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격 대면적의 차세대 태양전지 제작 성공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대량생산 및 상용화 가능성 높여 실용화 첫 걸음

지준영 기자

한국-호주 공동 연구팀이 슬롯다이코팅 공법과 롤투롤 공정을 통해 가격은 낮추고 면적은 넓힌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광주과기원의 김동유 교수와 호주 국립과학원 박두진 박사가 주도하고, 광주과기원 황경일 박사과정생(제1저자)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지원) 등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재료공학분야의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매테리얼즈 온라인 판에 1월 7일 자로 게재되었다.

미개척지 페로브스카이트, 그리고 차세대 태양전지를 향한 한 걸음

페로브스카이트는 높은 흡광계수와 광전변환효율을 보이는 뛰어난 전하 전이능력을 지닌 화합물이다. 또한, 물질 단가가 저렴하고 저가의 용액 공정이 가능해 고효율의 차세대 태양전지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물질이다.

그러나 현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로 대면적, 대량생산이 불가능한 스핀코팅(Spin Coating) 공정으로 진행되기 때문이었다. 스핀코팅은 박막을 제작할 물질의 용액을 기판 위에 떨어뜨리고 고속으로 회전시켜 얇게 퍼지게 하는 코팅 방법으로 주로 연구실 수준의 작은 소자 제작 시 사용하는 방법인데, 페로브스카이트 연구는 이 때문에 고효율 소자 제작과 기초 구동원리 분야에만 집중되어 있고, 대면적, 대량생산 등 상용화를 위한 연구는 거의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슬롯다이코팅 공법에 질소가스를 더한 성공

연구팀은 스핀코팅 대신 슬롯다이코팅(Slot-die coating) 공법을 도입해 처음으로 소자 내 모든 영역이 슬롯다이코팅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제작했다.

슬롯다이코팅 공법이란 슬롯다이라 불리는 금형 판 사이로 용액을 주입, 공급되는 물질을 일정한 두께의 박막으로 기판 위에 코팅하는 방법으로, 용액 기반의 연속공정이 가능하며 대량생산, 대면적생산에 적합한 공법인데, 사실 페로브스카이트는 물질 자체의 특성으로 말미암아 필름형성단계에서 결정의 크기와 균일도 등을 조절하기가 어렵다.

특히 균일도 문제는 기존의 스핀코팅 공정보다 필름형성시간이 긴 대면적코팅 공정에서 더 심각한데, 연구팀은 필름형성과정에서 질소가스를 사용해 필름의 건조를 촉진해 필름형성시간을 줄였다.

또한, 기판의 온도 조절로 결정의 크기를 조절해 수십 나노미터(10억분의 1m)에서 수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까지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의 크기를 키우고 균일화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슬롯다이코팅 기반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스핀코팅의 태양전지와 비슷한 약 12%의 광전변환효율을 보였다.

롤투롤 공정, 연구용 소자를 뛰어넘은 대면적 구현

나아가,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자 제작에 필요한 모든 세부 조건들을 롤투롤 공정에 적용했다.

롤투롤 공정이란 여러 개의 휘어질 수 있는 플라스틱, 금속 박막 형태의 롤 위에서 전자소자를 만드는 공정으로, 용액공정과 연속공정이 가능해 대면적을 저가의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는 미래형 공정기술로 덕분에 기존 연구용 소자(0.1㎠)보다 400배 큰 40㎠의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모듈을 구현했다.

이론 속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실제로 세상에 등장하다

김동유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효율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저렴하게 대면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론이 아닌 실제로 보여준 사례”라며, “롤투롤 공정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모듈의 첫 성공이자 상용화를 앞당기는 중요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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