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김관모 기자] 중국 우한시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사태가 벌써 6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세계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고, 한국 경제 역시 휘청거리고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기업 지원 대책을 시급하게 내놓았지만, 여전히 정상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금세 사그라질 줄 알았던 바이러스는 유럽을 휘저었으며, 바다 건너 미국까지 강타했다. 한국은 가장 심각한 시기를 벗어나고 있지만, 이태원이나 인천 등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서 대량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아직까지 코로나바이러스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1997년 IMF도 이보다는 심하지 않았다”고 할 정도로 그 심각성을 토로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면접촉이 극도로 제한되자 업체들의 비즈니스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제조업의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올해 1분기 GDP는 서비스업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제조업 분야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 경제 성장률을 0.2%로 보고 있으며, 대규모 기업 파산과 실업 등 경제 충격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굴지의 기업들이 중국에서 물량이 들어오지 않아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셧다운되는 공장이 7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는 더욱 참담하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5월 업종별 피해실태 조사 결과에서 제조중소기업의 78.2%가 경영상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의 공급 전망 역시 밝지 않다. 특히 중국공장에서 핵심부품 생산이 중단되면서 물량 부족현상도 늘고 있다.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 결과 업황전망 경기전망지수(SBHI)가 60점으로 작년 동월 87.6점에 비해 무려 27.6점이나 급감했다. 제조산업의 근간이 있는 대구, 경남이 코로나바이러스의 가장 큰 피해지역이다보니 그 피해는 언론상에서 보이는 것보다 더욱 클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발 빠르게 성장하던 FA 및 스마트팩토리 산업시장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미콘코리아 2020와 심토스 2020 등 국내 제조업 분야에서는 가장 큰 전시회나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올해 하반기로 연기되면서 신제품 출시나 영업도 그만큼 지연되고 있다. FA공급업체의 한 관계자는 “요즘에는 고객사에서 만나주는 것조차 꺼리고 있으며, 일부 기업에서는 회의실에 타이머를 가져다가 놓고 미팅시간을 제한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예정됐던 모든 행사 및 전시회를 잠정보류하고 있으며, 사실상 올해 마케팅 관련 업무는 어렵다고 자체 판단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2020년을 맞아 새로운 전략과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던 업체들도 맥빠진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를 통해 새로운 시도들도 늘고 있다.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가 늘면서 비대면 관련 솔루션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또한 웨비나나 온라인 전시회가 활성화되면서 영상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이 새롭게 소개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사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재택근무 및 단축근무가 활성화되고, 계약직이나 단기 일자리도 늘어났다. 그동안 노동계나 사회 전반적인 반발로 인해서 시행하지 못했던 노동유연성을 한꺼번에 실험해보는 시기였다. 학교에서도 온라인 수업이 늘면서 교육의 변화도 예견되고 있다. 한때 미국을 중심으로 유행했다가 주춤했던 MOOC(온라인 공개강좌)도 다시금 관심을 받으면서 기업들의 교육훈련에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이 꽤나 효과성이나 효율성이 있다는 점을 발견한 곳들도 늘고 있다. 또한, 무인 자동화와 스마트팩토리의 관심도 높아지면서 이 분야의 투자도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코로나바이러스는 역사적 전환점이다.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 새로운 시장의 법칙과 게임의 규칙이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즉, 이미 많은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부정적인 언어에는 부정적인 결과가 따라온다. 녹록지 않은 시기지만 세계는 발전하고 있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기회도 멈출 수 없다. 이제는 “코로나로 얼마나 피해를 받고 있습니까?”라는 부정적인 이야기에서 벗어날 때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야 할 때다. “포스트 코로나,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나요?”