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변혁 프로젝트를 망치는 12가지 원인
  • 전시현 기자
  • 승인 2018.02.0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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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로 디지털(Wipro Digital)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고위 임원 400명 중 절반은 자신의 회사 전략 중 50%가 성공적으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5명 중 1명은 자신의 회사가 실시하는 디지털 변혁이 시간 낭비라고 응답했다.

5명 중 1명은 디지털 변혁은 시간 낭비라고 응답 

[Industry News 전시현 기자] 고객 응대 개선이나 영업 활동 간소화 등을 위해 클라우드, 분석, 인공지능, 머신러닝 중에서 한두 가지쯤 활용하지 않는 기업이 없다. 그러나 디지털 변혁에 완전히 실패하고 있거나 실패할 위험에 처한 기업이 많은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다음은 디지털 변혁 프로젝트를 망치는 12가지 원인이다. 

1. 디지털 변혁의 의미에 대한 합의 부재
와이프로 디지털에 따르면 35%의 임원들이 명확한 변신 전략의 부재를 충분한 디지털 가능성의 성취를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로 꼽았다. 가령 CIO는 디지털을 운영 효율성 증대 방식의 하나로 보는 반면 CMO는 디지털을 소비자 참여도 증대의 해답으로 보기도 한다. 진정한 디지털 변혁에는 둘 다 필요하다.

하버드 비즈니스 퍼블리싱(Harvard Business Publishing)의 리더십 프로그램 책임자로서 기업 대표들에게 변신 계획에 대한 조언을 해 주는 제니스 밀러는 “비전을 강력하게 전달하고 고수하며 설득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2. CEO 지원 부족
와이프로 디지털의 수석 부사장 겸 글로벌 책임자인 라잔 콜리(Rajan Kohli)는 디지털 변혁의 리더십이 위기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CEO들이 일관성 있는 전략을 이끌거나 지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17년 디지털 맥킨지(Digital McKinsey)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미지의 것에 대한 지나친 조심성과 두려움이 일부 CEO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맥킨지는 “오늘날의 환경에서 조금씩만 변화한다는 것은 침몰하는 배 위에서 의자 위치나 바꾸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성공적인 디지털 변혁의 관건은 새롭고 독특한 고객 경험을 만드는 것에 있다. 이는 전사적인 작업이다. CEO가 IT 및 업무 부서를 결속시키는 집중력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디지털 기능이 더 빠르고 자유롭게 운영되는 것은 나름대로 장점이 있지만, 기업의 나머지 부분에 투입되어 변신을 추진하지 못한다면 소중한 돈과 자원이 낭비되기 쉽다. [사진=pixabay]

 

3. 집중력 부족
CEO의 지휘가 없으면 디지털 변혁은 구심점 부족으로 실패하기 쉽다. 맥킨지는 많은 기업들이 ‘꽃 100송이 다 피워 보기’식의 실험에 돌입하지만 너무 많은 것에 집중하다 보면 경영진의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막상 유망한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확장하는 데 필요한 자원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4. 변화에 대한 저항
어느 정도 편안함을 누려온 기업이라면 변화가 어려울 수 있다. “자신들이 잘 아는 것을 기반으로 경력과 권력을 쌓은 이들에게 포기를 기대하기란 어렵다”라고 콜리는 지적했다.

아닌 게 아니라 4,500명의 CIO를 대상으로 한 2017년도 하비 내시/KPMG CIO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3%가 변화에 대한 저항을 성공적인 디지털 전략에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변화에 대한 저항 때문에 변신 작업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을 수 있다. 인력을 결집시키고 전략과 서사, 비전을 모두에게 주지시키는 일은 CEO에게 달려 있다고 콜리는 강조했다.

5. ‘무엇과 어떻게’의 문제
대부분의 기업은 시원치 않은 재정 결과라든지 이사회, 부상하는 경쟁사들의 압력 등 때문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바꿔야 할지 몰라 애를 먹고 있다고 콜리는 지적했다. 이렇게 우왕좌왕하다 보면 무력해지거나 심하면 잘못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기업들의 주요 직면 과제 중 하나는 디지털 변화 전략과 장단기 재무 목표를 조화시키는 것이다. 주주들과 월가에 신세지고 있는 상장기업이라면 특히 그렇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내린 결정이 장기적으로는 최선이 아닌 경우가 있다”라고 콜리는 설명했다.

6. 속도 부족
변화의 속도가 굼벵이처럼 느린 것 역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와이프로 디지털 설문조사 대상자 중 불과 4%만이 디지털 투자 중 절반을 1년 안에 실현했다고 응답했으며 대다수는 투자액 중 최소한 절반이 결실을 맺는데 2년 내지 3년이 걸렸다고 응답했다.

밀러는 “변화의 속도는 매우 빠르다”라고 전제하고 “이에 맞춰 전략 추진도 더욱 속도를 내야 하며 인원 투입에 2년씩이나 걸리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문화를 바꾸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실패는 있을 수 있으니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망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7. 인재 부족
디지털 변혁에는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다. 최신 프로그래밍 언어 교육을 받은 소프트웨어 공학자, 고객들이 가상비서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는 제품 관리자 등이다. 회사들은 많은 돈을 주고서라도 사용자 경험 설계 전문가, 데브옵스(DevOps) 공학자, 데이터 과학자, 인공 지능 전문가를 고용하려 하지만 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은 노련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제품 관리자, 기타 기술 전문가들을 애플이나 구글, 페이스북에서 데려오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콜리는 “인재 부족이 심각하다. 직원 부족과 축소는 디지털 변혁에 치명적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8. 백엔드에 집중하느라 고객 혁신에 소홀
인재를 제대로 갖추고 있다고 해도 CIO들은 인프라 재정비에 집중하느라 고객 접점 혁신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흔하다. 콜리는 진정한 디지털 변혁은 동전의 양면을 동시에 공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회사들은 클라우드 인프라로의 이동 업무 전담 팀을 배정하는 동시에 모바일 응용프로그램, 챗봇, 블록체인, IoT 등의 실험을 병행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9. 통합 문제
뱁슨 대학교(Babson College)의 정보시스템 조교수 루벤 만차는 많은 CIO들이 IoT, 챗봇 등 AI 또는 ML 도구 등 첨단 신기술을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이를 통일성 있는 플랫폼에 구축하기 보다는 조금씩 구현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을 개별적으로 구현해야 하는 것으로 보곤 한다. 이들을 모두 통합할 가치 제안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 결과, 많은 회사들이 고객들을 위한 가치 제안 변신에 실패한다고 한다. 만차는 성공적인 디지털 변혁은 최신 기술을 활용한 상황인식 컴퓨팅 경험을 통해 고객에게 고도로 개인화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0. 디지털 해자
또 다른 큰 문제는 일부 기업은 디지털 계획을 격리시켜버린다는 점이다. 기업 전반은 보다 신중하고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디지털 계획은 이와 별개로 빨리 운영시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본사 외부에서 따로 디지털 가속기 또는 혁신 연구소 형태로 운영되곤 한다.

이처럼 디지털 기능이 더 빠르고 자유롭게 운영되는 것은 나름대로 장점이 있지만, 기업의 나머지 부분에 투입되어 변신을 추진하지 못한다면 소중한 돈과 자원이 낭비되기 쉽다.

11. 현금 부족
디지털 변혁을 구현하거나 운영하는 비용이 디지털 변혁 덕분에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이나 늘어난 매출보다 크다면 한 때 풍부했던 예산이 잠식되면서 디지털 변혁 작업이 서서히 종말을 맞을 수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앞서가는 회사들은 자체적인 비용 충당이 가능하도록 신속하게, 대개 첫 3개월 이내에,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한다.

12. 연속성 부족
현재 진행 중인 디지털 변혁에 대해 설명하던 CIO가 변신 작업이 완료되기도 전에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하루 아침에 해당 CIO의 링크드인(LinkedIn) 프로필이 ‘X의 글로벌 CIO”에서 “Y의 CDO”로 바뀌어 있거나 심하면 “다음 기회를 모색 중”으로 바뀌어 있다.

이러한 문제를 심화 기술 인재의 부재 탓으로 돌릴 수도 있겠지만 CIO가 자의건 타의건 무단 이탈한다면 기업의 디지털 전략 실행 가능성은 낮다. 디지털 변혁이라는 미명 하에 시작된 계획들이 실패 사례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디지털 변혁은 최고위층의 리더십을 필요로 하며 이것이 없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디지털 변혁 작업이 의도한 투자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디지털 변혁이 리더십 문제일 뿐만 아니라 전략, 기술, 문화, 인재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콜리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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