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특구-포항②] 이강덕 포항시장, “이차전지 중심 경제 모멘텀 강화… 선순환 경제 구조 확립할 것”
  • 이건오 기자
  • 승인 2024.02.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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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격차 경쟁력 갖춘 글로벌 이차전지 핵심 허브도시 도약 꿈꿔

인더스트리뉴스는 2024년 스페셜리포트 기획으로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선정된 주요 지자체의 이차전지 사업 추진 전략과 성과, 향후 계획을 통해 국내 이차전지 산업의 미래를 조명하는 기사를 연재한다. 첫 순서는 <경북포항>으로 양극재 등 국내 최대 이차전지 소재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경북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통한 사용후 배터리 산업 육성 선봉에 있다. 이를 기반으로 초격차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이차전지 산업 핵심 허브도시 도약을 꿈꾸는 경북포항을 찾아 자세한 내용을 알아봤다. 더불어 이강덕 포항시장, 이영주 이차전지특화단지추진단 부국장을 만나 경북포항의 이차전지 산업 육성 방향에 대해 자세히 듣는 시간을 가졌다. /편집자 주

[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세계적인 산업도시 포항의 20세기는 포스코를 상징으로 하는 철강의 시대였다. 성공적인 산업화로 대한민국과 지역 경제를 이끌어왔으며, 자동차·선박·전자 등 국내 주력산업 성장에도 큰 역할을 해왔다.

포항은 배터리, 바이오, 수소 등 새로운 혁신산업을 통해 미래의 먹거리 산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특히, 2019년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데 이어, 지난해 7월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에 지정되면서 이차전지 산업 중심의 큰 전환점을 마련했다.

이강덕 포항시장 [사진=포항시]

이강덕 포항시장은 “故박태준 명예회장의 제철보국 정신으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룩한 DNA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은 50만 포항시민의 저력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자 포항의 또 다른 도전”이라고 전했다.

이어 “제철보국에 이어 전지로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전지보국(電池報國) 일념으로 새로운 도전 앞에 섰다”며, “기업 유치 → 집적화 → 정부 및 지자체 지원 → 지역경제 활성화 → 인구 증가로 이어지는 경제 모멘텀 강화로 선순환 경제 구조 확립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러한 새로운 변화가 활력이 되고 있다고 언급한 이 시장은 “이차전지라는 강력한 심장을 달고 대한민국 혁신시대를 여는데 앞장설 것”이라며, “앞으로 열리는 이차전지 혁신시대는 포항에서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이후 변화와 그간 추진된 사업 성과는?

2023년 시민들이 뽑은 포항시 10대 뉴스 1위에 ‘특화단지 지정’이 선정됐다. 그만큼 시민들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후속사업들을 세밀하게 챙겨 추진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무엇보다 특화단지 입주기업들의 적기 생산을 위해 지난해 국회의 정부 예산 심의과정에서 인프라, 연구개발 등 후속사업에 대한 건의를 했으며 산업부, 국토부, 환경부 등 중앙부처와 특화단지 지자체가 참여하는 ‘특화단지 범부처협의회’에 기업 애로사항과 규제 해소를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기업이 계획한 투자 프로젝트들이 신속하고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하는 ‘포항 특화단지 인프라 패스트트랙’ 추진 성과로 정부의 투자 활성화 지원을 이끌어냈으며, 포항블루밸리 국가산단 이차전지 기업의 생산공장 조기 착공 지원을 위해 산업단지계획·관리기본계획 신속 변경으로 특화단지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또한, 특화단지 입주기업들이 안정적 생산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필요한 전력, 용수, 폐수 등 산업단지 기반시설 확충도 지속적 건의하고 있으며, 영일만산단 공업용수 공급사업 국비 154억원을 확보해 2026년까지 6만톤의 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아울러 포항블루밸리 용수공급사업 2차사업에 타당성조사 4억원을 확보해 2030년까지 2만톤 이상의 용수를 추가 공급하는 시설이 확충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14일, 제4회 ‘배터리 선도도시 포항 국제 컨퍼런스 2023’에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이차전지 특구 유치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 내용을 소개한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특화단지 전략 발표평가에 참석한 것을 꼽을 수 있겠다. 작년 초, 암 수술을 하고 후속 치료 중이었는데 포항의 미래 100년이 특화단지 지정에 달려있다고 생각해 회복이 덜 됐지만 발표회장을 찾았다. 

50만 포항시민들 대표하는 시장으로서 특화단지 발표전략을 꼼꼼하게 챙기고 평가위원들에게 포항이 지정돼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했다. 당시 발표회 자리를 찾은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경제부지사, 구미시장, 상주시장, 포스텍, 에코프로와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들과 전략을 논의하고 협의하는 시간도 가졌다.

특화단지 지정을 위해 많은 시민들이 함께 동참하고 힘써주신 것도 기억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 대학생들이 특화단지 유치를 기원하며 종이비행기 날리기 행사를 열었고, 포항지역발전협의회, 포항시 개발자문위원연합회 등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성명서를 내고 힘을 보태줬다. 특히, 특화단지 지정까지 힘든 여정을 잘 견디며 실무를 추진한 직원들도 기억에 남아 있다.

이차전지 특구에 4개 지자체가 선정됐다. 포항시만의 특화된 사업 내용과 강점은 무엇인가? 

충북청주, 전북새만금, 울산, 경북포항 등 4개 지자체가 지역의 강점을 내세워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선정됐다. 포항은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국내 최대 이차전지 소재 생산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양극재는 이차전지의 가격과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소재로 향후 202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33%나 되는 잠재력이 큰 산업이다. 중저가 보급형 배터리는 중국, 고가 고성능 배터리는 한국이 보편적 분위기인데, 최근 중국이 삼원계 배터리로 진출하면서 빠른 속도로 기술격차를 좁히고 있어 삼원계 양극재 기술력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포항은 양극재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테스트베드, 인력양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최근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과 관련해 포항 중심의 이차전지 전후방 밸류체인이 구축되도록 할 것이다. 

포항은 전북 새만금에서 원소재를 공급받아 생산된 양극재를 충북 청주와 울산에 공급하는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의 중심도시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양극재 생산 1위 기업인 에코프로와 50년 철강산업으로 다져진 소재기술을 바탕으로 성장할 포스코퓨처엠이 둥지를 틀고 있다. 

또한, 포항은 음극재와 양극재를 동시에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도시이기도 하다.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전구체, 리튬, 리사이클링 등 후방산업 생태계도 잘 구축돼 있어 글로벌 양극재 기술격차 확보에 최적지가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지난해 7월 20일,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발표 이후 이강덕 포항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소감과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포항시]

2019년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 2023년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서 멈추지 않고 글로벌 혁신특구도 도전하고 있다. 준비 사항과 이를 통해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

글로벌 혁신특구는 기존 규제자유특구를 고도화하고 확대 개편하는 것이다. 전국 최초 4년 연속 우수특구로 선정된 배터리 규제자유특구를 한 단계 발전시켜 글로벌 진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혁신특구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혁신특구는 미래기술 분야의 신제품 개발과 해외 진출을 위해 규제, 실증, 인증, 허가, 보험까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제도와 지원이 적용된다. 특히, 국내 최초로 네거티브 규제를 적용해 새로운 기술에 대한 법령, 기준 등이 없거나 부적합하더라도 모든 실증이 허용된다.

국내의 거미줄 규제에 막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래차와 배터리 분야 기업들에게 돌파구가 되고, 실증을 통한 국제표준 마련으로 글로벌 시장 선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전기차, 충전인프라, 배터리 등 경북 내 지역산업과 연계한 동반성장 시너지와 중국 등 이차전지 소재 주요 수출국 규제 대응을 위한 공급망 다변화, 대·중소기업 상생의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글로벌 기업 탄생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글로벌 이차전지 허브도시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개선사항은?

이차전지 산업 분야의 국제협력과 해외시장 진출 촉진을 위한 거점 공간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4월, 윤 대통령 미국 방문을 계기로 이차전지, 미래차 등 첨단산업 분야 협력이 강화되면서 정부에서도 시장선도형 첨단전략산업 글로벌 협력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차전지 양극재 초격차 기술개발을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역량과 경쟁력을 갖춘 미국 혁신기관과 협력하는 이차전지 첨단전략산업 글로벌 협력 지원사업 국비 20억원을 확보했으며, 중앙정부에서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지자체와 대학이 협력센터를 구축하는 상생협력 모델 확립으로 글로벌 이차전지 허브도시 조성을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 전국 규모로 확대된 이차전지 컨퍼런스 ‘배터리 선도도시 포항 국제컨퍼런스’를 규모와 내용면에서 확대할 계획이다. 곧 착공에 들어가는 포항국제컨벤션센터를 활용해 국제행사로 키우고 국내외 기업들의 포항 투자도 유치할 생각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지난해 세계 완성차 시장의 상징적 도시 독일에서 열린 첫 해외 박람회에 단독 홍보부스 운영으로 이차전지 선도도시의 존재감을 과시한 경험이 있다. 아울러 인터배터리 유럽, 중국 광저우 배터리 박람회 등 국제 이차전지 전시회 참여해 포항시 홍보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포항이 가진 이차전지산업 전주기 밸류체인과 배터리 글로벌 개척단 구성 등 지역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지원도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

최근 포항시 이차전지 추진단 출범 등 산학연관 협력에도 집중하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14일, 배터리 선도도시 포항 국제컨퍼런스 사전행사로 경북포항 이차전지 특화단지 추진단 출범식 개최했다. 포항시장을 단장으로 실무를 전담하는 3개팀으로 구성된 지원국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화단지 육성계획 추진과 성과 관리, 사업화 지원 등에 집중하고 있다. 특화단지의 효율적 육성을 위해 지역의 산학연관이 합심해 기업 애로사항 발굴, 신규사업 기획, 민관 네트워킹 활동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과 연구개발이 동시에 진행되는 국내 유일한 도시 포항은 이차전지 원천기술 분야에 특화된 혁신 인프라와 인적 자원도 풍부할 뿐만 아니라 산학연관 협력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나노융합기술원, 한국로봇융합연구원, 한국산업과학연구원, 포항금속소재산업진흥원, 포항테크노파크,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 등 연구개발기관이 밀집해 있고, 지난해 4월 개원한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사업 확장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이 위치해 있으며,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이차전지소재연구센터, 이차전지 파일럿 플랜트, 포스텍 친환경소재대학원도 소재한다. 특히, 지역 30여개 기업이 참여한 포항 이차전지기업협의회를 구성해 기업들이 정보와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기술협력, 공동 투자 등 사업화 추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대구·경북 지역의 이차전지 기업으로 확대해 기업협의회 외연을 넓혀갈 계획이다.

철강에서 이차전지라는 새로운 먹거리 산업을 발굴하고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 성과가 임기 내 가장 큰 공적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포항의 미래 산업경제 발전을 위해 남기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국가 발전에 다시 이바지하겠다는 전지보국 포항의 원년으로 지난해 거둔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부단히 노력하는 자세로 기업과 지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나갈 것이다. 미래산업은 속도 경쟁이 핵심이다. 신기술 선제 확보 여부가 앞으로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자동차에 이차전지를 가장 먼저 탑재한 우리나라가 글로벌 이차전지 산업을 선도했듯이 포항이 이차전지 산업으로 대한민국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철강산업은 70년대부터 포항을 먹여 살려 왔고 앞으로도 함께할 동반자다. 미래를 내다보며 혁신산업을 잘 뿌리내려 자연스러운 산업지도 개편으로 지속가능한 포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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