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엽PD의 이슈리포트] 태양광 모듈 가격 하락과 고효율 기술 격차 심화… ‘탠덤 셀’ 기대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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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7.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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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적 탠덤 태양전지, 고효율 모듈 제조 플랫폼 정비 필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에너지 전환의 핵심에 ‘태양광’이 있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태양광 산업이 더욱 주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또한 태양광 전후방 산업에서 경쟁력을 높이며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공급망 이슈, 기술개발 투자, 정책 변화 등의 이유로 태양광 산업은 정체와 성장가능성 사이, 그 어딘가에 있다. 이에 본지는 에너지기술평가원 명승엽 태양광PD의 이슈리포트 연재를 통해 태양광 산업의 주요 이슈를 다루고 향후 전망과 개선점에 대해 살피고자 한다.  / 편집자 주

[에너지기술평가원 명승엽 PD] #1. 태양광 모듈 가격 역사적 저점 기록... 국내 모듈 제조사 경쟁력에 빨간불!

태양광 평균가격 동향. 폴리실리콘(상) 및 모듈(하) [자료=PV Insights, 단결정 실리콘 웨이퍼 크기 : M4(161.75mm), M6(166mm), M10(182mm), M12(210mm), N(182mm)]

지난 3년간 폴리실리콘·유리 수급 불안정, 은 가격 상승, 코로나로 인한 해운 운송비 급등, 미·중 무역 갈등과 중국의 전력난 등 다수의 요인으로 원자재 가격 폭등에 의해 폴리실리콘 가격이 고공행진 했다.

2022년 하반기부터 중국에서의 폴리실리콘 생산용량이 급증하면서 시장은 점차 수급이 안정됐으며, 2023년에는 글로벌 폴리실리콘 생산용량의 89% 정도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에서 폴리실리콘이 공급과잉 상태에 들어서면서 연초부터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락했다. 6월 21일 기준으로 폴리실리콘 평균가격이 7.72$/kg을 기록하면서 중국 폴리실리콘 주요 생산업체들의 제조단가 수준까지 하락했다. 즉,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폴리실리콘 고공행진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이에 잉곳·웨이퍼, 태양전지, 모듈 등 모든 밸류체인의 가격이 연쇄적으로 급락하고 있다. 6월 21일 기준으로 단결정 p형 PERC 모듈 평균가격은 태양전지 크기에 상관없이 역사적인 저점을 찍었고, 단결정 n형 태양광 모듈 평균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2023년 국내 태양광 보급시장의 신규 설치용량이 2GW 이하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이에 수출에 의존해야 하는 국내 모듈 제조사들의 경우에는 중국 제품과의 경쟁 때문에 고민이 깊어진다. 러·우 전쟁이후 저가시장으로 돌변한 유럽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미국 시장에서 중국의 동남아 우회제품들과 경쟁하며 수출물량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게 됐다. 또한, 산단 지붕태양광 등 국내 RE100 등 분산전원 시장에서 국산 모듈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2. 태양광 모듈 효율 24% 시대 도래... 단결정 실리콘 후면전극 태양광 모듈 관심 집중!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기술별 효율 전망 [자료=ITRPV-2022.]

현재 p형 PERC 태양전지가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차지고 있으나 이미 양산효율 23.5%에 도달했으며 이후 정체될 전망이다.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 향상을 목적으로, 최근 n형 TOPCon 및 HJT 태양전지의 기술개발 및 투자가 각광을 받고 있다.

한편, 지난 5월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SNEC 2023’ 및 6월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인터솔라 유럽 2023’ 전시회에서 중국 모듈 기업들이 고효율 후면전극 기술을 전시하면서 후면전극(Back Contact) 태양전지 기술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이다.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 최적화를 위해서 모든 금속전극을 태양전지 후면에 구현해 수광면적을 극대화하고 심미성이 개선된 기술이다. 미국 SunPower에서 개발한 IBC(Interdigited Back Contact) 기술을 비롯해 EWT(Emitter-Wrap-Through), MWT(Metal Wrap-Through) 등이 기존의 대표적인 후면전극 태양전지 기술이었으나, 효율 향상에 비해 양산공정이 복잡하고 제조단가가 비싸 가성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에는 저가 후면전극 태양전지 기술로서 TOPCon 및 HJT 태양전지의 후면전극 버전인 TBC 및 HBC 기술개발이 대두되고 있다. TBC 및 HBC 후면전극 태양전지는 차세대 3단자(3T)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탠덤 태양전지의 하부셀로도 유망하다.

2023년 6월 기준 상용모듈 효율 순위를 살펴보면, 중국 아이코솔라(Aikosolar)의 ABC(All Back Contact) 후면전극 태양광 모듈이 24.0%로 상용 모듈 효율 순위 1위에 등극하면서 24% 모듈 시대를 열었다. 중국의 론지솔라(LONGi Solar)의 HPBC(Hydrogen Passivated Back Contact) 후면전극 태양광 모듈이 23.2%,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미·중 합작 맥슨솔라(Maxeon Solar)가 IBC 후면전극 태양광 모듈 기술이 22.8%를 기록하며 TOP3가 모두 후면전극 모듈이다.

2023년 6월 고효율 상용 모듈 순위 [자료=TaiyangNews 2023. 6.]
2023년 6월 고효율 상용 모듈 순위 [자료=TaiyangNews 2023. 6.]

중국 기업들의 기술혁신 바람이 거세지자 맥슨솔라는 n형 IBC 후면전극 태양광 모듈 Maxeon7의 유효면적(Aperture Area) 효율 24.7%를 미국 NREL 연구소에서 검증받았다고 발표하고 올해 4분기부터 전체면적 효율 24% 모듈 제품을 출하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중국 SPIC은 ‘SNEC 2023’에서 23.4% 효율의 n형 TBC 태양광 모듈 Andromeda 3.0 TBC 시리즈를 발표했고, 프랑스 리콤(Recom)은 ‘인터솔라 유럽 2023’에서 23.6% 효율의 n형 TBC 태양광 모듈 Black Tiger 시리즈를 발표해 제품개발 경쟁은 과열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기업 중심으로 IBC, EWT 등의 후면전극 태양전지 기술개발이 있었으나 현재는 철수한 상태다. 특히, L사에서 자체적으로 HBC 후면전극 태양전지 기술개발 수행 및 n형 M6 웨이퍼를 적용해 2022년에 22.1%(400W)의 TBC 태양광 모듈을 개발해 최초 출시했으나, 그해 6월 태양광 사업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향상을 통한 경쟁력 향상과 차세대 3T 탠덤 태양전지의 하부셀로 유망한 기술 발굴을 위해서는 국내에서도 TBC와 HBC와 같은 후면전극 태양전지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따라서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는 2023년 하반기에 레이저 도핑 등 저가 공정이 가능한 TBC 혹은 HBC 태양전지 기술개발 과제를 기획해 공고할 예정이다.

#3. 퀀텀 점프하는 탠덤 태양전지... 자고 일어나면 요동치는 효율 차트!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구조(좌)와 태양광 흡수 원리(우) [자료=(WAVELABS) Measurement Challenges for Perovskite/Silicon Tandem (PST) Solar Cell 2022.]

세계는 지금 차세대 초고효율 탠덤 태양전지 기술개발에 무한경쟁 중이다.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결정질 실리콘 탠덤 태양전지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박막 태양전지를 적층해 서로 다른 파장대의 빛을 흡수함으로써 동일면적 대비 태양전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론적 한계효율은 44%로 예측돼 실리콘 태양전지의 이론적 한계효율 29.4%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무기 복합형이 일반적인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은 가시광 영역에서 높은 광흡수와 저온 공정이 가능해 고효율화에 유리하다. 2009년 일본에서 페로브스카이트를 태양전지에 최초로 적용했고, 최근 기술개발을 통해 효율이 급상승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게 됐다.

2019년 한국화학연구원이 세계최고 초기효율 25.2%(면적 0.1cm2)를 달성했고, 2022년 울산과기원에서 25.8%(면적 0.1cm2)로 세계최고 초기효율을 갱신했다. 하지만 2023년 4월에 중국 ISCAS가 면적을 0.07cm2로 줄임과 동시에 26.0%의 초기효율을 달성해 NREL 효율 차트에 1위로 등극했다. 페로브스카이트 단일전합 태양전지 효율향상은 최근 정체돼 있고 대기 중 수명을 보장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정하다. 또 금(Gold) 전극 사용 등의 경제성 문제가 존재해 당장 장수명 저가 제품으로 상용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차세대 태양전지 최고효율 추이 비교 [자료=(NREL) Best Research-Cell Efficiency Chart 2023. 6.]
2단자 모놀리식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탠덤 태양전지 효율 비교 [자료=에너지기술평가원]

독일 등 유럽 중심으로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중심에서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박막을 직렬연결한 2단자(2T) 모놀리식 탠덤 태양전지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2022년 7월 스위스 로잔공대(EPFL) CSEM 연구소에서 초기효율 31.3%(면적 1cm2)를 달성하며 최초로 30%를 돌파했다. 독일 베를린공대(HZB)에서는 2022년 12월 초기효율 32.5%(면적 1cm2)를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 KAUST에서 2023년 4월 33.2%(면적 1cm2), 2023년 5월 33.7%(면적 1cm2)라는 세계최고 초기효율을 달성하여 NREL 차트에 1위로 등극했다.

최근 1.5년 사이에 초기효율이 4%p 정도 향상되는 급상승을 보여주고 있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차세대 기술로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M6 웨이퍼 면적에서는 2023년 5월 독일의 옥스퍼드PV(Oxford PV)가 초기효율 26.8%를 달성했다. 중국 론지솔라는 2022년 12월 초기효율 29.6%(면적 1cm2)를 발표하며 효율 경쟁에 등장하더니, 2023년 5월 ‘SNEC 2023’ 전시회에서 초기효율 31.8%(면적 1cm2), 2023년 6월 ‘인터솔라 유럽 2023’ 전시회에서 초기효율 33.5%(면적 1cm2)를 발표하며 경쟁국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2019년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탠덤 태양전지 효율 목표 35%를 세계최초로 발표한 우리도 분발해야 할 것이다.

2023년 6월 독일의 프라운호퍼(Fraunhofer) ISE 연구소에서 독일 정부의 R&D 지원을 받아서 건식공정 기반의 M12 대면적 탠덤 태양전지 및 모듈 제조 플랫폼을 2024년말까지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2021년 하반기부터 건식공정 기반 탠덤 태양전지 핵심소재 및 장비 개발을 기획해왔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R&D 추진이 지연돼 독일에 선수를 내준 모양새가 되었다. 새정부 국정과제로서 태양광 기업 공동활용 연구센터에 MW급 공동활용 장비로 구축되도록 2023년 하반기 과제 공고 중인데 기술개발이 더 이상 지체돼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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