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태양전지 페로브스카이트 상용화, 한국이 주도한다
  • 박관희 기자
  • 승인 2018.09.1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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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분야는 2018년 2분기까지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지역과 인도와 터키 등 개도국 시장이 괄목할 만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상반기 세계 태양광 설치량도 49GW 물량을 소화하는 등 태양광 산업의 견고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고온·고습 환경과 광전환효율 개선 이뤄 상용화 초읽기

[인더스트리뉴스 박관희 기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석탄발전 등 화석에너지의 종말을 맞고 있는 에너지 업계에서 태양광 산업의 위상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태양광 업계는 이런 기대를 반영해 납과 실리콘을 대체할 친환경 소재, 전환효율의 증가에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고온고습 환경과 전환효율이 개선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dreamstime]
고온고습 환경과 전환효율이 개선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dreamstime]

태양광 산업의 차세대 태양전지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주목받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제조가 쉽고 제작비용도 저렴하다. 또 휘어지는 등 가공과정에서 기존대비 더 많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페로브스카이트는 태양광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효율과 높은 온도에서 기능하는 열안정성, 물질 표면 구조상 물과 잘 반응하기 때문에 습기만 있어도 쉽게 특성을 잃어버리는 특징 등을 만족하는 전지가 나오지 않아 상용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열적으로 안정적인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와 물에 강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개발돼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스텍 박태호 교수 연구팀은 전자 및 정공 전달층을 제어함으로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높은 효율을 유지하면서도 열에 대한 취약성을 개선했다. 이 연구에서는 전자 전달층을 쯔비터 이온으로 개질했고 첨가제가 필요 없는 전도성 고분자를 정공 전달층으로 사용했다. 기존 정공 전달층 물질은 수분과 열 안정성이 저하됨에도 불구하고 정공 이동도를 높이기 위해 첨가제를 사용했던 한계를 개선했다.

개발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소자구조와 페로브스카이트 층의 열 안정성 [자료=포스텍]
개발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소자구조와 페로브스카이트 층의 열 안정성 [자료=포스텍]

개발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광전환효율이 20.5%로 높은 효율을 유지한다. 또한 고온에서 장기 안정성도 우수해, 140시간이 지난 후에도 초기 효율의 93%를 유지했다. 일반 소자는 초기 효율의 43%로 저하된 것과 대비된다.

박태호 교수는 “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는 열 안정성과 고효율을 동시에 달성한 최초의 보고”라며, “향후 가혹한 구동환경에서도 활용 가능한 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제작해 상용화를 앞당기는데 기여할 것이다“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최근 유니스트(UNIST) 자연과학부 화학과의 김광수 특훈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표면에 일종의 ‘방수막’을 만드는 합성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으로 만든 페로브스카이트는 6개월 이상 물속에 담가도 고유의 특성을 유지했다.

유니스트 김광수 연구팀이 개발한 수성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은 안정적인 구조를 가진 수산화납으로 둘러싸여 수분에 반응하지 않고, 내부로 수분을 침투시키지도 않는다. 그 결과 그림처럼 자외선을 받아 발광하는 특징(에너지 전환 특성)을 유지한다. [자료=유니스트]
유니스트 김광수 연구팀이 개발한 수성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은 안정적인 구조를 가진 수산화납으로 둘러싸여 수분에 반응하지 않고, 내부로 수분을 침투시키지도 않는다. 그 결과 그림처럼 자외선을 받아 발광하는 특징(에너지 전환 특성)을 유지한다. [자료=유니스트]

김광수 교수와 아타누 자나(Atanu Jana) 박사는 ‘염기성 증기 확산법’을 이용해 페로브스카이트 표면에 ‘수산화납(Pb(OH)₂) 보호막’을 형성하는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했다. 우선 페로브스카이트로 합성할 재료(할로겐화 납)를 산성 용액(할로겐화 수소를 녹인 물)에 담는다. 이 재료는 염기성 용액(메틸아민)이 담긴 유리병에 넣고 뚜껑을 닫는다. 그러면 메틸아민이 증발하면서 자연스럽게 산성 용액 속 재료와 반응한다. 이때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이 생성되며, 표면에 수산화납으로 이뤄진 얇은 막이 형성된다.

수산화납 보호막을 가진 페로브스카이트는 습기에 강할 뿐 아니라 수명도 길었다. 실제로 이 페로브스카이트를 물속에 담가두고 특성을 관찰한 결과, 자외선을 받아 발광하는 페로브스카이트 본연의 특성은 6개월이 지나도 여전했다.

김광수 교수는 “그동안 철저히 배제됐던 ‘습한 환경’이라는 조건에서도 페로브스카이트를 사용할 가능성을 연 연구”라며, “페로브스카이트가 기존과 다른 새로운 분야에 사용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와 관련 가시적인 성과가 쏟아지고 있다"면서, "원천기술 확보라는 측면에서 또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단으로 대단히 큰 가치가 있고, 조기 상용화를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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