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한미약품 이사회 구성을 두고 벌어진 임시 주주총회(주총)에서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등을 비롯한 ‘4인 연합’이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의 ‘형제 측’을 상대로 우세를 차지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19일 오전 10시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한양정밀 회장) 해임 안건은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안건은 총 1021만9107주(출석률 80.59%)가 참여해 한미사이언스가 보유한 지분 41.42%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의결권 지분(54%)이 반대했다고 한미약품은 설명했다. 상법에 따른 특별안건 통과 요건인 출석 주주 3분의 2 찬성을 얻는 데 실패한 것이다.
이에 따라 2호 안건으로 상정된 박준석·장영길 사내이사 신규 선임의 건은 자동 폐기됐다.
이날 표결 결과로 한미약품 이사회 구도를 기존 4(형제)대 6(4인연합)에서 6대4로 뒤집으려던 형제 측의 계획은 무산됐다. 그동안 형제 측은 4인 연합 측 인사인 박 대표와 신 회장을 해임하고 형제 측 인사로 분류되는 박 사내이사와 장 사내이사를 한미약품 이사회에 진입시켜 경영권을 확보하려 시도해 왔다.
하지만 지난 13일 국민연금은 박 대표와 신 회장 해임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보고 이들에 대한 해임 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세계적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 서스틴베스트·한국 ESG 평가원 등 국내 자문사 4곳도 해임 반대 의견을 냈다.
박재현 대표는 임시 주총이 끝난 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확고한 전문경영인 체제 기반의 공고한 리더십을 확인해 주신 주주님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저와 함께 한미약품을 이끌어가는 본부장님들과 합심해 한미의 브랜드를 재건하고,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특히 “주주님들께 빚진 마음으로, 겸손한 자세로 한미약품 가치 제고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10년 내 매출 5조원 달성이라는 비전을 향해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주주친화 정책도 주주님들께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난 13일 임 사내이사가 한미약품 임시 주총 철회를 제안하며 경영권 분쟁 장기화를 막자고 나서는 등 화해 분위기를 제안한 만큼, 모녀 측과 형제 측이 재결합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