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배럴당 80달러 유가도 60달러대 하락…환율도 올해 초 대비 '안정'
과도한 할인 경쟁?…'출혈 경쟁' 현실되면 '겹호재' 속에도 실적 개선 미미

[인더스트리뉴스 김기찬 기자]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하계 특수'를 노리고 승객 모시기에 본격 나서는 모양새다. 대규모 프로모션이나 특가 항공권을 내놓는 등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초 치솟았던 유가와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영업비용도 줄어 2·3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6·3 대선과 현충일 등 휴일과 더불어 5월 어린이날 황금 연휴 등이 있어 여객 실적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일찍 여름 휴가를 떠나는 승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동남아 노선 등을 중심으로 항공권 할인 프로모션에 나선다.
제주항공은 "여름휴가, 겨울휴가 등 뚜렷한 성수기와 3~4월 등 통상 비수기로 꼽히는 시기의 구분이 점점 흐릿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도 폭염 등의 이상기후로 인해 여름휴가를 앞당기는 여행객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른 무더위를 피해 휴가를 앞당기는 여행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합리적인 여행을 돕기 위한 프로모션을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달 27일부터 동남아 11개 노선을 대상으로 내달 1일부터 8월 31일까지 탑승 가능한 항공권 할인을 제공한다. 인천·부산발 태국·베트남·인도네시아·라오스 노선을 대상으로 유류할증료와 공항시설사용료를 모두 포함한 편도 총액을 기준으로 10만8500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동남아 지역의 6월 날씨는 평균 27도로 온난하고 습도가 낮아 여행하기 좋은 시기로 꼽힌다. 해당 기간 발리 예술제 등 다양한 지역 축제와 문화 행사도 예정돼 있는 만큼 프로모션을 통해 여객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19일부터 25일까지 '티웨이항공과 함께 떠나는 슬기로운 여름 특가' 프로모션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과 동남아, 유럽, 중화권, 중앙아시아, 대양주까지 총 47개 해외노선이 대상이다.
유류할증료와 공항세를 포함한 1인 편도 총액 기준 △인천~자그레브 32만7900원부터 △인천~파리 27만7900원부터 △인천~타슈켄트 33만3090원부터 △인천~코타키나발루 8만5900원부터 등 노선에 대해 선착순 초특가 한정 좌석 이벤트가 마련돼 있다.
이 외에도 '슬기로운여름' 할인 코드를 입력하면 최대 20% 할인된 가격으로 행사 기간 중 무제한 항공권 할인 예매가 가능하다.
진에어도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국내외 총 52개 노선을 대상으로 항공 운임을 최대 15% 할인하는 '매진(JIN) 특가' 이벤트를 열었던 바 있다.
이처럼 항공업계가 '승객 모시기'에 열중하고 있는 가운데 항공사 영업 비용에 큰 축을 차지하는 원·달러 환율과 유가마저 내려 2·3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료, 항공유 등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과 유가 변동에 민감하다. 대한항공의 경우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300억원 규모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간 유류 소모량이 약 2800만배럴인 대한항공은 배럴당 유가가 1달러 오르면 오를수록 2800만달러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1월 중순 기준 배럴당 80달러 수준이었던 국제유가는 이달 19~20일 기준 배럴당 60달러대 초중반을 기록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증산 물량 확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 등의 영향으로 내림세를 기록한 것이다.
올해 초 12·3 비상계엄의 여파와 탄핵 정국으로 1400원대 후반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1300원대 후반까지 100원가량 내렸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 여파로 달러가 약세를 보인 데다 불안했던 정국이 안정화돼 가는 영향이다.
이런 가운데 오뉴월 황금연휴에 더해 항공사들이 프로모션을 대거 선보이면서 여행객들의 해외여행 수요 역시 늘어날 전망이다. 2·3분기 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이 유력하게 점쳐지는 이유다.
다만 여객 선점을 위해 내놓은 프로모션들이 과열될 경우 LCC들의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상존하고 있다. 대외 변수가 안정되고 연휴 등 특수를 누릴 수 있는 상황이 됐지만, 정작 항공 운임을 과도하게 할인하는 경우 제 값을 받지 못해 '겹호재'에도 실적 반등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