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에너지 절약을 위해 오후 2시가 되면 우리 모두 절전을 약속해요
  • 인더스트리뉴스 기자
  • 승인 2018.12.1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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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에너지절약도 타이밍이다. 효과가 클 때 집중해서 절약하고 효과가 적을 때는 쉬엄쉬엄 넘어가도 된다. 하루 종일 절약한다고 똑똑한 것이 아니다. 스마트에너지 관리자라면 똑똑하게 할 방법을 찾는 사람일 것이다.

스마트하고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가 이뤄진다면 에너지는 더 아낄 수 있다

[파란에너지 김성철 대표] 미국은 나라가 크다보니 전력시장 자체가 여러 곳이다. 전력시장 계통운영자를 ISO(Independent System Operator)라고 한다. 미국 동부를 관할하는 PJM 전력시장에는 실시간 요금제(RTP : Real Time Pricing)도 도입되어 있다. 실시간 요금제란 우리나라 TOU 요금제처럼 시간에 따라 요금이 다르지만 미리 정해놓은 3단계 수준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변하는 것이다.

형광등 한등 꺼서 전기요금 줄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수요자원거래시장에 타이밍을 맞추면 100배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진=dreamstime]
형광등 한등 꺼서 전기요금 줄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수요자원거래시장에 타이밍을 맞추면 100배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진=dreamstime]

연료값, 수요와 공급의 변화 등에 따라 가장 합리적인 가격을 시간대별로 다르게 책정한다. 고객은 시간대별로 변화하는 가격을 보며 적정하게 전기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마치 주식시장의 주식가격이 실시간 변동하는 것과 같다. 게다가 판매회사가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이 있으니 나의 패턴에 맞는 판매회사와 요금제를 선택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우리나라에 바로 적용되지는 않겠지만, 이 글을 읽으며 이미 다양하고 액티브한 가격과 그 변화를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을 것이다. 머지않아 RTP 요금도 우리 생활의 자연스러운 부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에너지절약도 타이밍이다. 효과가 클 때 집중해서 절약하고 효과가 적을 때는 쉬엄쉬엄 넘어가도 된다. 하루 종일 절약한다고 똑똑한 것이 아니다. 스마트에너지 관리자라면 똑똑하게 할 방법을 찾는 사람이다. 

잘 아는 대형건물 전기팀장이 있다. 그 분은 참 스마트한 관리를 한다. 한전의 요금정책이나 정부의 지원제도 변화를 잘 읽고 유효적절하게 대응한다. 남들이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건물의 패턴을 파악해서 필요한 시기에 고효율인버터를 지원받아 적용해 큰 효과를 거둔다. 건물의 다양한 조명을 적합한 LED로 교체하고자 현황조사에 시장조사까지 꼼꼼히 한다. 조도를 측정해서 위치 별로 기존 조도에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의 LED를 선택한다. 정부지원을 적절하게 받아 1년여의 기간을 두고 교체해서 기본요금 및 사용량요금의 큰 효과를 본다. 건물특성상 참여하기가 쉽지 않은 전력수요관리제도로 가장 빨리 정보수집 및 파악한 후 참여가능한 설비를 선정해 참여했다.

수요감축 요청이 잦아도 때마다 잘 대응하고 오전에 상황이 어려운 때는 대체자원으로 감축에 참여한다. 최근에는 엘리베이터 회생제동 지원프로그램을 검토하고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회생제동이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나왔으나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려웠는데 관리건물 엘리베이터 가동률 및 운영시간을 분석하고 지원프로그램을 접목해서 투자대비 경제성을 극복한다. 비상발전기에 CTTS(무정전전환장치)를 선투자 받아 수요관리참여 및 비상발전기의 효율적 활용 및 전기안전장치 보강에 활용하려고 계획하는 등 국내 대표적인 에너지프로슈머다.

예전처럼 무조건 ESCO 에너지절감 설비를 투자해서 절약할 때는 지났다. 경제성도 안 나오고 초기만 효과가 있다가 조금 지나면 관리가 안될 때도 많다. 이제는 스마트한 관리를 통한 에너지 절감의 때이다. 에너지 절약도 한푼 두푼 티끌 모아 태산의 개념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타이밍을 잘 맞춰 한방에 절약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한방을 잘 찾아서 그것을 하나하나 티끌 모으듯이 태산을 만드는 것이 훨씬 빠르게 태산을 만들 수 있다.

예전에 에너지관련 포스터는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나라, 석유 1리터를 줄이자’ 등이었다. 이제 에너지는 ‘아끼자, 줄이자’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에너지시민연대에서 내건 ‘SAVE AT 2PM, 절전도 타이밍’이라는 포스터가 있다. 그룹 2PM이 모델로 나왔다. 여름철 오후 2시에 절전하는 것이 새벽에 절전하는 것보다 3배 이상의 효과가 있다. 형광등 한등 꺼서 전기요금 줄이는 것도 필요하지만 수요자원거래시장에 타이밍을 맞추면 100배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는 것이 아니라 효과적인 방법으로 서울을 가면 좋지 않을까? 앞으로 SAVE AT 9PM이 될지 SAVE AT 17PM이 될지 모르지만 SAVE AT 2PM의 철학만큼은 간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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