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외벽일체형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 내화성능 개선방안
  • 정한교 기자
  • 승인 2022.02.16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복합 외벽 마감재료, 각 구성 재료의 준불연 또는 불연 성능확보 요구

[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명승엽 태양광PD]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하여 지금까지 한국, 미국, 유럽, 일본, 호주, 중국, 인도 등 다수 국가들이 탄소중립(net zero) 선언에 동참하면서 건축물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2050 글로벌 탄소중립 실현을 위하여 최근 국제에너지기구인 IEA가 발표한 보고서(출처: IEA, Net Zero by 2050: A Roadmap for the Global Energy Sector, 2021)에 의하면, 2020년 기준 건물이 글로벌 온실가스 배출의 8.6%를 차지하는 주요 배출원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최근 국토부는 신축 건축물의 화재 안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 외벽 복합 마감재료의 내화성능을 강화하는 건축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utoimage]

국토 면적이 넓지 않고,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는 도심지역이 밀집했다는 지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 인구가 집중한 도심지역의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건물일체형(Building Integrated PhotoVoltaic, BIPV) 모듈 제품(시스템)과 건물 외벽, 지붕 등에 구조물 설치 없이 태양광 모듈을 설치하는 건물부착형(Building Applied PhotoVoltaic, BAPV) 모듈 제품(시스템)을 통칭한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 적용에 대한 활성화가 시급하다.

한국을 비롯하여 미국, 유럽, 일본 등이 이미 제로에너지건물(zero energy buildings) 의무화를 추진 중이며, 미국, 중국, 프랑스, 호주, 인도, 일본, 한국 등이 지붕 설치를 중심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글로벌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 누적 설치용량과 시장규모는 2020년 11GW, 28.5억만 달러에서 2026년 21.4GW, 52.3억만 달러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출처: Index Market Research, Global BIPV Market Size And Region - Market Industry Analysis, Size, Share, Growth Trends and Forecasts (2019 - 2026), 2021).

국내의 경우, 공식적인 통계로 집계된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 누적 설치용량 추정치는 30MW 수준으로 저조하지만(출처: 한국건물형태양광산업협회, 건물태양광 시장조사 용역, 2021), 제로에너지건물의 단계적 의무화와 탄소중립 정책 등을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의 보급 확산을 위해서는 경제성 확보와 더불어 심미성과 화재 안전성 개선이 바탕이 된 주민수용성 확보가 필수이다.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의 화재 발생 시 막대한 재산과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국토부는 신축 건축물의 화재 안전성을 개선하기 위해서 외벽 복합 마감재료의 내화성능을 강화하는 건축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은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광 모듈과 단열, 내풍압, 방수 등의 건축적인 기능을 부여하는 건자재로 구성되어 있다.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이 건축법 개정(안)의 내화성능 강화 대상으로 포함된다면, 태양광 모듈과 건자재 모두 강화된 내화성능을 갖추어야 한다. 충분한 유예 및 준비기간 없이 시행된다면, 대부분의 기존의 외벽일체형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이 국내 신축건물에서 퇴출되는 사태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3월, 국토부는 건축물 화재 안전성 강화를 목적으로 건축물 마감재료의 성능시험 방법을 변경하는 건축법 하위규정 개정(안)에 대한 입법·행정 예고하였다. 그간 발생했던 의정부 도시형생활주택 화재(15년 1월) 등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대형 화재사고가 개정(안) 시행의 동기가 됐으며, 두 가지 이상의 이질적인 재료로 이뤄진 건축물 마감재료의 성능시험 방법 개선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표 1. 건축법상 내화성능에 대한 용어별 성능기준

건축자재 등 품질인정 및 관리기준 개정(안)에 따르면, 외벽 마감재료의 불연·준불연·난연 등 내화성능에 대한 용어들을 정의(표 1. 참조)하고 두 가지 이상의 재료로 제작된 복합 외벽 마감재료(단열재 포함)는 현행 난연 성능시험 방법에 실대형 성능시험(표 2. 참조)을 추가로 실시한다.

표 2. 내화성능 분석을 위한 실대형 실물모형 성능시험
표 2. 내화성능 분석을 위한 실대형 실물모형 성능시험

개정(안)의 주요 개정사항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난연성능 시험성적서와 실대형 성능 시험성적서 모두 구비

  ② 복합 외벽 마감재료(6층 이상 건축물 등)는 각 구성 재료의 준불연, 또는 불연 성능확보 요구

  ③ 모든 마감재료는 난연성능 시험방법 중 하나인 열방출률 시험 시, 두께가 20%를 초과하여 용융 및 수축하지 않아야 한다는 명확한 기준 제시

다행히 지붕과 벽면에 설치하는 외벽일체형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은 당장에는 강화 대상으로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향후 언제라도 이행 대상으로 포함될 수 있으므로 선제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참고로 커튼월·스카이라이트(sky-light)와 같은 창호일체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의 경우, 복합 외벽 마감재료 적용대상은 아니다.

산업부 고시에서 요구하는 한국산업표준에 따른 건물형 태양광 모듈의 내화시험 품질기준(표 3. 참조)은 건물형 태양광 모듈이 착화원에서 일정거리 이격되었을 때, 화재 전파나 불티 등의 발생 가능성 평가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토부에서 추진하는 강화된 내화성능은 복합 외벽 마감재료(단열재 포함)가 주변 화재로 인하여 가열된 환경에서의 열방출률 등의 시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표 3. 건물형 태양광 모듈의 내화시험 품질기준

건축물 마감재와 단열재 모두 불연일 경우에만 실대형 성능시험이 면제 가능한데, 기존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이 한국산업표준의 건물형 태양광 모듈의 내화시험 품질기준을 통과하더라도 국토부에서 요구하는 난연성능 확보도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난연성능 이상을 요구하는 준불연이나 불연성능 달성을 보장하지 못한다. 봉지재, 백시트, 정션박스, 케이블, 플렉서블 기판 등이 실대형 실물모형 성능시험 통과의 발목을 잡을 모듈 소재와 부품으로 분류된다. 그러므로 국토부의 강화된 내화성능이 외벽일체형 건물형 태양광 모듈에 적용될 경우에는 신축건물에 대해서 BIPV 모듈과 BAPV 모듈을 포함한 기존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이 적용될 수 없다.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의 보급 공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고도 체계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의 내화성능 데이터를 확보하고 시험성적서 발급을 위해서는 전용 실대형 시험 평가시설 확보가 시급하다. 산업부 R&D 전담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는 2022년 상반기에 건물형 태양광 실증센터 기반구축 사업을 공고하였다. 건물형 태양광 실증센터는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의 실증 및 통합 테스트 기반을 구축하여 연구개발 사업화 성과 제고와 제품 신뢰성 강화를 목적으로 지자체 공모 방식으로 추진된다. 특히, 1차 년도에는 국토부에서 요구하는 복합 외벽 마감재료의 소규모 난연 성능시험과 실대형 성능시험 평가 기반을 구축하여 내화성능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그 외에도 실대형 성능시험을 통과할 수 있는 건물형 태양광 모듈(시스템)의 표준모델 개발을 위한 정부지원 R&D도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기획하고 있다. 실대형 성능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작에 가연성 외장재를 전혀 사용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되므로, 국내 신규건물에 적용될 외벽일체형 모듈에는 전·후면 외장재로 강화유리(tempered glass)를 사용하는 G2G(glass-to-glass) 구조가 기본 구조로 채택될 것 같다. G2B(glass-to-backsheet) 모듈이나 플렉서블 모듈은 국내 신축건물용 외벽일체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에 적용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일반적인 EVA(Ethylene Vynil Acetate)나 POE(Poly-Olefin Elastomer)와 같은 폴리머(polymer) 기반 봉지재의 경우, 실대형 성능시험 도중 화재 전파가 불가피하다. 이를 대체할 불연이나 준불연 봉지재를 개발하는 것이 최선책이겠으나,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당장에는 건물형 태양광 모듈 테두리를 불연, 또는 준불연 가장자리 실란트(edge sealant)로 도포하는 방식으로 가연성 봉지재를 보호하는 방법 등의 대책 개발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산업부의 건물형 태양광 모듈에 관한 한국산업표준과 국토부의 강화된 내화성능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소재·공정·부품·마감 기술개발에 기반한 다양한 표준모델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명승엽 태양광PD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의 보급확산을 위해서는 통일된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의 내화성능에 관한 표준·인증체계 구축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부와 국토부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 건축법 개정에서 추구하는 복합 외벽 마감재료의 내화성능 강화로 인하여 당장에는 건물형 태양광 모듈 제품(시스템)의 제조단가 상승을 비롯한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겠지만, 화재 안전성에 기반하여 내수시장에서의 국산 모듈 제품(시스템)의 점유율을 제고하고 해외에서 제품경쟁력을 확보할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