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터뷰] 녹색에너지연구원 김형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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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1.2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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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들을 위한 생활형 태양광발전 보급 확산 밑거름


▲ 녹색에너지연구원 김형진 원장
[솔라투데이 이주야 기자] 전국 최초의 신재생에너지 전문 연구기관으로 2009년에 설립된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에너지신산업 정착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산업 성장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일반 주민 및 기업과 기관에 신재생에너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펼쳐 지난해 신재생에너지대상 대통령표창을 수상하며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받기도 했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의 태양광산업을 평가하고 2017년 태양광시장을 전망한다면?
지난해 1GW를 기록한 국내 태양광발전 신규설치는 2011년부터 이어온 그동안의 상승세를 멈추고 당분간은 침체로 인해 하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의 추세라고 한다면 지난해에는 0.8GW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는데 2017년에도 태양광산업 전망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제적으로는 차기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보조금 삭감과 화석연료 사용 확대, 기후변화 대응에 부정적 견해 피력으로 인해 앞으로 해외시장 성장 동력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하고 있는데 국내시장도 향후에는 주민수용성 문제와 지자체의 제도적인 규제움직임, 전력계통의 한계 등으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희망이 비치는 것은 지난해와는 상황이 좀 다르게 올해부터 도입될 신재생에너지 장기고정가격제로 인해 활발한 투자가 예상되고 있고 다각도로 에너지신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책 및 기술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방향선회 등으로 기대되고 있어 내수시장이 어느 정도 살아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연구원의 규모와 역할이 많이 확대됐는데, 달라진 위상과 주요 역할을 소개한다면?
재단법인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지난 2016년 10월 기존 3실 25명에서 6실 45명으로 조직을 확대하며 명실상부한 신재생에너지 전문기관으로 위상을 견고히 했다.
태양광·해양에너지 등 지역에너지자원 기반 연구를 추진하는 그린에너지연구개발실, 나주 빛가람혁신도시 내에 에너지밸리와 연계해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를 추진하는 연구원 나주분원인 에너지신산업융합연구센터, 에너지설비산업 신제품과 유망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지원을 통해 강소기업 육성에 기여하는 기업육성실, 에너지자립섬 구축 등 에너지보급을 실현하는 융복합사업실, 경영혁신 및 재정자립화를 추진하는 경영지원실, 해상풍력산업 활성화를 추진하는 풍력T/F팀으로 조직을 재편해 에너지신산업 육성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한국전력이 빛가람혁신도시에 위치하고 있어 많은 관련 기업들이 이전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연구와 기술개발로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도와주는 역할이 우리 연구원에서 할 가장 큰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연구원이 추구하는 핵심 키워드는 무엇이며, 올해부터 달라지는 대표적인 활동이 있다면?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2017년 슬로건을 “에너지신산업 육성, 녹색에너지연구원이 선도한다”로 정하고 연초부터 사업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창립 이후로 지금까지 전라남도를 보조하는 입장에서 에너지산업 육성을 지원했지만, 올해는 연구원이 주체적인 입장이 되어 에너지신산업 육성을 선도하는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

2017년 새해에는 염전용 수중 태양광발전실증연구, 태양광 이모작 실증연구 등 지역기업 및 도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사업을 중점 추진하고자 한다. 또한 신안 앞바다에 설치된 연구원이 소유하고 있는 103m 해상기상탑을 활용한 해상풍력 자원조사를 실시해 지역에 해상풍력 발전단지 구축을 지원하고자 하며, 전력-IoT 연계 에너지 스마트팜 개발 등 에너지신산업 및 에너지밸리 활성화에 총력을 다하고자 한다.

순천·여수·영광 등 기피·혐오시설 부지를 활용해 인근지역 주민 수익을 창출하는 친환경에너지타운을 조성, 발굴할 예정이다. 또한 도내 22개 시군과 협력해 신재생에너지보급사업을 활성화하고자 한다. 지역기업 해외진출을 위한 경제성 분석 등 전라남도 에너지정책 지원을 위한 역량을 강화해 명실상부한 에너지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 김 원장은 농촌 마을별 태양광조합을 결성해 농민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게 돕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연구원의 중점 기술 연구분야는 무엇이며, 그동안의 성과를 소개한다면?
우리 연구원은 연구분야를 기존 태양광 중심에서 정부 정책 방향인 에너지신산업 분야 전반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태양광 연구로는 태양광발전 설비의 표준화 연구 및 응용분야 확대 연구로 나눌 수 있다. 태양광발전시스템 중 BOS 관련 표준이나 인증이 국내외적으로 미비한 상태인데 나주에 MW급 태양광발전 실증단지를 구축해 국제 표준화 모델을 확립하려 노력하고 있다. 정체된 태양광 시장의 보급 활성화를 위해 염전 바닥을 활용한 태양광발전 및 농업과 태양광발전을 병행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에 있다.

에너지 신산업 분야로는 마이크로 그리드 실증, 에너지 자립섬 구축 및 친환경에너지타운 조성 사업구축에 역량을 모으고 있고, 공장별 전력거래 및 에너지 사용 효율 개선을 위해 나주 동수농공산단에 100억원 규모의 사업비로 마이크로그리드 실증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전라남도는 2020년까지 296개의 유인섬 중 50개 섬에 탄소제로 에너지자립섬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의 첫 단추로 진도군 조도, 소안도, 거차도 등에 태양광, 풍력, 지열 ESS 등이 결합된 에너지자립섬을 구축해 도서 지역 주민의 정주여건 개선 및 에너지자립섬 모델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시작 단계이기는 하지만 전기차 활성화와 해상풍력 발전 단지 등을 위한 기반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

태양광 인식개선 및 인프라 확산을 위해 연구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활동상을 소개한다면?
신재생에너지원 중 수용성 측면에서 유리한 에너지원이 태양광이라 여겨지지만 아직도 태양광발전소 설치 반대민원으로 인해 보급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태양광 보급용량(4.1GW) 중 63%가 농촌에 설치되었으나 대부분의 수익이 외지로 유출되는 실정이니 쉽게 찬성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민원이 많다 보니 인허가를 해주는 지자체에서도 인허가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원에서는 농민이 직접 발전소의 주최가 되도록 하면서 기존 발전소와 달리 농업도 병행하며 태양광발전도 병행할 수 있는 ‘태양광이모작’ 발전 시스템을 제안했다. 기존 태양광발전은 농지나 산림을 훼손하게 되지만 이 시스템은 논이나 밭에서 농작물은 키우면서 발전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모든 농작물에는 광포화점이란 것이 있는데, 광포화점 이상의 태양광을 받게 되면 식물은 오히려 피해를 입게 된다.

그 이상의 빛을 태양광설비를 설치해 나눈다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서 기존의 태양광보다 설치 간격을 넓혀 충분한 태양광이 작물에 가도록 하는 것이다. 이미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는 많은 보급이 되어 있기도 한다. 우리는 이 시스템 개발을 위해 2016년 12월에 농림축산식품부 과제에 응모해 수주했고, 이를 통해 태양광이모작 전용 시스템 개발, 표준 재배법 개발 및 보급을 위한 규제완화 및 정책연구를 시행해 농가 소득 증진 및 태양광 보급확대에 기여하려고 한다.

또 하나는 염전 바닥에 태양광 방수 모듈을 설치해 소금 생산과 발전을 동시에 하는 바다에서 하는 태양광이모작 개념이다. 염전은 증발지와 결정지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80% 정도가 증발지로 구성되어 있다. 증발지에서는 3% 내외 염도를 갖는 해수를 25% 내외까지 올려 주는 역할을 하는데, 이 증발지 바닥에 태양광 모듈을 깔고 그 위에 해수를 올려 소금도 생산하고 발전도 하는 방법이다.

물론 설치각도가 0도이고 해수산란에 의해 발전량 저하도 예상이 된다. 하지만 해수가 모듈을 냉각해 주기 때문에 그만큼 발전량 상승도 있다. 실증이 되어야겠지만 기존 육상 태양광 시스템과 유사한 수준의 발전량도 기대된다. 또 모듈에서 내는 열 때문에 소금 생산량도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기초 연구를 바탕으로 한전과 우리 연구원이 공동으로 100kW급 염전수중 태양광 시스템 개발 및 실증 연구를 시작했다. 이와 같이 우리는 지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연구개발과 이의 확산을 위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또한 각 기초 지자체들이 조례를 통해 무분별하게 규제를 하고 있어서 전남도 차원의 일원화된 설치기준을 마련하고자 한다.

타 원과 차별화되는 연구원만의 독창적인 기능이나 역할을 소개한다면?
전라남도 출연기관인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전국 유일의 신재생에너지 전문 연구기관으로서 전남의 자연환경과 지역여건에 적합한 기술개발 및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개발분야에 있어서는 기초연구나 원천기술이 아닌 전남지역 현황에 맞는 풍력, 조류 등 해양에너지와 염전 태양광발전시스템 개발, 농공산단 마이크로그리드, 에너지자립섬 등 지역특성과 지역주민에 맞는 연구개발을 중점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실용화사업을 통해 융복합기술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사업, 보급사업 등을 추진함으로써 지역기업에 실질적인 에너지신산업 기술습득 뿐만 아니라 관련된 매출증대를 발생시키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기업경쟁력 강화에 일조를 하고 있다.

또한 녹색에너지연구원은 전남의 에너지산업 육성 10개년 계획에 발맞추어 지난 3년여간 연구개발에서 실용화사업, 기업지원과 일자리창출에 이르는 에너지산업의 육성을 위한 밸류체인을 확보함으로써, 신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에너지밸리와 연계되는 에너지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기업의 매출증대와 일자리창출이 선순환 되는 구조를 완성하는데도 노력하고 있다.

▲ 2016 신재생에너지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형진 원장(오른쪽)
2019년까지 임기 내에 꼭 하고 싶은 포부가 있다면?
전남은 어느 곳보다도 농촌이 많은 지역이다. 전국적으로 노인비율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국내에서 노인비율이 가장 많은 곳이 전남이다. 문제는 노인들은 땅이 아무리 많아도 계획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양파나 배추를 심어서 풍년이 들면 가격이 폭락해 비료값도 건지지 못하고, 비가 안 오면 식물이 말라 죽고, 가격이 오른다 해도 이익은 유통업자들의 몫이다.

그래서 농촌 유휴토지에 마을단위로 희망하는 분들을 모집해서 농촌 마을별 태양광조합을 결성하고 장기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해보고 싶다. 또한 어촌이 많고 해양도시를 끼고 있다 보니 소형선박들이 많다. 육지에 전기차가 도입되듯이 전기선박을 연구해 실증해 보고 싶다. 섬이나 육지 항구 주변에 태양광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하고 전기선박을 ESS에 충전해 운행하는 것이다. 또, 축산농민들의 가장 고민거리인 축산분뇨를 바이오에너지로 전환해서 폐기물 배출로 인한 문제점을 바이오에너지로 해결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싶다.

국내 태양광 기업이 시장 경쟁력 향상을 위해 갖춰야 할 부분이 있다면?
현재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특히 한화큐셀, OCI, LG전자 등이 그 선두에 있다고 보여지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 분야에 있어서는 아직도 국내시장 중심으로 많은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어 이를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를 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IEC-RE를 중심으로 새로운 태양광 시스템 표준안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우리 녹색에너지연구원과 영남대학교가 IEC-RE 태양광 시스템 표준안을 만들고 이를 실증하기 위한 토대를 확립해 나가고 있으니 이를 면밀히 주시해 주었으면 한다.
또한, 한가지 제품만을 판매하는 전략보다는 상품을 Full-Package화 하는데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 이는 제품에 서비스를 포함해 판매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을 노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고부가가치화 및 지속적인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우리 연구원도 연구개발에 기업육성을 통한 융복합사업화를 진행하고자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같이 성장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와 2017년 계획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2035년까지 신재생에너지로 11% 이상을 달성해야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지리적인 여건상 11가지 신재생에너지 중에 무엇 하나 활발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래도 접근이 수월한 것이 있다면 태양광발전이 아닌가 본다. 태양은 태초에 천지창조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꺼진 적이 없다. 주민수용성문제와 계통문제 등 어려움은 많지만 주민참여와 설비 신기술로 하나하나 해결하면서 나아간다면 국내 태양광발전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전기자동차 등 에너지신산업의 활성화에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신재생에너지인데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태양광발전이 될 것이다. 2017년에는 기지개를 펴고 다시 한번 태양광이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솔라투데이 이주야 기자(juyalee@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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