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글로벌 태양광 시장의 성장과 함께 태양광 인버터도 기술 혁신과 효율성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태양광 시장은 정책적·제도적 요인으로 인해 지난 몇 년간 급속도로 위축되며, 국내 태양광 인버터 산업계도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태양광 업계 관계자들은 2025년을 태양광 인버터 ‘도약의 해’로 전망했다. 지난해 국내 산업용 태양광 신규 설치용량이 3GW를 넘어선 만큼, 고효율화와 스마트화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본지는 지난 4월 4일부터 18일까지 약 2주간에 걸쳐 국내 태양광 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2025 태양광 인버터 시장전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 태양광 인버터 시장의 흐름을 살피고, 다양한 관점에서 산업 현황을 점검하는 등 국내 태양광 인버터 산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업계 의견을 모았다.

스마트 그리드·AI 기반 기술, ESS 통합 가속화
태양광 인버터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미 수많은 기업이 국내 태양광 시장에서 경쟁하는 와중에도 새로운 외산기업이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점유율 향상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수많은 선택지에 소비자의 고심도 늘어가지만, 국내 태양광 업계 관계자들은 태양광 인버터 선택 시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변환 효율 및 성능’을 선택했다. 이는 출력의 안정성과 시스템 통합 효율성에 대한 수요가 고조되면서 단순 가격 경쟁보다는 기술력 중심의 평가 기준이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상당수의 인버터 기업이 오랜 시간 국내 태양광 시장에서 활약을 이어온 만큼, 국내 태양광 업계 관계자들은 브랜드보다는 제품 사용 과정에서의 성능이나 장수명, 사용 편의성 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인버터 개선사항으로는 ‘에너지 변환 효율 향상’을 요구하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는 고객의 실질적인 사용 편의성과 경제성 향상에 대한 업계 관계자들의 기대를 반영하는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 트렌드 측면에서 응답자들은 스마트그리드 및 인공지능(AI) 기반 인버터 기술과 에너지저장시스템(ESS)과의 통합을 핵심 키워드로 주목했다. 이는 단순 전력생산을 넘어서 에너지 관리 및 최적화를 아우르는 시스템 중심으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특히, AI를 활용한 실시간 데이터 분석, ESS 연계 기반의 부하 관리 기술은 향후 국내 태양광 시스템의 핵심 경쟁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된 기술 표준화와 인증 시스템 마련도 시장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관건으로 지목됐다.
국내 태양광 인버터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로는 ‘가격 경쟁 심화’를 선택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태양광 모듈산업에 가려져서 그렇지 인버터산업도 최근 치킨게임으로 몸살을 앓는 상황이다.

특히, 국산 인버터 제조기업들의 어려움이 심하다. 일부 국산 제조기업은 사실상 시장에서 철수한 상황이며, 그나마 남아 있는 기업들도 상업용 및 산업용(C&I) 시장에서의 경쟁을 포기하고 주택용 등 중국기업들이 접근할 수 없는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에 참여한 국내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인버터보다 국산을 선택해야 하는 정책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며, “스마트 및 하이브리드 인버터 등의 기술혁신으로 품질과 안정성을 앞세운 차별화 전략으로 중국의 저가 공세와 경쟁에 우위를 점하는 기회를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기술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함께 정부 차원의 표준 통합 및 국제 인증 상호 인정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산 인버터 제조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국내 태양광 업계 관계자들은 2025년 태양광 인버터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2024년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의지를 확인한 한 해였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특히, 기업들의 RE100 이행 증가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태양광발전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졌다. 시장조사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들 역시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이며, 특히 태양광발전은 경제성과 접근성 측면에서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일부 응답자는 인버터 관련 정부 R&D 과제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 요인이라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