사업과 관련이 없는 기업들의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6년 전력소매 자유화가 시행될 경우, 통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소프트뱅크, KDDI 등 통신사를 비롯해 판매체인을 가지고 있는 유통업체와 자동차 회사 등은 기존 사업의 네트워크를 판매거점 및 인프라로 사용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폴리실리콘에서 웨이퍼, 태양전지와 모듈, 발전 및 운영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내에서 주로 셀/모듈을 제조하는 태양광 전문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점유하기 위한 경쟁을 해왔다. 발전사업으로의 진출은 주로 태양광 제조기업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한 다운스트림으로의 확장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일본 태양광시장은 자금력과 인프라를 보유한 모회사를 등에 업은 대규모 발전사업자들이 속속 등장함에 따라 산업의 무게 중심은 다운스트림으로 점점 옮겨갈 것이고, 경쟁전선 역시 전방위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 직접 선택하는 ‘태양광+ESS+HEMS’ 솔루션사업

FIT를 부활시킨 2009년부터 야마다전기, 코지마, 빅카메라 등 전자제품 양판점에서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전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태양광발전 시스템 유통이 B2B에서 B2C로 확대됨을 의미한다. 소비자가 직접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선택하고 설치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태양광 기업들은 B2B 유통 구조에서 중요하게 여겨졌던 가격 경쟁력뿐만 아니라 브랜드와 A/S 등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2012년 도입한 ‘지붕 대여제’는 기존 B2B 유통구조에 부동산업의 성격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지붕 대여제’는 발전사업자가 일정 면적의 지붕을 빌려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 생산한 전력을 전력회사에 판매해 얻은 수익의 일부를 임대인에게 지불하는 제도이다.


한편 일본의 태양광 기업 역시 솔루션 사업으로의 확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이에 더해 정부의 ESS 보조금 지급 정책에 힘입어 태양광발전 시스템과 ESS의 결합은 속도를 내고 있다.


태양광발전과 ESS, HEMS 등 태양광발전 시스템에 국한된 솔루션을 넘어 가전기기나 전기차 충전기 등과 연결한 확장된 솔루션 사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 기업, 브랜드와 A/S, 발전 솔루션 등 강점으로 선전

일본 태양광시장의 부활은 국내 태양광 기업에게 ‘가뭄에 단비’와 같았다. 일본 태양광시장은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국내 기업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폴리실리콘, 셀/모듈 등 전체 밸류체인에 걸쳐 30~40%(2012년 기준)까지 떨어졌던 국내 기업들의 공장 가동률이 2013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80~90% 수준으로 개선됐다. 이에 따라 OCI, 한화 등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처럼 일본 태양광시장은 지금까지 중국의 기세에 눌려 애물단지 취급을 받던 국내 태양광산업의 돌파구가 되고 있다. 태양광 제조기업뿐만 아니라 LS산전과 같은 발전시스템을 제공하는 기업, 또는 ESS를 중심으로 태양광발전시스템을 구성하는 기업, 발전소 건설/시공을 하는 기업 등도 합작을 통해 진출할 수 있어 국내 기업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태양광시장이 지속적으로 고성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 기존 태양광시장과는 다르게 조성되고 있는 일본 시장의 특징이 주류가 될지에 대해서도 아직 단언하긴 어렵다. 하지만 일본 태양광시장의 방향은 에너지의 생산과 사용, 관리에 대한 미래 방향성과 맞물리는 것은 사실이다. 이미 미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전력소매 자유화를 통해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에너지 믹스를 확보한 전력회사를 선택할 것이고, 마이크로그리드가 확산되면서 전자제품 판매점에서 직접 발전 시스템을 구매할 것이다. 설령 일본 태양광시장이 보조금 축소로 인해 버블이 꺼진다 할지라도, 국내 기업에게는 태양광산업의 게임 룰, 더 나아가서는 전력산업의 게임룰에 대한 고민과 대응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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