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관심으로 꾸리는 지역 공동체, 태양과 바람을 품다
  • SolarToday
  • 승인 2016.11.28 1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 “무엇보다 에너지 시티즌십이 중요해”

▲ 태양과바람에너지 협동조합의 최승국 상임이사
서울시 원전하나줄이기 생산분과위원장이자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의 상임이사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최승국 이사를 만나 국내 태양광 산업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에 대해 소개해 달라.

후쿠시마 사고가 발생한 다음해에 ‘핵 없는 세상을 만드는 은평 시민연대’를 결성하고, ‘방사능 오염에서 내 아이 건강 지키는 먹을거리 선택법’이란 공개강좌를 여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다 2013년 4월 19일, 약 100여명의 조합원들이 모여 태양과바람에너지협동조합을 창립했다. 현재는 약 250여명의 조합원들의 출자로 햇빛발전소를 건립해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태양과바람 1, 2, 3호기를 각각 서울시 은평구 수색동의 은평공영차고지 정비동 옥상, 사무동 옥상, 마포구 상암동 난지물재생센터 유입펌프장 옥상에 설치했다.

발전사업 외에도 에너지 컨설팅 활동으로 에너지 절약 실천 문화를 확산하는 절전사업, 에너지 전환 및 에너지 자립에 대한 시민 인식을 증진시키는 교육사업 등 주로 공공성이 강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 서울시 은평구 은평공영차고지 정비동 옥상의 태양과 바람 1호기







절전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시 에너지클리닉 사업을 3년간 지속하고 있다. 2013년에 서대문구, 은평구 1,600세대, 2014년에 은평구 800세대, 2015년에는 은평구 400세대를 대상으로 가정 에너지 사용 실태를 진단하고 에너지 절약 컨설팅을 진행했다.

올해는 크게 두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왔는데, 혁신파크에 태양광바람 4호기를 설치하는 것과 100kW 이하의 소규모 태양광발전소에 적합한 발전차액지원제도(FIT)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다. 4호기는 이달에 준공 예정이며, 현재 FIT 제도 도입을 위해 국회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 조합원들의 정기적인 햇빛발전소 정소 모습
교육과 정책 변화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육 및 정책 사업에 대해 설명해 달라.

에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전환을 위해 교육 사업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 사업은 크게 은평 마을 에너지학교, 에너지전환 마을학교, 학교 에너지 교육, 햇빛발전소 견학 등으로 이뤄진다.

신규 조합원을 대상으로 1년에 2회, 일반 조합원을 대상으로 1년에 5~6회 정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10회의 강좌를 진행했고, 올해는 시민을 대상으로 포럼을 개최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교육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교육 사업 외에도 은평 상상축제, 은평 누리축제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부스를 운영하고, 불광천 및 은평 뉴타운 거리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에너지전환 홍보 캠페인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에너지 정책과 제도 개선에도 무게 중심을 두고 활동하고 있는데, 특히 RPS 제도의 불충분함을 보완할 수 있는 FIT 제도 도입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에너지 정책 연구 및 제도 개선을 위한 TF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으며, 전력수급기본계획 토론회, 은평 에너지전환 및 자립 토론회 등을 열고 있다.

▲ 서울시 은평구 은평공영차고지 관리동 옥상의 태양과바람 2호기
RPS 제도의 불완전함에 대해 지적했는데,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 Renewable Energy Portfolio Standard)는 발전설비용량이 500MW 이상인 대규모 발전사업자에게 총발전량에서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태양광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저해한다는 것. 사실,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 의지 아닌가.

쉽게 말해 RPS 제도는 시민과 소규모 태양광발전 사업자를 크게 염두에 두지 않은 정책으로, 경쟁 심화와 가격 폭락을 유발했다. 대상 기업은 신재생에너지발전 설비를 도입하거나 다른 신재생에너지발전 사업자의 인증서(REC)를 구매해 의무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 그런데 경쟁이 포화상태에 이르다보니, SMP와 REC가 동반 하락해 태양광발전 사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된 상태다.

향후 10년 뒤, 그리드패리티에 도달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 전까지는 한시적으로 소규모 분산형 발전 사업에 대한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의해 공급한 전기의 전력거래 가격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고시한 기준가격보다 낮은 경우, 기준 가격과 전력거래와의 발전차액을 지원해주는 FIT 제도가 대안이 돼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 제도는 정부에서 일정기간 정해진 가격에 전력을 구입해 수익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투자의 안전성을 높여 중소규모의 태양광발전을 가능하게 한다.

▲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난지물재생센터의 태양과바람 3호기
현재 국내 태양광시장의 실태 진단과 성장을 위해 필요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볼 때 태양광산업은 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 태양광산업의 성장세는 다소 탄력성을 잃은 상태다. 서울시 기후변화기금 융자가 올해 단 1건밖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이런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런 실태에 대해 진단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다. 우선, 태양광발전 사업자에게 부과되는 계통연계비가 과다하다. 발전사업자들은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판매하기 위해 한국전력공사의 배전망에 연결해야 하는데 여기서 소요되는 비용이 계통연계비다. 송배전 소유권을 지닌 한국전력에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발전 사업자에게 전가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최근에 개선의 노력이 일어나고 있지만 면밀한 검토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다. 더불어 소규모 발전사업자의 계통연계비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국내 여건상 부지 선정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부지 선정에 대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대도시뿐만 아니라 지방의 경우에도 지역수용성이 낮아 발전소를 설립하는 일이 매우 어렵다. 환경오염, 방사능 등 발전소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 인식이 널리 퍼져 있어 님비현상이 현저하다.

▲ 제1회 공동체에너지상 수상기념 촬영 모습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이 태양광 사업의 주체로 참여토록 유도해야 한다. 태양광발전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일도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재생에너지는 돈 있는 사람이나 기업이 지역의 부지에 단순히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한다는 관점에서만 접근해서는 안 되며, 지역 주민과 목표를 공유하고 역할을 분담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해야 한다.

대도시에서는 그나마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가 학교인데, 대체로 보수적인 성격이 강한 학교에서 발전소 설치를 위해 옥상을 내어주는 일은 매우 드물다. 우리도 20여개 학교의 문을 두드렸지만, 단 한곳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학교를 포함한 공공기관에 태양광발전소 설치 시 인센티브를 부여하거나 만일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기관장에게 면책을 주는 등 장려책을 펼친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소규모 태양광발전의 확산을 위해 필요한 것은?

앞서 설명했듯이, 중소규모의 태양광발전 사업자를 위해서는 FIT 제도의 도입, 계통연계비 부담 완화 등이 필수적이다. 소규모 태양광발전의 대상은 주로 중소기업이나 협동조합, 개인사업자인데, 이들은 예측 가능한 가격과 최소한의 수익이 보장돼야 투자 가치를 느낄 것이다. 노후 대책 정도의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 소규모 태양광발전 사업에 대한 관심도는 급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불광천에서 진행된 태양광에너지 홍보캠페인
태양광 응용시장의 전망은 어떠한가?

누누이 강조했듯이, 태양광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에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최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응용한 제품이나 사업이 활발히 전개되는 것 같다.

특히 시민들이 태양광에너지를 보다 친숙하게 느끼게 하고, 태양광에너지에 대한 바른 정보를 알리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눈에 잘 띄는 곳에 태양광 버스승강장, 홍보판, 태양광 조명 시설 등 태양광 응용시설을 설치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태양광에너지를 비롯한 신재생에너지의 보급을 위해서는 시민이 주체가 돼야 한다. 시민 스스로 기후와 에너지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후와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데 나 한명의 작은 힘이 큰 보탬이 안 될 것이란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역으로 생각해보면 우리가 아니면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없는 것이다.

내 집에 미니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는 일, 정부에 목소리를 내는 일에 참여하는 일 등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 있다. 특히, 젊은 청년들이 이런 뜻 깊은 일에 가치를 더해줬으면 좋겠다.

SOLAR TODAY 홍 보 영 기자(st@infothe.com)

<저작권자 : 솔라투데이 (http://www.solartodaymag.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