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서비스, ESS 연계가 태양광 인버터 시장 주도한다
  • 최홍식 기자
  • 승인 2017.09.1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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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화두를 통해 살펴본 국내 인버터 시장

[솔라투데이 최홍식 기자] 한 동안 침체됐던 국내 태양광 산업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호황세로 돌아섰던 분위기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으며, 그동안 중단됐던 태양광발전소 건설도 다시 시작되며 조금씩 활기를 띄고 있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산 정책과 다양한 제도적 지원에 힘입어 올해 태양광 시장 역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초기태양광 시장이 셀&모듈에 집중돼 시장이 활성화 됐다면 최근 태양광 시장은 인버터와 ESS 분야가 중심이 되고 있다. 태양광발전에 있어서 인버터는 핵심 부품으로 태양광발전 효율에 큰 영향을 준다. 때문에 최근 태양광 기업들은 성능 좋고 품질이 우수하며 수명이 긴 인버터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보급하고 있다.

인버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국내 태양광 시장에서 인버터 제품을 취급하는 기업 역시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과거 태양광 모듈 시장 상황처럼 해외 인버터 제품이 국내 시장에 다시 진출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 철수했던 기업들이 다시 복귀해 대리점이나 에이전트를 통해 외산 인버터를 납품하는 일도 상당히 많아졌다.

국내 태양광 인버터 시장에서 화두는 세 가지
2017년 국내 태양광 인버터 시장은 세 가지 화두에 따라 흐름과 상황이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외산 인버터 제품의 국내 시장 진출이 첫 번째 화두가 될 것이며, 인버터 제품에 대한 A/S 서비스 기능 부문도 화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태양광발전과 연계해 사용할 수 있는 ESS 제품에 대한 이슈가 태양광 시장 흐름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분산형 인버터 제품의 확산과 국내 제조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해 이슈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세계 태양광 시장은 태양광 모듈 공급과잉이 이뤄졌던 2012년에 급격한 성장과 산업의 재편이 이뤄졌다. 이와 같이 올해는 인버터 제품에 대한 2차 공급과잉이 예상되는 바 또 다른 변화의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외산 제품의 국내 시장 진출 본격화 
2015년 국내 태양광 신규 설치가 최초로 1GW를 넘으면서 침체됐던 태양광 시장이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국내 태양광 시장이 호황세로 바뀌면서 세계적인 태양광 기업들이 국내 시장으로 다시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들은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태양광 모듈 시장 경쟁에서 중국의 저가 제품에 의해 시장 점유율을 빼앗겼던 국내 기업들은 시장 동향에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중국의 저가 태양광 제품에 대해 뛰어난 기술력과 품질 성능만으로 버텨왔던 기업들도 최근엔 제품 가격의 인하를 통해 경쟁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태양광발전에서 인버터가 핵심부품인 만큼 제조 기술은 이미 세계적으로 상향평준화가 이뤄진 상황이며, 중국 기업의 기술력이나 제품 효율성도 많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태양광 기업 선그로우가 국내 시장에 공식 진출하면서 시장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선그로우 제품을 국내에 유통하고 있는 써니그린의 최동찬 부사장은 “품질을 갖추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해 대량 생산체제에 돌입한 중국 제품이 세계 시장 점유율을 점점 높여 갈 것이다”고 전망했다.

반면, 국내 인버터 제조 기업들은 외산 기업의 시장진출울 무시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위협적이거나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말한다. 
태양광 산업 분야에서 역사가 깊은 헥스파워시스템의 김경선 대표는 “외산 기업의 국내 시장 정착을 위해서는 A/S 문제나 사후 관리 등과 같은 몇 몇 조건들이 충족돼야 하는데 그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또, 발전 사업 고객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고 있는 디아이케이의 박영준 이사도 “낮은 가격으로 유통되는 외산 제품에 대해 국내 기업들도 원가절감 정책과 제품 차별화에 대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인버터 문제에 대해 신속한 대응과 빠른 조치를 할 수 있는 점은 오직 국내 기업만의 장점이다”며, 국내 기업의 활약을 기대했다. 

국내 태양광 업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다쓰테크의 금만희 대표는 저가의 중국산 인버터 제품을 비롯해 외국산 인버터가 국내 시장에서 난립하는 지금 상황을 인버터 춘추전국시대라 일컬으며, 일부 혼란이 있겠지만 빠른 시간에 안정화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 특유의 모방품 형태 제품이 많아 품질 안정성에 신뢰가 떨어진다”며, “품질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포기하지 않고 기술개발에 전념해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태양광 인버터 AS 지원은 필수이자 의무
태양광 인버터 산업은 태양광 산업의 성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인버터의 성능에 따라 발전효율이 달라지고 사업자의 수익 또한 달라진다. 따라서 태양광 인버터 제조기술에는 첨단 기술이 집약돼 있으며, 고도의 안정성을 요구한다. 

발전 사업자 입장에서 좋은 인버터는 고장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고, 혹시라도 고장이 발생하면 쉽고 빠르게 AS를 받을 수 있는 제품일 것이다. 태양광발전 사업이 단순히 1년, 2년 추진되는 사업이 아니라 20년 이상 장기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보니 제품의 안정성과 관리에 대해 더 신중하게 생각하게 된다. 

시장은 소비 수요에 따라 변화한다고 했다. 최근 태양광발전을 설치하는 사례가 늘면서 제품의 사후 관리에 대한 요구도 높아진 상황이다. 국내 태양광 시장에서 인버터를 제조하고 납품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물론 해외 제품을 유통하고 있는 기업들 모두 최근에 AS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태양광 인버터가 고장나면 발전소 운영이 중단되기 때문에 사업자 입장에서는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더군다나 여러 기업이 협력해 태양광발전소를 설립하는 경우가 많아 각 기업의 경제적 이익과도 연결돼 있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각 기업들은 AS 전담 부서를 신설하거나 지역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야간에는 태양광 발전소 운영이 이뤄지지 않음에도 혹시나 하는 상황에 대비해 24시간 서비스 대응팀을 운영하는가 하면, 사전에 수시로 점검을 해 고장 발생을 원천 차단해주는 기업도 있다. 

국내 태양광 시장이 성장하던 초기에 외국산 제품을 맹신했던 사업자들이나 저렴한 가격 조건에 매료돼 무조건 설치를 했던 사람들이 최근 AS 문제로 많은 문의를 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철수한 외국 기업 제품을 사용하다 고장이나 AS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있고, 부품 조달이 어려워 새로 국내 제품으로 바꾸는 사람들도 생겨나는 추세다. 

대기업으로서 태양광 산업 발전을 이끌고 있는 현대힘스의 하병조 전무는 “태양광 인버터 사업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AS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AS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신속한 대응으로 고객을 만족시켜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코 결함으로 AS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제품을 보급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우수 품질 제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가정용 소형 인버터 제품 보급 1위를 달리고 있는 한솔테크닉스 한석주 부사장은 “AS 대응은 기업 본연의 의무이기에 최선을 다해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며, “발전 사업자가 인버터 제품을 잘 선택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해외 기업의 인버터를 국내에 유통하고 있는 기업들도 고객 만족을 위해 AS 지원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가장 사랑받고 있는 SMA 인버터를 국내에 판매하고 있는 이아이시스템의 김윤웅 실장은 “다양한 규모의 인버터가 시장에 유통되고 있으며, 이들 각각에 대한 맞춤형 AS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신속한 대응을 위해 경상권, 전라권, 충청권에 서비스 거점을 두고 24시간 내내 서비스 지원을 통해 고객 불편 최소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주목받는 분산형 인버터
각 기업들은 신속한 AS 지원과 더불어 인버터 제품의 안정성과 고효율성, 그리고 편리성 향상을 위해 연구 개발도 집중하고 있다. 태양광발전 초기 많이 사용되던 일체형 인버터를 대신해 분산형 인버터 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일체형 인버터 제품은 내부에서 발생한 열 때문에 화재의 위험도가 높으며, 실제 화재가 발생하면 큰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분산형 인버터의 경우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고, 고장 발생 시 전체를 교체할 필요 없이 고장난 인버터만 수리하거나 교체하면 돼 관리가 쉽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ABB 인버터를 국내에 유통하고 있는 제이에이치인터내셔널 김재현 대표는 “최근 국내 태양광 시장에서 집중형 인버터보다 분산형 인버터가 많이 보급되고 있다”며, “분산형 인버터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늘어남에 따라 실제 설치 사례도 급격히 증가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태양광 인버터와 관련해 제조기업 뿐만 아니라 판매 유통 기업까지 AS에 신경을 쓰고 있는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발전 중단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버터 기업 ESS 제품 생산에 적극 참여
태양광 산업이 발달하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기술 융합이 이뤄져 연관된 기술이나 사업 영역도 넓어졌다. 기업은 소비자의 수요 변화에 따라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친환경에너지 생산이라는 측면에서 태양광발전에 대한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생산된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마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욕구도 늘어나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ESS는 낮 동안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성된 전력을 저장장치에 저장했다가 밤에 사용하거나 한전으로 송전해줄 수 있는 장치다. 

정부에서는 태양광발전과 연계해 ESS 제품을 사용하는 발전사업자에게 REC 가중치 5.0을 더 부과해주기로 했다. 이 지원정책으로 인해 국내 태양광 시장은 지금 ESS에 집중되고 있다. 물론 REC 가중치 5.0을 부여하고 있는 정책적 지원제도가 2017년 이후 보급여건 점검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지만 우선 높은 가중치가 부여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에너지 저장이라는 고유의 기능과 정부의 가중치 부여에 힘입어 국내 인버터 기업들은 ESS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뛰어난 인버터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ESS 제품도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 일부 기업들은 계통연계기술 및 독립운전에 필요한 제어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국내 인버터 제조 기업들은 ESS에 적용 가능한 기술을 확보해 상업화 운전 중에 있으며, 다양한 실증 운전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힘스는 국내 태양광 산업을 이끌어가는 대기업으로서 ESS 시장 개척에도 선도적인 역할을 해 나갈 예정이다. 현대힘스의 하병조 전무는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한 ESS 시스템 시장을 선도한다는 것에 부담은 있지만 시장을 이끌고 나가는 견인차 역할을 잘 수행해 국내 ESS 시장 활성화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태양광 산업 분야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에코스의 배윤호 대표도 “새롭게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ESS 시장 진출을 위해 연관 업체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태양광 업계에서 신뢰가 높은 디아이케이 박영준 이사는 “ESS와 관련한 다수의 인증을 받은 상태다. 이를 통해 ESS 시장 진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ESS 시장 진출에 대한 계획을 이야기 했다. 

국내 인버터 기업들 이제는 세계 시장을 노릴 때

한편, 다스테크와 헥스파워시스템 등 국내 굴지의 인버터 기업들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 태양광 시장에서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의 경쟁이 치열해 규모가 큰 시장처럼 보이지만 전 세계 태양광 규모에 비하면 매우 작은 시장이다. 

뛰어난 기술 제조 능력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은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해외시장을 주목하며 세계 태양광 시장을 선도할 꿈을 키우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전문기업으로 태양광 산업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다쓰테크는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태국법인과 인도법인을 운영중에 있으며, 현지 상황에 맞는 태양광발전 설비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18년간 국내 시장에서 태양광 리딩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헥스파워시스템 역시 직접적인 SPC 투자를 통해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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